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어?"
좋은 사람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낙이라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관입니당.
오늘도...만나면 늘 유쾌한, 그래서 일어서려면 늘 아쉬운, 후배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장소는 강남의 마켓오.
강북의 허름한 동네에서 사는 저로서는 강남 나가는 게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아닙니다.
일단 강남에 나가면 너무 외제차가 많아서, 운전할 때 위축되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헤매기 일쑤이고...
그래도 마켓오는 잘 찾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 네비게이션은 일년전 이미 이사했다는 마켓오의 옛날 매장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강남의 골목길에서 잠시 헤매주고...
그래도 친절한 어떤 분의 설명으로 곧 찾아갔지요.
우리 셋이서 오늘 주문한 메뉴는,
비프 카르파치오, 레몬치킨, 뉴버섯해물탕면,
디저트로는 티라미수, 망고치즈 케이크 였습니다.
한마디로 오늘 메뉴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아, 메뉴에 앞서..자리도 너무 좋았어요.
커다란 통창 유리문을 걷어내, 밖이 시원스레 뚫린 자리!!
게다가 무한 리필되는 마켓오 비스킷 까지.

비프 카르파치오입니다.
다른 샐러드를 주문하려다가 옆 테이블에서 먹는 걸 보니 너무 맛있어보여서 주문했는데..짱이었습니다.
쇠고기의 거죽만 살짝 익힌 다음 핏물을 뺀 후 냉동했다가 얇게 썰어주는,
로스편채를 접시 가장 자리에 둘러담고, 간장소스를 살짝 올렸어요.
가운데에는 크레송을 올려주는 센스.
이걸 먹고 있는 매니저가 오더니, 신 메뉴인데 평을 좀 해주면 안되겠냐고 해서,
그러라며 몇자 적었습니다.
고기에서 누린내도 나지 않고 맛있다.
소스도 좋다.
채소도 맛있다.
에피타이저로 딱이다, 입맛이 돈다.
그런데 겨울에 먹기는 추울 것 같다..이렇게 적어줬더니, 고맙다며 커피 세잔을 서비스로 줬습니다.ㅋㅋ
정말 얼린 쇠고기를 얇게 썰 수 있다면, 집에서 따라 해보고픈 메뉴!

뉴버섯해물탕면은...촬영은 잊고 먹느라 바빠서..연두색 국수그릇만 보조 출연했습니다.
새우 관자 게 갑오징어 등 해산물이 풍부하게 든 국수인데,
쥐똥고추를 넣어 국물은 하얗지만 뒷맛이 칼칼한 것이..스산한 계절에 더욱 맛을 낼 듯한 메뉴.
후배가 제 지시에 따라 소스를 붓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요리가 레몬치킨입니다.
튀김옷을 뭘로 입혔는지, 너무 바삭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잘 튀겨서 느끼하지도 않고..
보다 감동을 받았던 건 위에 얹혀진 아스파라거스..너무 맛있어요.

망고치즈케이크도 맛있었고,

티라미수도 좋았어요.
음..어쩌면...
음식 맛도 맛이지만 같이 먹은 후배들이 좋은 후배들이라서 음식맛이 더 좋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는데요..
어쨌든 다시 가보고픈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밀리지만 않는다면...
갈때는 금방 갔는데, 올때는 길이 어찌나 밀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