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당에 가보니 41- 마켓오
"인생 뭐 있어?"
좋은 사람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낙이라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관입니당.
오늘도...만나면 늘 유쾌한, 그래서 일어서려면 늘 아쉬운, 후배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장소는 강남의 마켓오.
강북의 허름한 동네에서 사는 저로서는 강남 나가는 게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아닙니다.
일단 강남에 나가면 너무 외제차가 많아서, 운전할 때 위축되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헤매기 일쑤이고...
그래도 마켓오는 잘 찾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 네비게이션은 일년전 이미 이사했다는 마켓오의 옛날 매장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강남의 골목길에서 잠시 헤매주고...
그래도 친절한 어떤 분의 설명으로 곧 찾아갔지요.
우리 셋이서 오늘 주문한 메뉴는,
비프 카르파치오, 레몬치킨, 뉴버섯해물탕면,
디저트로는 티라미수, 망고치즈 케이크 였습니다.
한마디로 오늘 메뉴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아, 메뉴에 앞서..자리도 너무 좋았어요.
커다란 통창 유리문을 걷어내, 밖이 시원스레 뚫린 자리!!
게다가 무한 리필되는 마켓오 비스킷 까지.
비프 카르파치오입니다.
다른 샐러드를 주문하려다가 옆 테이블에서 먹는 걸 보니 너무 맛있어보여서 주문했는데..짱이었습니다.
쇠고기의 거죽만 살짝 익힌 다음 핏물을 뺀 후 냉동했다가 얇게 썰어주는,
로스편채를 접시 가장 자리에 둘러담고, 간장소스를 살짝 올렸어요.
가운데에는 크레송을 올려주는 센스.
이걸 먹고 있는 매니저가 오더니, 신 메뉴인데 평을 좀 해주면 안되겠냐고 해서,
그러라며 몇자 적었습니다.
고기에서 누린내도 나지 않고 맛있다.
소스도 좋다.
채소도 맛있다.
에피타이저로 딱이다, 입맛이 돈다.
그런데 겨울에 먹기는 추울 것 같다..이렇게 적어줬더니, 고맙다며 커피 세잔을 서비스로 줬습니다.ㅋㅋ
정말 얼린 쇠고기를 얇게 썰 수 있다면, 집에서 따라 해보고픈 메뉴!
뉴버섯해물탕면은...촬영은 잊고 먹느라 바빠서..연두색 국수그릇만 보조 출연했습니다.
새우 관자 게 갑오징어 등 해산물이 풍부하게 든 국수인데,
쥐똥고추를 넣어 국물은 하얗지만 뒷맛이 칼칼한 것이..스산한 계절에 더욱 맛을 낼 듯한 메뉴.
후배가 제 지시에 따라 소스를 붓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요리가 레몬치킨입니다.
튀김옷을 뭘로 입혔는지, 너무 바삭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잘 튀겨서 느끼하지도 않고..
보다 감동을 받았던 건 위에 얹혀진 아스파라거스..너무 맛있어요.
망고치즈케이크도 맛있었고,
티라미수도 좋았어요.
음..어쩌면...
음식 맛도 맛이지만 같이 먹은 후배들이 좋은 후배들이라서 음식맛이 더 좋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는데요..
어쨌든 다시 가보고픈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밀리지만 않는다면...
갈때는 금방 갔는데, 올때는 길이 어찌나 밀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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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굼벵이
'09.9.18 12:06 AM1등인가요?히히히히^^
2. 퍼플크레용
'09.9.18 12:16 AM다음번 외식은 울동네 마켓오로 가게될 듯...^^
저는 걸어갈 수도 있답니당~~^^V3. raoul
'09.9.18 12:25 AM저는 사이비 주부임이 분명합니다^^;
선생님께서 희망수첩에 좋은 레시피나 과정샷을 올려주실 때보다
이리 식당 탐방기를 써주실 때가 더 반가운 걸 보면요~
'선생님도 저처럼 사드시는구나'싶어서 위안이 되기까지 한다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듣기만 해도
저까지 즐거워지는 후기였습니당!
