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
저희 집의 가장 큰 변화는 거실 깊숙히까지, 거의 부엌까지 아침햇살이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집이 정남향은 아니고, 동남향 정도 되는데요,
맑은 날 아침 비스듬히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이 집을 가득 채우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 아침에도 방문을 열고 나왔는데, 거실 가득 환한 기운이 퍼져있어,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요, 이런날은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져요.
도무지 까닭을 모르겠으나, 어쨌든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일단 냉동고에서 햄과 치아바타를 꺼냈습니다.
지난번에 코스트코에 갔을 때 치아바타가 눈에 띄길래 한봉지 사서 냉동고에 재워 놨거든요.
햄은 제가 즐겨쓰는 돼지고기 살덩이로 만든 햄으로 준비했구요.
채소박스에서 토마토도 하나 꺼내고,
오이 반개도 꺼내서 제가 썰 수 있을 만큼 얇게 썰었습니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오이가 너무 두꺼우면 샌드위치 전체의 식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양파도 얇게 채썰어놓고,
양상추도 꺼내서 씻어서 물기를 뺐습니다.

부엌을 고치고 나서 좋은 점중 하나가 소형가전들이 꺼내기 쉬운 곳에 자리하고 있고,
쓰고 싶을 때 언제든지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랜만에 빠니니 그릴을 꺼냈습니다.
일단 플러그를 꽂아두고, 치아바타를 반으로 갈라 마요네즈 바르고,
팬에 지진 햄 올리고, 오이 올리고, 양파 올리고, 토마토 올리고, 양상추 올리고, 슬라이스 치즈까지 얹어줬지요.
나름대로는 색깔까지 생각해서 쌓아올린 샌드위치!
빠니니 그릴이 예열이 덜되었지만 얼른 먹고 싶은 마음에, 한참동안 꾹 눌러주었습니다.
그바람에 이쁜 그릴 자국은 남지않았지만 맛은 좋았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따끈한 샌드위치인 빠니니를 반으로 갈라서,
kimys와 나눠먹는데요, 식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보다 훨씬 맛있다며, 이게 뭔 빵이냐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