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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추석을 보내고

| 조회수 : 15,854 | 추천수 : 257
작성일 : 2009-10-05 08:29:38


추석 명절, 잘 보내셨죠?

명절에 식구들이 모여서 북적거리는 것도 참 좋지만,
명절 지내고 난 후 호젓함도 꽤 괜찮은 것 같아요.

명절때마다,
kimys, 언제나 "당신 힘들어서 어떡해?" "고생 많았어" 하면서 쌍화탕 손수 데워다 주는 사람이지만,
사실, 이 맛에 명절 힘든 걸 잘 모릅니다.
그렇잖아요, 남편의 따뜻한 눈길 한번, 말 한마디에, 아내들 노고가 봄날에 눈 녹듯 녹는다는 거...
(세상의 남편분들~~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왜 아내들에게 고맙다는 그 말 한마디를 못하는 거랍니까? )

이런데 이번에는,
명절 당일 저녁,
시누이네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
"당신에게 정말 고마워, 시집 식구 하나하나에게 모두 살갑게 대해주고...나 조차 못마땅해서 한마디 해주고 싶은 동생에게도 당신이 따뜻하게 대해서, 나도 그냥 참았어. 우리 집안 평화로운 거 다 당신 덕이야"
이러는 거에요.
헉, 이건 정말...있을 수도 없는 찬사입니다.
이 사람도...늙어가는 것 일까요? 제게 이런 말을 다 하고...

제가 천사표라서 kimys에게 이런 말을 듣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저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니라는거..
그런데 이런 건 있습니다. 교육의 힘같은 거요.
돌아가신, 너무 보고 싶은 우리 친정아버지의 가르침 중에서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봐라"가 있습니다.
정말 역지사지(易地思之) 해보면, 처신이 참 쉬워집니다.

우리 친정어머니에게 kimys가 이렇게 한다면,
우리 친정 오빠나 남동생에게 kimys가 이렇게 한다면,
우리 친정조카들에게 kimys가 이렇게 한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제 행동이 어때야 하는지...뻔히 답이 나오는 거죠.
뻔한 답을 알면서..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참 그렇잖아요.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께, 참 고마운 것이 많습니다.
건강을 타고나게 해주셨고,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셨고,
그리고, 이렇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게 하는 가르침을 주셨고...

    


추석날 상에 올렸던 음식이 다 맛이 좋았대요, 동서들이 그러네요,
"형님, 산적도 맛있고, 나물도 맛있고, 전도 맛있고...혼자서 하셨으면서, 다 맛있어요."

그래도 저녁에 오는 시누이들을 위해서,
갈비찜과 잡채, 그리고 연어샐러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산뜻한 그릇에 담아 올려보자 해서, 상에 올릴 그릇 몽땅 꺼내서 새로 설거지를 한 다음에 상을 차렸죠.

뭐, 이것저것 해서 올리는 것보다 먹을만한 것만 하자, 했던 건데...
너무 음식을 적게 준비했던 모양이에요.
접시를 싹싹 비워내서...명절 지낸 집 치고, 남은 음식이 별로 없습니다. 오늘 저녁 새반찬 좀 해야해요.




지난번 어머니 생신에 연어가 많이 남았길래, 이번에는 적게 샀더니,
연어샐러드 인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빈 접시가 일찍 밥상에서 내려와...민망했습니다.


로메인과 치커리를 접시에 깔고,
적양파와 레몬을 좀 올리고,
연어를 담은 후 드레싱을 뿌렸어요.




요렇게요.
드레싱이 맛있다고..ㅋㅋ...사실 이 드레싱이 천하에서 제일 쉬운 거든요.

시중에서 파는 생크림요구르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거에다가 식초와 소금만 넣어 잘 저은 것이랍니다.
요구르트 중에도 여러가지 있으니까...제가 드레싱용으로 쓰는 걸 공개한다면....
요겁니다.




아주 달콤한 요구르트라서...식초와 소금만 넣어도...샐러드 드레싱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 광고하는 거 아니라는 거...아시죠??)

명절 지내자마자..
저 내일 새벽에 여행 떠납니다.
인터넷이 있는 방에서 묵을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어쨌든 며칠동안, 집을 좀 비우겠습니다.
며칠 후 뵐께요.