걸어갈 순 없지만
오랫만에 신메뉴 먹으러 가줘야겠네요^^4. 진부령
'09.9.18 12:26 AM스테이크도 레어는 겁나서 못먹는데 비프 키르파치오는 먹어보고 싶어요
선생님께서 칭찬하시는 음식이면 용기를 내봐도 괜찮겠죠??5. 늦둥이
'09.9.18 12:35 AM5등인가요?히히히히^^
분위기를 함께 산...이럴 땐 , 외식이 충분히 가치있지요6. 땡이마님
'09.9.18 1:12 AM레몬치킨..
맛있겠당~~ㅎㅎ
토욜이 아버님 생신인데 하루종일 택배 기다리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이제서야 알타리 절인 것을 뒤집었네요..
배도 고프고..^^
아...
희망수첩이 고문이어요...흑흑..
선생님께선 이 시간에 왜 잠을 못 주무시고 계실까요?
맛난 사진 올리셨으니 어서 숙면을 취하시지오..
레몬치킨이 탕슉보다 더 부드럽고 맛있죠? 담백하고 새콤하고..
전 1시간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야식의 유혹을 어찌 떨칠수 있을런지 걱정입니다..^^7. 사랑니
'09.9.18 1:14 AM교통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으셨겠지만, 즐거우셨겠어요~
8. 멜론
'09.9.18 1:17 AM선생님~
제가 또 로스편채를 정말 좋아해서 자주 먹는데..
밖에서 그 얇디얇은 소고기 몇장주고 몇만원씩 받는 현실에 분개해서..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그 슬라이스 기계를 살까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하며
나중에는 아마존까지 검색을 하다보니 외국에는 그런 기계도 가정용으로 팔더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사까마까에서 갈등하다가 잊어버렸는데.. 다시 또 갈등이 되네요... ㅠ_ㅠ9. 옥당지
'09.9.18 1:48 AM정말 늦게 주무시나봐요...수첩 글 업데가 늘...ㅋㅋㅋ
10. 이호례
'09.9.18 5:40 AM저는 화려한 눈요기로 오늘 하루시작 하렵니다
저는 포도 따러 갑니다11. 이창희
'09.9.18 7:13 AM어머나 저도 매봉역 마케도 갔었는데
점심후라 커피라 티라므수만 먹었어요
담에가면 저 위에 메뉴 전부 먹을래요12. mulan
'09.9.18 9:01 AM저도 여기 넘 가보고 싶답니다. ^^ 부럽부럽..
13. 아이사랑US
'09.9.18 9:44 AM좋은사람과 좋은음식을 먹으며 좋은시간을 보내시는 선생님이 항상 부럽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14. 호양
'09.9.18 3:19 PM - 삭제된댓글저도 강남 울렁증 있어요.
강남(한강 남쪽)에 살지만 서쪽에 살아서요... ^^15. 20년주부
'09.9.18 8:34 PM - 삭제된댓글저는요~ 강남 토박이예요??? ( 중3부터 살았거든요)
사방 외제차로 둘러싸여 다녀도 10년차 마티즈(약간 찌그러진)로 주눅들지 않고 다닌답니다.
레몬치킨 맜있겠어요 꼴~깍 치킨 좋아하는 둘째 데리고 가야할까봐요16. lake louise
'09.9.18 10:13 PM저도 한 십년동안은 망설여 왔답니다. 저 슬라이서를 사까마까로.
샤브샤브두께부터 불고기감까지 정말 부럽긴한데 어디에 놔둘런지
미리 한숨쉽니다.17. 냉장고를썰렁하게
'09.9.19 7:40 PM서울 살고 싶네요~
18. huhoo
'09.9.19 9:56 PM항상 희망수첩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군요.
감사드려요 ^^19. 잠오나공주
'09.9.22 12:58 PM우와우와..
전 관자롤을 완전 사랑해요..
얼마전 아가랑 갔는데.. 아기를 위한 배려도 좋았고..
전 개인적으로 이사가기 전 매장이 더 좋았던거 같아요..
쓰읍 또 가고 싶어요.. 커피 쿠폰 쓰러 가야하는데..
강북 구석에 사는 저로서는 큰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