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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바다의 왕국, 오늘 밥상

| 조회수 : 13,487 | 추천수 : 198
작성일 : 2009-09-23 21:20:27
제가, 언제 희망수첩에서 이런 얘기 쓴 적 있던가요?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보고싶은 사람 보는 것 만큼은 참지않겠다고.
보고싶은 사람에게는 보고싶다고 연락해서 꼭 보고살겠다는 게 올해의 제 계획이라고.

오늘도...아주 오랫동안 보고싶다고 벼르기만 하고, 막상 만나지 못한 후배를 모처럼 만났답니다.
애초 약속은 칼국수집이었는데, 오늘 날씨가 칼국수를 먹게 놔두질 않아서,
칼국수집 앞에서 잠시 만나 드라이브!!
ㅋㅋ...요즘 아주 거리귀신이 들렸습니다, 뻑 하면, 드라이븝니다..ㅋㅋ...




암튼, 즐거운 시간 보내고 룰루랄라 집에 돌아와서,
황태부터 두 마리 꺼내서 찢었습니다.
대가리와 껍질, 뼈가 있는 부분은 발라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육수 낼 때 쓰려구요)
살만 쪽쪽 찢은 후 물에 가볍게 딱 한번만 헹군후,
참기름과 국간장을 넣어 조물조물 간이 배도록 두었습니다.
여기에 오늘은 쇠고기도 넣었어요. 사실, 저 자랄때 저희 친정어머니, 북엇국에도 꼭 쇠고기를 넣으셨어요.
콩나물국에 쇠고기 넣는 것 처럼요.
그랬는데, 요즘 대세가 쇠고기를 안넣는 것인듯 해서 저도 안넣고 끓여 왔는데요,
오늘은 엄마가 끓여주던 북엇국 스타일의 황태국이 그리워서, 쇠고기도 넣었지요.
핏물을 뺀 후 잘게 썬 쇠고기를 황태와 같이 넣고 조물조물..

황태국 끓이는 건 너무나 다들 잘 아시니까, 이쯤해서 패스!!
어쨌든, 쇠고기까지 넣고 보니, 꽤 괜찮게 끓여졌는데...사진발은 영 안받네요. 먹음직스럽지않죠??
잘 못 담아서 그런가??
국 사진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평소 먹듯이 담아서 촬영하면 맛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동동거리며 바쁜 저녁시간에,
푸드스타일리스트처럼 바닥에 무 깔고, 젓가락으로 건더기 하나 하나 올려가며 담을 수도 없고..




국을 열심히 끓이고 있는 동안 죽변에서 택배상자가 도착했습니다.
거의 삼치가 아니라, 참치라고 해도 믿을만큼 엄청 큰 사이즈의 삼치와,
껍질이 은빛으로 싱싱하게 빛나는 오징어!!

삼치는 두토막만 소금 뿌렸다가 그릴에 구웠습니다.
살이 너무 두툼해서 간이 깊이 배어들지 않았을 것 같아서, 와사비 푼 간장을 곁들여냈습니다.
생선이 싱싱해서, 씹을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 처럼 입안에서 녹았습니다.




오징어도 두마리, 껍질도 벗기지 않고, 칼집도 내지않고 볶았습니다.
채소도 달랑 양파, 파, 마늘만 넣고.
새 고춧가루가 매운 고춧가룬지, 제법 칼칼했어요.

삼치구이, 오징어볶음을 조금도 남기지않고 모두 앉은 자리에서 먹어치워,
아주 므흣했습니다.



