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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 동창 모임에 나갔다온 kimys, 들어오자마자,
"나, 오늘 좋은 거 배웠어?"
"뭐?"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첫번째는 마누라래, 두번째는 처, 세번째는 와이프 래!, 이런 얘기 들은 적 있어?"
"들은 것 같기도 하네."
"그런데 여자에게 중요한 건 말야, 첫째는 딸, 둘째는 돈, 그리고 세번째는 사람마다 다른데, 세번째는 강아지인 사람도 있고, 남편인 사람도 있다네. 그러니까, 남편은 강아지랑 비슷한 존재라는 거지. 남편에게는 아내가 전부인데.."
"어? 그래? 난 안그런데, 첫번째는 당신이고 두번째가 딸인데..."
"정말이야?"
"정말이지 그럼, 늙어갈 수록 남편밖에는 없다니까..."
이 말을 듣더니, 이 사람 굉장히 기분 좋아하더라구요.
점심에도 생태탕을 먹었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제가 저녁에 또 생태탕을 끓였는데도, 아무 소리 없이 먹더니,
"실은 점심에도 생태탕 먹었는데 미리 말하면 당신 불편할까봐.."
딸보다 남편이 더 중요하다고 한 말은 kimys 기분 좋으라고 립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가족들 중 누가 제일 중요한지 하는 건 순위를 매길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딸 혹은 자식이 남편보다 중요하고 귀하다!! 제 경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다 똑같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이니까요.
게다가, 비록 1주일밖에는 안되었지만 이제 딸아이가 출가를 하여,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는데,
여전히 제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딸이라면,
새 식구가 된 사위가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보는 사람, 전화통화하는 사람들마다, 사위 인상 좋다고 야단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참 이상한 건, 딸아이가 예쁘다는 말은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사위가 인물이 좋다, 성격이 원만하겠다, 탐나는 사위다 하는 말은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지..^^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위가 참 선해보인다" "훈남이다" 등등에서부터
"아들 하나 더 얻은 것 아니냐"고들 하면서 부러워하는데요,
솔직히 저는 아들을 얻었다기보다, 제게는 이제 딸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뭐, 옛날 식으로 결혼한 딸은 출가외인이라느니, 이제 그 집 귀신이라느니 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구요,
두아이들이 둘만의 가정을 잘 꾸려가는데, 근처에 사는 친정어머니, 장모가 간섭하는 건 결코 바람직할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도움을 청할때는 아낌없이 도와주겠지만,
두 아이들이 결혼한 부부로 적응할 때까지 멀찌감치서 그저 지켜보기만 하려구요.
딸네집 현관키 하나, 사위가 줘서 갖고 있기는 하지만, 자주 안써먹으려고 해요.
사위를 아들처럼 생각한다!, 그럼 아무래도 기대치가 높아져서, 아들에게 하듯,
사위에게도 잔소리도 하고 잔뜩 기대도 하고 그럴텐데, 그렇게 부담주는 장모는 되고 싶지 않은 거 있죠?
제가 좀 쌀쌀맞은 편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제 생각이 잘못되었을까요?
딸과 아들같은 사위라기보다, 독립된 생활을 하는 새로 결혼한 부부 정도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내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옵니다.
갈비찜도 해주고, 해삼탕도 해주고, 김치찌개도 끓여주려고, 지금 저희 집 부엌은 아수라장입니다. ^^
내일 우리집 저녁밥상,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