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점심은 파주의 한 두부집에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약간 유감스러웠던 일!
일행은 저를 포함해서 모두 세명이었습니다.
메뉴를 보니까, 찌개 종류는 9천원이고, 두부전골이 2만3천원(소짜)이었습니다.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먹고나간 걸 보니까 소로도 세명이 충분히 먹을 것 같아서, 주문했더니..2인분이라고 하는 거에요.
우리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 2인분이라고 하는데...다른 걸 더 주문하는 거죠..
종업원이랑 뭐라 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된장찌개 하나 더 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두부 전골도 남고, 된장찌개도 남고, 딸려나온 두부찌개도 남고...
매상 올리는 것, 물론 업소로서는 대단히 중요하겠지만..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서 좀 그랬어요.
같은 집이 서오릉에도 있는데 그집은 안그렇거든요.
속리산 경희식당은 밥 먹고 나면 일회용 도시락을 준대요. 남은 반찬 싸가시라고.
그러면 손님들 좋아라 싸간다는 거에요.
(며칠전 우리 친정오빠가 다녀와서 전해준 이야기 입니다)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맛있게 무쳐놓은 나물같은 반찬, 먹다두고 올때 아깝잖아요.
두고 오면 다 쓰레기가 되는 거고...

그 두부집에서 비지를 가져다가 비지전 부쳤어요.
평소에는 그저 비지 한덩이 가져오는데..오늘은 약간 불쾌하기도 하고, 또 비지전 생각도 나고 해서 두덩이 가져왔습니다.
비지전은 지난번에 아버지께 다녀오다가 동학사 부근 식당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게 먹었거든요.
두부집에서 주는 비지는 콩물을 짜내고 남은 것이라서 수분없이 포슬포슬하잖아요.
아무래도 엉길 것 같지 않아서,
비지 400g에, 부침가루 반컵, 물 반컵, 달걀 3개 풀고,
양파 느타리버섯 풋고추 홍고추 넣어서 부쳤어요.
그렇게 해도, 다른 전들보다 잘 부서질 것 같아 조심스럽게 부쳤습니다.
맛이 어떨지 궁금했는데..오늘 대박났습니다.
한 젓가락 떼어 드신 울 시어머니, "비지전 이구나, 맛있다!"하시는거에요.
(울 시어머니, 칭찬에 인색하신 편인데, 요즘 칭찬을 자주 하셔서 아주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당~)

또 한덩어리로는 비지찌개를 끓였습니다.
내일 점심때 또 수저 두개 더 놓습니다.
보고싶은 후배들을 보기로 했는데..그냥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바깥식당보다는, 집이 편하고 좋습니다.
후배들, 음식을 차리면 안오고, 아무 것도 안해주면 온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해준다 했어요.
그래도 밥은 먹어야하니까, 김치찜이나 해주려고 등갈비를 사왔습니다.
등갈비 핏물 빼서, 살이 많이 붙은 길쭉한 쪽은 김치찜에 넣고,
자잘한 갈비는 비지찌개에 넣었는데...ㅋㅋ...역시 남의 살이 맛있네요..갈비가 맛있더라는...
혹시 비지를 주는 두부집에 가시거든, 비지 한덩어리 얻어다가 비지전 한번 부쳐보세요.
고소한 것이 나름 괜찮은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