그리고, 오늘부터 침구의 먼지를 잡아주는 레이캅 공동구매합니다.
제가 쓰는 모델보다 기능이 훨씬 향상된 제품입니다.
필요하셨던 분들은 가격비교 꼼꼼히 해보시고, 결정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아 또 한가지,
칭찬받은 쉬운요리 개정판이 여러분 덕분에 아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개정판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책 사신 분들이 아주 많으시던데..이벤트 참여는...^^;;
명절도 지나고 했으니까 많이 참여해주세요.
푸짐한 상품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view.php?id=82zine&page=1&sn1=&divpage=1&sn=off&ss...


하늘이 너무 아름다운 가을이 입니다.
가끔씩 허리 좀 펴고 하늘을 올려다보시는 여유, 꼭 가지세요.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슈혀니
    '09.10.5 8:41 AM

    아싸!!!!!!!!!!!!!! 1등..^^
    추석 보내고 나니 이런 로또보다 더한 행운이...
    좋은일 있을꺼같은 느낌 이네요..

    여행 잘 자녀오세요..
    재충전 하셔서 백만돌이 선생님이 되어 돌아오세요..^^

  • 2. 해바라기 아내
    '09.10.5 9:18 AM

    저는 혜경쌤같은 대가족의 맏며느리는 아니지만 저도 어쨌든 맏며느리로서
    쌤의 그 마음처럼 시댁 식구들 대하려고 노력한답니다. (노력만...)
    그런데 음식은.... 저는 명절 음식의 간소화를 이룩해낸 거의 조폭며느리 수준이에요 ^^

  • 3. 민석은석
    '09.10.5 9:18 AM

    앗싸 2등~
    샘님~
    담양에 오실건가요~
    으허허~
    만나뵐수있으면 좋으련만~
    즐거운 여행되시어요~

  • 4. bluejuice
    '09.10.5 9:20 AM

    '입장바꿔서 생각하자' 맞아요..하지만 그게 잘 안됩니다.ㅋㅋ
    저도 입장바꿔서 생각은 해서 행동하고 싶은데 그게 잘안되는데...
    선생님은 그래도 맞며느리로써 아주 잘하시나보네요...전 아직 멀었나봐요...ㅠㅠ

  • 5. 다물이^^
    '09.10.5 9:21 AM

    여행가셨겠네요~
    좋으시겠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듯~^^
    즐거운 여행하고 돌아오세요^^

  • 6. 민석은석
    '09.10.5 9:23 AM

    덧붙여서요~
    우리집이 광주 북구라서 담양과 가깝답니다^^
    신식당에서 ㅋ 떡갈비라도 대접하고 시포요~
    오시면 무조건 달려나갈수 있어요~

  • 7. 어주경
    '09.10.5 10:38 AM

    추석 지나며, 우리 주부들 모두 수고가 많았지요.
    연휴 보내고 이렇게 좋은 날씨에 컴 앞에 앉으니, 기분 또한 산뜻합니다.
    개정판 칭쉬에서 콩나물잡채 이번 추석에 선 보였습니다.
    하기 쉬우면서도 맛있더라구요.
    언제나 덕분에 칭찬받는 밥상이 됩니다.
    좋은 여행 되시와요~~~~~.

  • 8. 토끼
    '09.10.5 10:57 AM

    선생님 연어는 어디서 구입하나요?
    그리고 냉동인가요 자연인가요 저도 작은아들이 좋아하는데
    한번 해주고 싶네요.

  • 9. 또하나의풍경
    '09.10.5 11:24 AM

    선생님 말씀이 정말 다 옳아요...^^ 선생님 마음이 이렇게 넓으시고 친절하시고 따뜻하셔서 제가 얼마나 선생님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데요...^^

    저는 속이 좁아서 잘 안되는게 탈이랍니다 어흑..ㅠㅠ

    언제나 정갈하고 깔끔한 상차림 눈으로라도 잘 보고 잘 먹은 느낌이에요 ^^
    선생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

  • 10. 호림
    '09.10.5 1:22 PM

    선생님 여행 잘 다녀오시구요.
    저도 감사드리려고 선생님 책에서 본 갈비찜과 희망수첩의 뭇국을 이번 추석에 끓였는데
    완전 대성공이었어요.
    갈비찜이 너무 부드럽고 맛나게 되었네요. 울 신랑도 감탄하고, ㅎㅎ
    뭇국도 어찌나 맛나던지.
    역시 요리는 정성과 정확한 레시피가 좌우한다는 걸 이번에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 11. 오금동 그녀
    '09.10.5 6:10 PM

