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오는 6월4일이 저희 시어머님, 여든아홉번째 생신이십니다.
생신을 앞두고 주말에 가족들 같이 밥 먹기로 하고 토요일 저녁으로 날 잡았습니다.
시동생이며 시누이들은 힘들다고 모두 나가서 먹자고 하는데..
제가 그냥 집에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요즘...나가서 먹는 음식...영 미덥지가 않네요.
원산지를 속이는 고깃집, 위생상태가 엉망인 횟집,
한정식집은..어머니께서 별로 안좋아하세요. 집밥만 못하시대요...
그리고...솔직히 돈도 좀 아깝구요.
좀 잘먹었다 싶으면 일인당 2만5천원은 드는데, 30명 가까운 인원이 먹다보면 그게 얼마입니까?
나가먹는 돈의 절반만 들이면,
좋은 재료로, 깨끗하게 준비한 음식을, 아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잖아요.
좀 수고스럽긴 하지만...맛있다며 잘 먹는 식구들의 입을 보면, 보람도 있구요.
내일 잘 먹어줄 식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오늘 장을 세군데에서 봤습니다. 미리 좀 봐둬야하는데...어쩌다보니..
집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문득 스트레스가 확 풀린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저도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잔뜩 쌓여있는 부엌일, 그게 그렇게 재밌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콧노래까지 부르며 즐겁게 일을 하고 있더라 이겁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병인지...'제 발등찍기 병'이라 해야할 지...참...약도 없습니다...
암튼, 저희 내일 또 잔치합니다.
형제들 다 모여서 북적이며 밥 먹고 과일 먹고, 얘기하고..그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