오늘 이 글보시고, 국이랑 낙지볶음 담은 그릇 뭐냐고 또 물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제가 지난번에 2005년산 묵은 김치로 만든 반찬 3종세트를 올렸더니,그릇에 관심을 많이 보이시더라구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사실 그 찜기며 접시가 제가 기획하는 한식기 제3탄이었습니다.
'입니다'가 아니라 '이었습니다'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한식기 1탄은 판매시작하자마자 이틀만에 완판되었었는데,
2탄은 품목에 따라서 판매가 엇갈렸었어요. 특히 볼세트가 좀 많이 남아서, 어쩔까 하다가,
공기랑 대접을 찾는 분들이 많길래,
공기, 대접, 소접시, 대접시, 뚜껑종지 대 소(정말, 이게 너무 아깝습니다, 너무 예뻤는데..).
그리고 뚜껑있는 찜기를 새로 만들고,
다시 세트를 구성해서 팔아보자 하는 계획을 세워 제작에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면서 그만 차질이 빚어지고 말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다 엎어진 계획이라서, 샘플로 만들었던 그릇들을 아무 생각없이 꺼내썼는데,
그 그릇을 알아보는 눈썰미 좋은 분들이 많으셔서 사실 저도 놀랐습니다.

한식기 기획 및 판매가 너무 힘들어서,
즉, 작가님들이 완성일을 맞춰주지않아 배송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든가,
가격이 만만치 않아 판매량을 예측할 수 없다든가,
손으로 만든 것이다보니 모양이 조금씩 달라 구매자들의 불만이 많다든가,
등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힘들어서,
처음에는 매년 2차례 정도 진행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단 두차례 해보고, 손들고 말았습니다.
지금 준비중인 것도, 제작중인 것도 없고, 또 언제 할지 전혀 기약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 두차례의 귀한 경험이 아까워,
언젠가는 이천 등지를 돌며, 또 작가를 물색하고, 샘플 제작을 의뢰하고,
그리고 그릇을 보는 제 안목을 믿어줄 몇몇 그릇애호가들에게 공개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사알짝 들긴 합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hayeon
    '09.9.23 9:21 PM

    앗 ...1등

    내일은 대박이어라...

  • 2. 맛있는생선
    '09.9.23 9:24 PM

    앗! 로그인 하는 사이 3등으로 밀렸어용ㅠㅠ 조회수 2 였는데!!!
    삼치구이 너무 맛있겠어요. 아이스크림 같다니. 흡. 침이..

  • 3. 햇님마미
    '09.9.23 9:28 PM

    네 나갔다 들어오니 3등...
    어쨌던 등수안에 들었으니 만족,,,삼치구이 넘 맛있어보여요^^(햇님이는 먹고 햇님이엄마는 아직 전)
    쌤 삼치구이와 오징어아닌가요(낙지라고 해서^^)

  • 4. 김혜경
    '09.9.23 9:36 PM

    햇님마미님,
    제가 어떻게 됐나봐요..ㅠㅠ...오징어 맞사옵니당...
    근데..햇님이..지금 몇학년이에요?? 아주 많이 컸죠?
    처녀가 다 됐을 것 같은데...

  • 5. bistro
    '09.9.23 10:12 PM

    저도 그릇애호가...끼워주세요^^;;; (꼬리 살랑살랑~~)

  • 6. 살림열공
    '09.9.23 11:26 PM

    저는 이번 글 읽으며 다른 것 보다 그릇에서 눈을 뗄수가 없네요.
    제가 한 때 한식기며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사발에 미쳐서 지낸 적이 있거든요.
    북엇국 담은 대접을 보는 순간, '오오 이거 정말 물건이다' 싶었는데 역시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정말 매력적인 그릇들입니다. 심하게 부럽습니다.

  • 7. Merlot
    '09.9.24 12:15 AM

    북엇국에 삼치구이 매콤오징어까지.. 감동입니다
    특히 그릇들...요새 희망수첩읽으면서 언젠가 이천가신다해서
    흠~새로운그릇들~많이많이 기대하고있었는데...아쉽네요
    정말 사고싶은데(신랑도 기다렸어요)
    기약없이 기다려야겠군요
    Anyhow~건강하시고~행복한 가을보내셔요^.^

