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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요즘 쓰는 것들

| 조회수 : 16,533 | 추천수 : 217
작성일 : 2008-05-21 23:47:38
요즘 집안, 특히 부엌을 휘휘 둘러보다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뭔 물건이 그리도 많은지...솔직히 다 필요한 건 아닙니다만,
어쩌다 단 한번이라도 필요할 때가 있을 지 몰라서 남 주지도 못하고 쓸어안고 살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냥 다 나눠주면 될텐데..뭘..' 이렇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

예전에  밀(mill)이 달린 빨간색 커피메이커가 있었습니다.
하도 써서 고장이 나 버렸는데..몇년 후 고장난 것이라도 그것이 필요한 일이 있었더랬습니다.
버린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또 냉장고 안에 이런저런 소스들이 가득 차있어서,
한병이라도 줄여보겠다고 맹렬하게 먹어대서 마침내 그 병을 비워내면,
어디선가 연락이 옵니다. 그 소스가 들어간 요리를 촬영하자고.
어떤 소형가전제품은 필요없을 듯 하여 남을 주고 나면 꼭 쓸 일이 생기고.
이런 일이 몇번 반복되다보니, 버릴 수 있는 건 없고, 자꾸 살림은 늘고, 한숨이 나옵니다.

그런 가운데 제가 요즘 잘 쓰고 있는 물건들이 있어서,
한번 묶어서 희망수첩에 써야지 하고 벼른 것이 벌써 몇주전입니다.
그런데...잔뜩 소심해진터라...소개를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용기를 내봅니다. (용기를 조금밖에 내지 못해...촬영은 생략했습니다)

요즘 아주 잘쓰고 있는 거, 요구르트 메이커입니다.
전에는 1ℓ짜리 종이우유팩을 넣을 수 있게 생긴 100V짜리 요구르트 메이커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만 높은데서 내동댕이치는 바람에 못쓰게 되어서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갖가지 방법,
오븐에 요구르트 발효하기, 전자렌지에 돌려서 보온병에 발효하기, 제빵기에 발효하기 등등,
집에 있는 기구들을 총동원해봤는데, 요구르트가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지가 않은거에요.
그러다가 여러개의 병에 나눠넣고 발효시키는 요구르트 메이커, 제일 기능이 단순한 걸로 샀어요.
살림을 늘리기 싫어서, 참다참다 샀는데...왜 진작 안샀나 싶었어요.
작은 병에 나눠 담아 발효를 시키니까,
식구들 아침 식사로 병뚜껑만 열어서 잼만 조금 넣어서 숟가락 꽂아주면 되니까 얼마나 편한지..
예전 요구르트 메이커는 우유팩에 담아 발효시킨 후 큰 그릇에 담아 냉장실로 보냈다가,
먹을 때마다 그릇에 더느라 그릇과 국자 등이 필요했었는데..설거지가 줄었습니다.

또 하나는...그...문제의...행순이.
잘 쓰고 있습니다. 여전히 용량이 작아서 불만이기는 하지만..
제가 쓰는 행주는 제가 손으로 꿰매서 쓰는 소창 행주인데, 보통것보다 아주 많이 큽니다.
그래서 두장만 넣어도, 행순이 최대용량눈금까지 올라옵니다만,
어쨌든...행주를 예전처럼 대여섯장씩 모아서 삶지 않고 그때 그때(어떤 날은 하루 두세번씩) 삶아쓰고 있습니다.

그리고..가스 타이머...
가스불을 끄면 몇초후 자동적으로 가스가 차단되기 때문에 쓸 때마다 버튼을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설정된 시간이 되면 저절로 가스가 꺼지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가스타이머 달고나서는 삶는 빨래를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도, 태연스럽게 서재에서 일합니다.
게다가...결정적으로, 타이머를 보면서 조리하기 때문에, 레시피 작성에도 여간 도움이 되는게 아닙니다.
'몇분간 끓이세요!'할때 꼭 들어맞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이젠 아주 정확합니다..^^
또 달걀 삶을 때, 밥 뜸들일 때, 재료를 아주 푹 끓일때..이런 때 참많이 도움이 됩니다.

