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내, 그저 세끼 밥이나 끓여먹고, 최소한의 청소로 만족하다가, 날만 따뜻해지면 여기도 치우고 싶고, 저기도 치우고 싶고...
맘같아서는 서재도 정리 좀 하고, (안보는 책은 좀 없애고 싶은데...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당...)
욕실도 좀 치우고 싶고..여기저기 치우고 싶은 곳이 많은데...몸은 따라주지 않고 마음 뿐입니다.
집안 구석구석...버릴 건 버리고, 치울 건 치우고 싶지만, 도저히 손댈 수 없는 곳...ㅠㅠ...부엌입니다.
지난번 제가 폭탄맞은 부엌 보였드렸더니...불발탄이라고들 하셨죠?? 폭탄 아니라고...흑흑....저 위로 하시는 맞죠??
폭탄 터지기 전 저희 집 부엌 보여드릴게요....터지기 전이나 터진 후나 마찬가지죠?? 어흑...

요기서...제가 음식합니다.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아서..정신이 더 없습니다.
그래도 일상적인 밥에다가, 촬영용 음식까지 하니까, 신기한 거죠.
부엌을 좀 어떻게 해볼까 연구하긴 했는데..답이 안나와요.
전면적인 개조가 아니고서는..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자동점화 장치 맛이 간 가스오븐을 드러내고, 오븐 없는 쿡탑으로 바꾸고 아래에 수납장 한쪽 넣는건데..
그것도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생각뿐 망설이고 있습니다.

광파오븐 놓을 곳이 딱 여기 밖에 없어서..여기에 놓긴 했는데...부엌이 좁아진 주원인입니다.
게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식품위생에 더 많이 신경써야한다고, 창고로 치워뒀던 초음파세척기까지 들여다놓았더니 더 답답하네요.
그렇다고 이쯤에 두지 않으면 절대 꺼내 쓸 것 같지는 않고.., 다시 치울까 고민중입니다.

웬 연장만 이리 많은지..
그런데 집안의 큰일도 있고 해서 국자며 주걱이며 이런게 적지 않은데..갯수를 줄일 수도 없어요.
사실, 없으면 없는대로 살 수 있는데..괜한 욕심이죠.
인간은 습관의 동물인지라, 저는 밥 먹는 숟가락으로 음식하면 큰일나는 줄 아는 사람이에요.
저희 친정어머니가 그러셔도 저도 그걸 보고 배워, 조리용 수저는 따로 아주 여러개 갖고 있어요.
아마, 아무 수저로나 음식할 수 있다면 한결 살림이 줄어들텐데...

에스프레소 머신은 다른 곳에 있었는데, 요즘 네스프레소 바람이 불면서,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라도 활용해보자 하고 꺼내놓았어요.
어쩌다 한번씩 우유거품이나 내려고요.
꺼내놓고, 두어번 해먹었는데...이것도 일이에요. 우유거품내고 나면 노즐 빼서 닦아줘야하고...
그래도 일리 파드 좀 있는거 다 먹을 때까지만이라도 꺼내뒀다가..치우든가...뭐, 그럴까해요.

저희 집 부엌에서 구제불능인 장소가 바로 양념을 두는 곳이에요.
제가..좀 유별스럽기는 한 것 같아요.
꺼내놓고 쓰는 기름도 냉장고에 있는 것까지 여섯가지인 것 같아요.
유채유,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기름, 포도씨기름, 고추기름...
간장은 보통 간장, 조선간장, 맛간장 두가지, 소금도 호렴, 꽃소금, 볶은 소금, 허브 소금 등등...
쓰는 양념의 종류도 좀 줄여보려고 하는데..이것도 잘 안되요.
저도..아주 심플하게 살고 싶어요.
딱 필요한 최소의 물건만 갖고..그런데 그게 잘 안되네요.
2년전 사진을 보니까 부엌살림을 확 줄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지네요.

이때만 해도 부엌에 들어갈 마음이 났는데, 요즘은 좀 그래요...
제 부엌 보셨으니까...여러분의 부엌도...좀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