  • 8. chatenay
    '09.9.24 1:03 AM

    왓!!
    저도 오늘 마트에서 산 삼치 구워 먹었는데...^^
    후라이팬에 종이호일 깔고 구웠는데 구운 생선이 아니라 찐 생선 처럼 구워 진거있죠!!!
    샘의 삼치구이 진짜 맛나 보이네요~
    샘의 한식기 세트...매번 참여 못해 안타까웠지만 보는 재미라도 쏠쏠 했었는데요...
    첫번째 세트...혹시 다시한번 안하시나요?^^::

  • 9. 순덕이엄마
    '09.9.24 3:59 AM

    바다 아이들만 보면 미쳐버릴거 같아요.
    저 두툼한 삼치며 잡채소 별로 안들어간 통통 오징어 볶음....
    ㅠ ㅠ 아~ 상상만으로도 달큰한 스멜~~

  • 10. 또하나의풍경
    '09.9.24 4:34 AM

    국그릇 두손으로 들고 후르륵 하고 마실뻔 했어요!!!!!!!!!

  • 11. mulan
    '09.9.24 6:46 AM

    보고싶은 사람 보는것은 참지않겠다. 저도 이거 실천해보고 싶어요.^^ ㅎㅎ어제 아주 간만에 남대문 시장에 유아복 매장에 갔었는데 중간에 그릇상가 가고 싶더라구요. ㅋㅋ 요즈음 저도 그릇이 좋네요. 후훗.

  • 12. 진이맘
    '09.9.24 9:13 AM

    샘~~그릇공구 추진하세요 힘들겠지만....ㅎㅎ
    전 산아래 한식기세트 너무너무 잘쓰고 있거든요
    볼때마다 이쁘고 .....암튼 뿌듯해 하는데
    이안목으로 이천으로 가봐야 그럴거 같고 샘의 안목을 믿고 주문할려구요...
    그나저나 생선먹은지 오래되서.......주말엔 시장에 꼭 나가야 겠어요....

  • 13. 파란궁
    '09.9.24 9:19 AM

    아~ 파삭 촉촉 고소 쫀득한 삼치구이 먹고파요~~
    갖고싶은 그릇들이 너무 많은데 수납장이 부족해서 맘을 꾹꾹 접었어요
    담에 넓은 수납장을 갖을수있을때까지 돈이나 모아야지용
    그때 한식기도 ㅎㅎ

  • 14. 돈데크만
    '09.9.24 9:32 AM

    커억~~!!젤로 좋아하는 삼치...전 사실 고등어나 꽁치보담 삼치가 대빵 좋아여..두툼한 저 살....저도 이제껏 못묵어본급니당..우앙~

  • 15. 딸둘맘
    '09.9.24 10:03 AM

    그릇 너무 아쉬워요. 접시세트만 구입해서 너무 잘 쓰고 있거든요.
    지금 다시 보니 더 좋아보이는거 같아요...
    혹시 산아래(?)..가면 구할 수 있는 건지..여쭙고 싶습니다

  • 16. 만년초보1
    '09.9.24 10:24 AM

    혜경쌤, 그 올해 보고 싶었던 사람 보기 실천에 저도 포함된 거 맞죠????
    흐흐흐흐 탤런트 보는 것 보다 더 신기했다는.

  • 17. evehee
    '09.9.24 10:50 AM

    일본산 도자기그룻 창고대방출 쇼핑 하다가 아~~우리 그릇도 멋스럽고 이쁜게 많은데...
    머뭇거리다가 손을 났네요...

    어쩌게..저두 그릇공구 기다리렵니다...

  • 18. 깜이
    '09.9.24 11:37 AM

    저도 이그릇 꼭 갖고싶어여,,,,^^
    꼭 공구해주세여,,,,,넘 탐나여??
    음식보다,,,그릇이,,,ㅎㅎ

  • 19. 코스모스
    '09.9.24 3:28 PM

    선생님...저두 지난번 산아래식기세트를 놓쳐서 너무나 아쉬워한 사람중 한사람입니다.
    혹시 구할수 없을까해서 이래저래 노력도 해 보았지만 ...아쉬움만 더 한 상황이었어요..
    이그룻 이쁘요....꼭 !!!! 공구해 주세요....기다리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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