아...  주물냄비도 빼놓을 수 없네요.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동안은... 제가..주변사람들이 주물냄비 사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렸습니다.
너무 무겁다고, 너무 비싸다고...
그런데 요즘, 김치찜이며, 갈비찜이며, 심지어 오늘 저녁에 먹은 닭백숙까지...
확실히 스텐냄비보다 더 빨리 조리되는 것 같아서 하루 걸러 하루씩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주물냄비 어떠냐고, 사면 어떻겠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사지말라고는 안합니다.
손목이 자신있으면 사보고..사거들랑 김치찜 꼭 해먹어보라고...

가장 최근에 산것 중 대박은 식당에서 쓰는 뚜껑있는 사각밧드에요.
나물 같은 거 조금씩 무칠 때 이 밧드에 대고 무친 후, 남은 것은 뚜껑 덮어서 바로 냉장고에 보낼 수 있는...
포갤 수도 있고해서..맘에 듭니다.


전에는....뭘 먹어보니 좋더라, 뭘 써보니 편하더라..하는 걸 참 편안하게 썼는데.....
이제는 그게 잘안되네요..이것저것, 왜 이리 걸리는 것이 많은지...
남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제 입장'이라는 것이 있어서....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주디 애벗
    '08.5.22 12:54 AM

    아싸~ 오늘은일뜽..
    전 이런글이좋아요.

  • 2. 주디 애벗
    '08.5.22 12:55 AM

    허걱 주물냄비가갑자기갖고싶어지는밤입니다요.

  • 3. 주디 애벗
    '08.5.22 12:57 AM

    제제컴컴퓨퓨터터가가바바이이러러스스먹먹었었나나봐봐요요글글씨씨를를쓰쓰면면이이렇렇게게 두두개개씩씩 써써찌찌네네요요. ㅠ.ㅠ


    ------->>>>원문

    제컴퓨터가바이러스먹었나봐요 글씨를쓰면 이렇게두개씩 써지네요. ㅠ.ㅠ

  • 4. 내이름은파랑
    '08.5.22 12:57 AM

    선생님... -조심스럽게- 그 "밧드" 라는거 어디서 구입 하셨는지요?
    라고 여쭤봐도 될런지...
    식당용 그릇 파는 큰 가게에 가야 있는지
    혹은 인터넷으로도 구매가 가능한지...
    글이 조심스러워
    질문도 조심스러워 집니다

  • 5. 김혜경
    '08.5.22 1:03 AM

    앗..컴퓨터 끄고 자려던 참인데..
    내이름은 파랑님, 저 식당용 그릇 파는 곳에서 샀어요.
    동네 재래시장에 가시면 한두군데쯤은 주방용품파는 상점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 팔아요,
    사이즈별로요.
    인터넷으로도 구할 수 있는 것 같던데요. 전에 어떤 회원께서 사이트 주소 올려놓으셨던데..

    주디애벗님, 헉..왜 그러죠?? 많이 불편하시겠어요...ㅠㅠ

  • 6. 애플 그린
    '08.5.22 2:01 AM

    오늘도 선생님 글보고 또 좋은 정보 얻고 가네요. 감사감사!!!
    저 가스 타이머는 어디서 구매하셨는지요?
    맨날 뭘 올려두고 정신없이 깜박하시는 엄마에게 꼭 필요한 것 같아서요...
    꼭 좀 알려 주세요..^^*

  • 7. 김혜경
    '08.5.22 9:06 AM

    애플 그린님, 얼마전 스토어에스에 팔았어요.
    그때 어버이날을 앞두고 효도선물상품으로 기획했던 건데,
    너무 싸게 나와서, 원래는 사흘동안 팔려고 했는데 하루 밖에 못했습니다.

