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이름 그대로 매달 세번째 목요일날 아침에 만나서,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걷다가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모임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만들어놓고 첫달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여기저기 소문을 냈는데 참석하겠다는 후배들이 적어서, 다소 의기소침하기도 했는데요,
비로소 지난달 저를 포함해서 6명이 만나서 서오릉을 걸었습니다.
걷고나서 나오는데 나무그늘 아래 도시락을 먹고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담 달에는 자기 밥과 반찬 한가지씩 해가지고 와서 먹자!"
그날이 오늘이었습니다.
일단 1시간정도 걷고 나서, 햇살이 조금 비치면서도 그늘인 좋은 자리를 잡아서 싸온 반찬을 펼쳐놓았습니다.
쇠고기불고기, 달걀말이, 소시지 무침, 호박전, 무생채, 빈대떡, 멸치볶음, 김치, 상추와 캔참치볶음 등등에,
후식으로 귤과 커피.
정말 푸짐하고 흐뭇한 점심 시간을 보냈습니다.
회비라고는 달랑 서오릉 입장료 1천원뿐이었지만, 얼마나 멋진 하루였는지...
여러분 댁 근처에 도시락을 드실 수 있는 공원이 있다면,
내일이라도, 아 내일은 비소식이 있어서 안되겠네요...,
내일이 아니더라도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나가서 도시락을 한번 드셔보세요.
정말 너무 좋습니다.
도시락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던 반찬 몇가지 들고나고 밖에서 먹으면 꿀맛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10월 마지막주쯤에,
제 사주를 받은 누군가가, 서오릉에서 만나자는 번개를 칠 지도 모릅니다.
각자 자기 먹을 도시락 싸가지고, 각자 입장료 내고 들어와서,
서오릉을 한바퀴 돌고나서, 익릉앞쯤에 모여서 얼굴보며 도시락 먹는....재밌을 것 같죠?

오늘 친정오빠가 전활했습니다.
남동공단에 볼 일 보러 갔다가 소래포구엘 왔는데, 꽃게가 싸고 좋아서,
엄마랑 제 생각이 나서 조금 샀대요.
저녁때 가져다 주겠다고...
오빠가 갖다준 꽃게를 쪄 먹었습니다.
살이 차있고, 살이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는지...

솔직히, 저도 르쿠르제, 스타우브, 폰티악 같은 고가의 주물냄비를 사서 쓰기도 하고,
선물받아 쓰기도 합니다만,
잘 권하는 편은 아닙니다.
특히 손목이 가는 후배들에게는 "아서라, 손목 나간다!"하고 못 사게 합니다.
그만큼 냄비가 무겁습니다.
물론 냄비도 무겁고 뚜껑도 무거워서, 밥도 잘 되고, 뭉근하게 끓이는 요리는 잘되지만,
냄비 자체의 무게가 너무 나가고, 또 냄비 한개의 가격이 만만치않습니다.
해서, 하나 사놓고 쓰지 않으면 여간 아까운게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물냄비 한개쯤 없으면 부엌이 아니라는 듯(..하, 요즘 행복전도사 따라 하는 말버릇이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당...)
알록달록 예쁜 색감의 주물냄비가 주부들의 로망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다음주쯤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주물냄비를 공동구매하려고 합니다.
한국브랜드로, 중국에서 OEM으로 만든 것이라서 가격이 아주 저렴합니다.
원산지가 중국인 물건에 대한 저항이 커서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요,
무턱대고, 십수만원짜리 프랑스산 주물냄비를 사놓고 후회하느니,
값싼 주물냄비를 일단 써보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하나 써보고, 냄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음식이 잘되는 것 같다, 하는 판단이 서면,
그때 가서 고급품을 구매할 수도 있는 거구요.
이럴때,
중국산이지만 프랑스산과 똑같다, 굉장히 좋다, 프랑스산 살 필요없다, 이렇게 소개하기는 싫습니다.
그건 써본 사람들 사이에 저절로 입소문이 날 것이구요,
전 그저 이런 것도 있다 하고 소개하는 정도입니다.
오늘 모임에서 이런게 있다고 하니까 후배하나가 밥 좀 해보라고 하네요.
저녁에 쌀과 찰보리쌀 씻어서 밥했습니다.
**, 밥, 잘 되더라, 밥 맛 괜찮은 것 같아..18㎝짜리라 조금씩 하는 밥, 적당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