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당일날 모임을 가지면 좋겠지만, 내일 아침엔 재 올리러 절에도 가야하고, 오후에는 다른 행사도 있고 해서,
하루 당겨서 오늘 저녁에 형제들과 함께 저녁밥 한그릇 같이 먹었습니다.

시누이들은, "언니가 무슨 정신이 있다고..."하면서, 오빠 생일 초대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고, 남편은 남편이잖아요.
그냥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으려고 했는데..하다보니까..가짓수가 많아졌어요.
울 아들 말이, "메인이 너무 많은 것이 오히려 흠이었다"고 하네요...^^

칠리새우입니다.
냉동새우 21/25 두봉지를 사서 몽땅 털어 칠리새우를 했습니다.
새우에 비해서 소스양이 부족해서...소스를 묻히지 못한 새우튀김 몇 조각만 남았어요.
21/25가 뭐냐구요??
1파운드, 즉 약 450g 정도에 새우가 21마리에서 25마리 정도 달리는 크기를 말합니다.
비교적 큰 새우죠.
레시피는...히트레시피에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소스 레시피가 참 대견하다는...^^
양파 마늘 토마토를 좀 넣었다고 해서, 스윗칠리소스만 넣은 것과 그렇게 맛이 달라지다니....

돼지갈비로 찜을 했습니다.
과일 이것저것 넣어서 양념을 했어요.
돼지갈비 6㎏ 했어요.
아들 말 마따나, 메인이 여러개인 탓인지..이건 좀 남았어요.
4㎏만 할껄...

해삼은 지난 월요일부터 30마리를 불렸어요.
미국산 건해삼 1㎏를 13만5천원에 사서, 이중 30마리만 불렸어요.
아직도 아주 많이 남았습니다....아마도 50마리도 넘게 남았을 듯...
암튼...해삼 30마리에 초고버섯 2캔, 죽순 1캔을 넣어서 볶았는데....흔적도 없습니다.
간이 좀 싱거운 듯 해서, 어떨까 싶었는데...상마다 제일 먼저 비워내..채워주기 바빴다는...

쭈꾸미 무침이에요.
쭈꾸미를 데쳐서, 배와 오이를 넣고 매콤무침장으로 무쳤어요.
해삼탕이나 칠리새우때문에 닝닝해질 수도 있는 속을 화끈하게 달래보라는...제작의도 였습니다...^^

해파리냉채에는 송화단을 곁들였습니다. 관자회도 같이 냈구요.
집에 있던 떡 해파리를 썼는데..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인지....딱 조렇게 4접시가 나왔다고...남은게 없었다는...
소스는 마늘 소스로 했어요.
마늘소스는..아마 히트레시피에도 있을 것 같고..일하면서 밥해먹기에는 확실하게 있습니다.

잡채는 맛간장으로 간했는데..색이 허옇네요.
색은 저래도 간은 맞았어요.
아..오늘은 설탕 대신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냈어요. 단맛도 좀 덜하고, 잡채에 윤기가 반지르르한 것이..괜찮았어요.
혹시 올리고당이 있으시다면 다음에 한번 잡채에 넣어보세요.

샐러드 드레싱은...과일로 했어요.
딸기와 파파야, 망고, 파인애플이 마구 섞여있는 냉동과일 한봉지를 샀어요.
갈아서 주스 먹어도 맛이 괜찮은데..이걸로 드레싱을 만들었더니, 상큼했어요.
보통은 과일 갈 때 양파도 같이 갈아서 농도를 좀 되직하게 했는데..
오늘은 양파는 빼고, 과일에 포도씨오일과 레몬식초 소금 올리고당을 넣어 갈았어요.

전은 어제 미리 부쳐뒀어요.
오늘 부치려면 너무 바쁠 것 같아서요.
두릅전, 버섯전, 동태전 이렇게 부쳤어요.
좀 많이 부쳐서, 남은 건 몇점씩 모두 싸줬어요. 꼭 많이 먹어서 맛이 아니라...성의 잖아요.

냉동실에 조리가 되지않은 표고버섯채와 가시오가피, 취나물이 있었어요.
표고버섯채는 참기름에 볶고, 취나물은 들기름에 볶고, 가시오가피는 초고추장에 무쳤어요.
다른 반찬이 있어서 나물에는 손도 안댈 줄 알았는데..그래도 꽤 인기가 좋았다는...^^
이렇게 차리다보니, 밥이랑 무우국은 거의 안먹었다는...
바지락을 많이 넣고 칼국수를 조금 끓였어요. 그걸로 마무리했는데..앗...사진은 없나봐요...

오늘은 어린이날!!
초콜릿과 캔디로 선물봉지를 스무개 만들었어요.
애어른 할 것 모두 한봉지씩 줬어요.
어른들에게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아이들에게는 큰엄마, 혹은 외숙모의 자격으로..^^ 별건 아니지만, 재밌어 해서..저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상 차리면...많이들, 힘들지 않냐?? 스무명도 넘는 식구들 밥상을 어떻게 혼자 차리냐?? 하지만....
전..솔직히..재밌어요...제 손으로 만든 음식들을 모인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그 기쁨...
요 재미에... 이번엔 뭘 할까, 뭘 만들어야 잘 먹을까 고민하는 요 재미에...은근히 kimys의 생일을 기다린답니다..^^
오는 6월15일이 어머니 생신이에요.
어머니 생신에는 kimys의 생일상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오룡해삼과 해물누룽지탕, 게살스프 같은 걸 하려고 했는데...
형제들이 나가서 먹자고 하네요.
제가 편하긴 하겠지만..그래도 은근히 섭섭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