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말라고, 너무 울면 영가가 떠나지를 못한다고 하는데..그렇게 쉽지만은 않네요.
가족과,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다는 것이..이런 것인지는...정말 몰랐습니다.
그동안 가족을 잃은 지인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가족을 잃은 분들의 마음을 10분의 1도 헤아리지 못한,
정말 엄청난 슬픔이란 걸...제가 겪어보고서야....알게되네요.
컴퓨터 모니터 앞에만 앉으면, 아버지의 사진을 모아놓은 폴더를 클릭하게 되고, 아버지에 대해 써놓은 글들을 다시 읽게되고..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는데...오늘은...아직 눈물 한방울도 안 흘렸습니다.
모르죠..이렇다가 언제 또 터질지...
그렇지만..
제가 울고만 있으면서,
아무 일도 못하고 실성한 사람처럼 넋놓고 있는 것도 결코 우리 아버지께서 바라는 바는 아닐꺼라는 생각에,
이불커버도 벗겨 빨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래의 글은 지난 15일 밤, 아니 16일 자정이 넘어서 써놓고는 막 희망수첩에 올리려고 하는 순간,
엄마의 전화를 받고 튀어나가느라 못 올린 글입니다.
지금 읽어보니, 글에 슬픔이 묻어있지 않은 것 같아서,
활기찬 월요일, 화창한 월요일에 올리기는 적당할 것 같아서...올려봅니다.

며칠전 홍은동 인왕시장에 갔을 때 5천원 주고 껍질을 벗기지 않은 연근 3개를 사왔습니다.
살 때부터 튀겨봐야지 했었어요.
어느 식당이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최근에 가본 식당도 별로 없는데..어딘지 도무지 생각이 안나네요.
암튼, 어느 식당에서 샐러드를 먹는데..샐러드에 연근튀김이 약간 있는데, 너무 맛있는 거에요.
언제고 꼭 한번 튀겨봐야지 벼르던 참에 껍질을 벗기지 않은 연근을 보자마자, 덥썩 샀습니다.
벌써 며칠째, 튀겨야지 튀겨야지 벼르기만 하다가..오늘 점심때 튀겼어요.
식당에서 먹을 때 무슨 소스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발사믹소스면 나름 어울리지않을까 싶었어요.
연근은 껍질을 벗기면 바로 갈변하니까 식초물에 담가야하잖아요?
채칼로 얇게 썰어서 바로 식초물에 담갔어요. 금방 전분이 빠지더라구요.
식초물에서 건져서 체에 받쳐뒀다가 튀겨줬어요.
수분이 많아서 튀길 때 기름이 튈 줄 알고 걱정했는데..뜻밖에도 기름이 튀지않고 잘 튀겨지네요.
연근색이 갈색빛이 돌도록 충분하게 튀겨주니까 한번 튀겼는데도 바삭바삭했어요.
다만 두께가 얇아야 해요. 채칼이 무서워서 끄트머리 조금 남은 건 칼로 썰었더니, 확실히 식감이 떨어지네요.
소스는 발사믹비니거를 졸여서 수분을 날려준 다음에 올리브오일과 올리고당을 좀 넣었어요.
첨엔 올리브오일만 넣었는데..그대로도 괜찮은데..우리 집 식구들, 요상태의 소스는 잘 안먹어요.
그래서 올리고당으로 살짝 단맛을 내줬더니...굿~~
더욱 좋았던 건 연근튀김에 소스를 뿌려도 연근튀김이 눅진누진해지지 않는다는 거~~
재료
연근 1개, 양상추 100g, 튀김용 기름 적당량, 식초 2큰술
발사믹비니거 ½컵, 올리브오일 2큰술, 올리고당 1작은술
만들기
1. 양상추는 씻어서 물기를 쫙 뺀 다음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둬요.
2. 연근은 껍질을 벗긴 후 채칼로 아주 얇게 썰어요.
3. 튀김기름은 180℃ 정도로 온도를 올려요.
4. 연근이 갈색이 될 정도로 튀겨낸 후 체에 받쳐서 기름기를 뺍니다.
5. 발사믹비니거는 약한 불에 올려서 저어가며 ⅓정도의 양이 될 정도로 수분을 날려줘요.
6. 졸여진 발사믹비니거에 올리브오일과 올리고당을 넣어서 잘 저어요.
7. 접시에 양상추를 담고 연근튀김을 올린 후 소스를 뿌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