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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말 한마디로!!

| 조회수 : 15,203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10-10-29 23:48:38


점심때 동창 모임에 나갔다온 kimys, 들어오자마자,
"나, 오늘 좋은 거 배웠어?"
"뭐?"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첫번째는 마누라래, 두번째는 처, 세번째는 와이프 래!, 이런 얘기 들은 적 있어?"
"들은 것 같기도 하네."
"그런데 여자에게 중요한 건 말야, 첫째는 딸, 둘째는 돈, 그리고 세번째는 사람마다 다른데, 세번째는 강아지인 사람도 있고, 남편인 사람도 있다네. 그러니까, 남편은 강아지랑 비슷한 존재라는 거지. 남편에게는 아내가 전부인데.."
"어? 그래? 난 안그런데, 첫번째는 당신이고 두번째가 딸인데..."
"정말이야?"
"정말이지 그럼, 늙어갈 수록 남편밖에는 없다니까..."

이 말을 듣더니, 이 사람 굉장히 기분 좋아하더라구요.
점심에도 생태탕을 먹었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제가 저녁에 또 생태탕을 끓였는데도, 아무 소리 없이 먹더니,
"실은 점심에도 생태탕 먹었는데 미리 말하면 당신 불편할까봐.."

딸보다 남편이 더 중요하다고 한 말은 kimys 기분 좋으라고 립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가족들 중 누가 제일 중요한지 하는 건 순위를 매길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딸 혹은 자식이 남편보다 중요하고 귀하다!! 제 경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다 똑같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이니까요.

게다가, 비록 1주일밖에는 안되었지만 이제 딸아이가 출가를 하여,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는데,
여전히 제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딸이라면,
새 식구가 된 사위가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보는 사람, 전화통화하는 사람들마다, 사위 인상 좋다고 야단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참 이상한 건, 딸아이가 예쁘다는 말은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사위가 인물이 좋다, 성격이 원만하겠다, 탐나는 사위다 하는 말은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지..^^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위가 참 선해보인다" "훈남이다" 등등에서부터
"아들 하나 더 얻은 것 아니냐"고들 하면서 부러워하는데요,
솔직히 저는 아들을 얻었다기보다, 제게는 이제 딸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뭐, 옛날 식으로 결혼한 딸은 출가외인이라느니, 이제 그 집 귀신이라느니 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구요,
두아이들이 둘만의 가정을 잘 꾸려가는데, 근처에 사는 친정어머니, 장모가 간섭하는 건 결코 바람직할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도움을 청할때는 아낌없이 도와주겠지만,
두 아이들이 결혼한 부부로 적응할 때까지 멀찌감치서 그저 지켜보기만 하려구요.
딸네집 현관키 하나, 사위가 줘서 갖고 있기는 하지만, 자주 안써먹으려고 해요.
사위를 아들처럼 생각한다!, 그럼 아무래도 기대치가 높아져서, 아들에게 하듯,
사위에게도 잔소리도 하고 잔뜩 기대도 하고 그럴텐데, 그렇게 부담주는 장모는 되고 싶지 않은 거 있죠?
제가 좀 쌀쌀맞은 편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제 생각이 잘못되었을까요?
딸과 아들같은 사위라기보다, 독립된 생활을 하는 새로 결혼한 부부 정도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내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옵니다.
갈비찜도 해주고, 해삼탕도 해주고, 김치찌개도 끓여주려고, 지금 저희 집 부엌은 아수라장입니다. ^^
내일 우리집 저녁밥상, 기대해주세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팝콘
    '10.10.29 11:52 PM

    선생님댁 내일 저녁밥상...괜히 제가 가슴떨리게 기대되는데요?

  • 2. 봄봄
    '10.10.29 11:55 PM

    넘넘넘 멋지세요~~~~^^

  • 3. 달자
    '10.10.30 12:08 AM

    예 기대 합니다^^

  • 4. bluejuice
    '10.10.30 12:16 AM

    기대 됩니다...ㅋㅋ
    전 신혼여행 갔다와서 상부러지게 차려주시긴 했는데
    그게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가 차려주셨어요

    그때 저희 엄마는 장사를 하셔서 그것을 해주시지 못하셨는데
    더욱이 제가 둘째딸인데 제가 먼저가서 그랬는지
    살갑게 안해주시더라구요...

    좀많이 서운했어요 지금도 그래서 잘 안가는편이예요 친정에를요 ...
    울엄마도 서운한거 있겠지만요...^^

  • 5. 은석형맘
    '10.10.30 12:17 AM

    휴,,,,,,,,,사위를 아들처럼 생각하시는 부모님 덕에 선생님 말씀이
    마음에 쏙 들어오네요--;;;

    그렇잖아도 두분 언제 돌아오시나
    저번에 구입해 오신 비~~싼 해삼은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련지.....기대하고 있답니다^^*

  • 6. 모야
    '10.10.30 12:17 AM

    실은 결혼사진 보고나서부터

    기대하고 있슴다~~^^

  • 7. 소연
    '10.10.30 12:45 AM

    사람은 제마다 다 자기이름으로 살지 않을까 싶어요..
    며느리,사위,딸,시어머니,장모님..

    사위 맞이하시는 내일 음식이 엄청 기대됩니다..
    저도 몇년 연습하면 20살 우리딸 시집갈때쯤이면
    비슷하게 만들어질라나요...^^

  • 8. 보리수
    '10.10.30 12:59 AM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결혼식 사진도 보았고 눈물을 흘렸다는 글도 읽었지만
    선뜻 댓글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제가 제 위주로 생각을 해보니 같이 울컥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울 어머니도 그러셨겠구나'
    어느날 부터인가 '공항'이라는 말에는 만남 보다는 이별이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잠시 잊고 있었던 지난 일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며...