    항의 때문에요.. 저희 회원 몇몇분께서 그 제품 대리점에 왜 더 비싸냐고 항의했대요.

    그 얘기로 미루어, 각 동네마다 보일러나 가스제품 파는 곳에서 파는 것 같아요.
    제껀 설치를 대우서비스에서 나와다는 걸로 봐서는 그쪽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아님, 가격비교사이트에 들어가보세요. 종류도 여러가지이고 가격도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 8. Mrs.Park
    '08.5.22 11:57 AM

    정말 좋은 정보들인데
    이렇게 조심스럽게 올리셔야 한다는데에
    불끈!!!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건 딴얘긴데요.
    산아래 그릇이요~
    벌써 하나 깨먹었답니다. ㅠㅠ
    깨지는 순간 마음이 산산조각나는것 같았어요.
    혹시 다시 기획하실 계획 없으신지 해서요.
    사용할수록 마음에 든다는 우리 신랑은
    다시는 깨먹지 말라고
    엄숙하게(?) 경고까지 했답니다. ㅡ.ㅡ

  • 9. 호리
    '08.5.22 2:10 PM

    옛날 리빙노트 시절에 쓰시던 내용들은 자유로운 느낌이었는데,, 살짝 그립네요 ^^;;
    타임머신 타고 가봐야겠어요..
    항상 잘 읽고 갑니다..

  • 10. 진정
    '08.5.22 5:30 PM

    저는 뭘 써보니 좋더라~ 뭘 사먹어보니 맛있더라~
    솔직한 주인장님 의견이 참 신선하고 도움되고 좋았는데요..
    읽는 사람들이 대충은 알거든요.
    이게 돈 받고 홍보하느라 쓴 글인지
    정말 써보니 좋아서 좋은 맘으로 알려주고 싶어 쓴 글인지..

    주인장님 몸 사라지 말아주세요~

  • 11. 둥이둥이
    '08.5.22 9:30 PM

    요구르트메이커 울집도 그거 쓰는데요...
    진짜 편해요~^^
    저렴하기도 하구요..
    예전에 살돋에서 보구 샀지요~~~~

  • 12. 소금꽃
    '08.5.22 9:51 PM

    ㅎㅎ...82에 기웃거리고 있으면 뭘얻어도 얻어갑니다...
    가스타이머, 제게도 필요하지만 꼭 엄마께 하나 사 드려야겠어요!!
    혜경쌤이 닉넴 부르면서 답글 달아주시는 거 보면 넘 부럽던데,
    전 언제나 한번 불려볼까요! ㅋㅋㅋ

  • 13. 민영
    '08.5.22 11:06 PM

    행순이 너무 좋죠*^^*
    진짜 칭찬해 주고 싶은 물건이에요

  • 14. 김혜경
    '08.5.22 11:41 PM

    소금꽃님...그게 뭐 그렇게 어렵겠습니까?
    소금꽃님, 엄마 생각하시는 마음이 예쁩니다.^^
    부모님께 달아드리는 효녀들이 많다고 하는데....저는 아직 엄마네 못달아 드렸습니다.

  • 15. 봄(수세미)
    '08.5.23 4:59 PM

    사진 보고싶어요^^
    제가 요구르트제조기도 있는데 안 쓰고 있어서
    똑같은거면..저도 부지런히 사용해보려구요^^

  • 16. 쏘가리
    '08.5.23 6:52 PM


    조작하기 귀찮아서 버리고 나니 저도 쓸일이 생겨서요
    요구르트제조기 메이커 좀 알려주세요

    삼식 세끼 또박또박 챙겨도 요구르트 집에서 맹근것 빠지지 않고 묵으면 살씬해진대서
    하나 업어올려구 벼르던 참 입니다

  • 17. 소금꽃
    '08.5.23 10:17 PM

    ㅎㅎㅎ...저 소원성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슈퍼 갑니다.
    불***사와서 요구르트 만들려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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