    선생님의 마음씀씀이가 어찌나 고우신지~!
    건강하시고 늘 우리들의 선생님으로 영원하세요~!
    오늘도 역시 한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12. 세라피나
    '09.10.5 6:34 PM

    저 요구르트는 그냥 먹어도 진짜 맛있죠..ㅎㅎ
    남편분 한마디에 저도 맘에서 뭔가가 막 줄줄 흘러내리는 기분이네요. 감동입니다. ㅠㅠ
    가뿐한 맘으로 여행 즐겁게 잘 다녀오시길...

  • 13. 준&민
    '09.10.5 8:29 PM

    경주찍고 담양찍고 오신다던데
    저랑 가까운 담양 메타세쿼야 가로수길에서 진치고 기다릴까요?^^;;

    고된 명절 넉넉한 맘으로 보내신이야기 감동이었어요
    남편분도 멋지시공....

  • 14. 김혜경
    '09.10.5 8:52 PM

    준&민님, 민석은석님,
    이거 담양에서 번개라도 한번 쳐야하려나봐요..ㅋㅋ....

    담양에 있는 우리 오래된 82쿡 식구랑 8일쯤 만나려고 하는데요...^^

  • 15. 베고니아
    '09.10.5 10:37 PM

    역시...선생님께서는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아내이자 며느님이십니다^^

    "입장 바꿔서 한번 생각 해보자 " 이말은 오래동안 기억 하고 싶은 말입니다...

  • 16. 돈데크만
    '09.10.5 11:42 PM

    허걱 저정도믄..저라도 싹싹 비워내겠어여..죄다 맛난 음식두고 우찌 냄길까요~~^^;;

  • 17. 옥당지
    '09.10.6 9:44 AM

    선생님~~~~~~~~~~~~~~~~~~~~~~~~~~~~~~~~~~~이 무조껀!! 짱!! 먹으삼!!!

    ^^

    남편 분만 말고, 집안 가족들 모두...선생님에겐 고마워하길...쌩짜 남이 욕심내봅니다.

  • 18. 웃음가스
    '09.10.6 10:08 AM

    명절 보내고 나서 아직 불만의 마음이 조금은 남아 있었는데..
    선생님 글 읽으면서 방긋 미소 짓고 갑니다^^

    여행 잘 다녀오세요~~

  • 19. ph5.5
    '09.10.6 12:56 PM

    이 요구르트는 제가 좋아하는거에요^^
    그냥 먹어도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요.
    담엔 드레싱으로 활용해볼께요.

  • 20. 소금별
    '09.10.6 2:49 PM

    오늘은 하늘이 유난이 이쁘네요.
    여행 잘 다녀오시고, 충전 잘 하셔서 더 멋진82세상 만들어주세요.

  • 21. 민석은석
    '09.10.6 3:00 PM

    목요일 오후 휴가냈습니다^^
    시간과 장소 공지 부탁드려요~ㅋ
    으허허~
    82쿡 모임~ 무조건 달려갑니다
    이런행운을 언제 또 누릴지 멀라서 ~
    쪽지라도 주심캄솨~
    샘님 핸드폰 번호가 바뀌셨을듯하고~여행방해드릴까봐 전화 안드립니다 ~

  • 22. 준&민
    '09.10.6 3:38 PM

    ㅠ.ㅠ
    저 사고친거 아니죠?
    오시면 저 만나주실꺼예요?
    엉엉~~~~~~
    전 주말이 아니면 나갈수가 없어요.
    방금 민석은석님 쪽지받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농담처럼 남긴 댓글이 큰일 벌일까봐...

    당근 혜경쌤 뵙고 싶지만
    나가지도 못할거면서 바람잡은거 아닌가싶어서요

    헤헤~
    그래도 혜경쌤 남도행을 무척 환영한답니다.

  • 23. 구름보푸라기
    '09.10.6 9:47 PM

    와~~ 연어샐러드 시도해보고 싶네요~~~
    간단한 레시피가 너무 맘에 들어요~~~^^

  • 24. 사랑니
    '09.10.6 11:02 PM

    좀 쉬세요..마음도,몸도요.

  • 25. 메이플우드
    '09.10.10 1:05 PM

    따뜻한 위로와 감사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인지.. 우리 신랑도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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