    잘 생각하셨습니다.

    사위든, 며느리든
    장모든 시어머니든
    그저 먼 듯,가까운듯 지켜봐 주는게 먼저일것 같아요.
    항상 나를 지켜 봐 주시는 엄마가 계셔서
    내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리라는 믿음만으로 넉넉해 질겁니다.

    양가 부모님의 바람대로 이쁘게 살아가길 빌겠습니다.

  • 9. 아네모네
    '10.10.30 7:23 AM

    너무 멋진 분이십니다.
    그럼요...그럼요.
    새로운 가족을 꾸린 연약한 존재이지만 그들대로 단단해지는 것을 지켜 봐 주는 것이 중요하죠.
    따님과 사위님 저도 사진도 보고 우신다는 글도 읽었지만 감정이입이 너무 되도 덧글 쓸수가 없다는걸 새삼 깨달았답니다.
    이렇듯 개입 안하시고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의 존재가 그 예쁜 신혼 부부에게 든든한 언덕일것입니다.

  • 10. 하늘재
    '10.10.30 7:37 AM

    어렸을때는 보살펴 주기..
    커서는 지켜봐 주기....
    이게 순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갈등의 원인이 되는것 같아요,,

    공감합니다,,
    떨어져서 지켜봐주기,,
    도움을 요청할 때면 흔쾌히 도와주기,,,

  • 11. 발코니
    '10.10.30 8:42 AM

    맞아요 선생님.. 결혼한 부부로 적응기간이 필요했어요. 바로 그거였네요.
    저는 외동딸인데 저희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나 지나치다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맛있는거 먹인다고 혹은 뭐 가져다 먹으라고 주말마다 호출하시는데
    어머니께는 죄송하지만 그 시절에 제가 좀 지쳤었거든요.
    저희에게도 온전한 저희만의 주말,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절 저는 솔찍히 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컸었어요.
    그래서 한때 부모님의 사랑이 부담스러웠어요. 선생님의 글을 읽고 제가 아침부터 울컥했네요.
    심히 공감이 되서...

  • 12. 주니엄마
    '10.10.30 9:23 AM

    늦었지만 축하드리구요
    참 멋진분이시란 생각해봅니다.

    사위한테
    혹은 며느리한테
    부담주지않는 그런 부모가 되는게 제 로망입니다.
    물론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그냥 지켜봐주면서
    빨리 홀로 설 수 있게 놓아주기

  • 13. 어주경
    '10.10.30 9:25 AM

    항상 봐도 샘은 언제나 현명하십니다.
    그래서 가정이 화목하게 지내실 수 있는 것 같구요.
    새로운 가정을 꾸민 자녀들을 물리적 공간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떠나보내기가 잘 되어야,
    이후 부모와 자녀가 더 건강하게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데,
    그게 잘 안되니 불화가 생기고 거리가 생기고 쌍방 섭섭함이 생기게 되는거죠.
    이렇게 먼저 알아서 챙겨주시니, 그 마음과 정성이 통하리라 봅니다. 화이팅^^

  • 14. 또하나의풍경
    '10.10.30 9:49 AM

    아뇨아뇨!! 선생님이 쌀쌀맞아서 그런 생각하시는거 절대 아니예요
    오히려 자식을 정신적으로도 독립시켜주시는 선생님께 정말정말로 존경의 박수쳐드리고 있어요...

    저희시댁..아들만 넷인데 결혼할때 시댁근처에 걸어서 5분도 안되는거리에 얻어주시고(물론 방얻는데 돈 한푼 안대주셨고요..)매일 며느리들 호출...ㅠㅠ
    저는 그나마 제가 가까운거리에 얻는거 싫어했더니 택시기본요금거리...(엄청나게 먼곳에 얻었다고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죠.-_-)


    지은양 신혼여행 돌아오는날 얼마나 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일지... 저는 미리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많이 행복하네요.^^

  • 15. teresah
    '10.10.30 10:29 AM

    저도 선생님 생각에 적극 찬성입니다. 짝짝짝!!!
    낼 저녁상 기대할께요~

  • 16. fiveguys
    '10.10.30 11:26 AM

    현명한 말씀에
    맛있는 사진 이네요.

    생태탕 너무 먹고 싶어요.
    특히 식구들과 함께 말이지요.

    집안의 중심은 부부이지 아이가 되선 않된다고 저도
    학부모님들께 누누히 말씀드리는데 이거 잘 않되는것 같더군요.

  • 17. 김미숙
    '10.10.30 12:32 PM

    선생님의 이런점을 저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현명하신 생각이시네요
    말씀하신대로 잔소리 하게되고 싫은소리도 할수있고 결코 이쁜모습은 아닌것 같아요
    선생님 생각하신대로 하시면 별 문제 없을것 같아요
    정말 축하드려요

  • 18. 최살쾡
    '10.10.30 6:13 PM

    말로 서로 행복을 주는
    좋은 부모님을 보고 자랐으니

    따님도 더 행복하게 잘 사실꺼예요

    낼 맛있는거 많이 해주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9. 오지의마법사
    '10.11.5 3:45 PM

    히~저도 내년1월 식 앞두고 있는 딸네미입니다.
    오늘은 저녁에 예비 시댁가고 내일은 한복하러 친정가는데
    선생님 말씀이 가슴에 들어오네요.
    저 어제 야근하고도 수제 호박양갱 사러 저멀리 택시타고 다녀왔어요.
    헤헤...저 이만하면 정성의 ㅈ 자는 아는 예비며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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