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 20년전~~
제가 연예부 기자로 방송사에 출입하던 그 시절, 당시는 지금처럼 매니지먼트회사가 많지않았습니다.
밤무대에 서는 가수 정도가 섭외 등 매지니먼트가 필요해서 매니저를 따로 두고 있었고,
탤런트나 배우들은 주로 가족들이 관리했죠. 엄마는 매니저, 오빠는 기사, 올케언니는 코디~~하는 식으로~~
당시 잘나가던 ㅈ양, 어머니가 각 신문사 연예부 전원을 돌아가며 자기 집으로 점심초대해가며 관리했고.
지금도 아름다운 ㅇ양은 올케언니가, ㄱ양은 고모가 아주 유능한 매니저였죠.
ㅊ양이나 또다른 ㅇ양의 어머니는 치마바람으로 아주 유명했습니다.
엄마가 뛰어다니며 캐스팅 따내고, CF 따내고...기자 주무르는 솜씨도 어찌나 노련한지,
해서...어지간한 경력을 지닌 기자들은 연예인 본인에게로의 접근은 원천 봉쇄 당하고,
어머니에게 전화했다가 인터뷰의 ㅇ자도 꺼내보지 못하고 무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하도 아니꼽고 치사해서 당시 제 입버릇이 '우리 지은이 확 연예인 만들어 매니저 노릇이나 한번 해볼까 부다'였답니다.
"호호 ㄱ기자..우리 지은이가..요새 스케줄이 꽉 차 있잖아...인터뷰시간을 어떻게 내...그냥 나랑 얘기하면 안될까??"
혹은
"네? 어느 잡지사라고요? 어디요? (혼잣말 처럼) 그런 잡지도 있나?? 우리 지은양이 요새 드라마랑 영화때문에 너무 바쁜네요. 담에 한가할 때 저희가 연락드리죠.(뚝)"
이래 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하하..참 유치하죠?? 아, 뭐 진심으로 그랬던건 아니고..장난삼아...
요새, 그 때 생각이 납니다.
TV나 라디오, 홈쇼핑, 잡지, 사보 등에서 섭외가 들어오는데...제가 하기 참 거시기 한 것들이 있어요.
뭐 그냥 얼굴에 철판깔고 나가면 못나가기야 하겠어요?? 그런데 전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안하고 싶거든요.
그리고 불러주는 게 고맙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낄 자리 못낄 자리 구분도 못하고 아무데나 나서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섭외하는 분의 입장과는 너무 많이 다른 게 문제죠.
제 생각에는 제가 적임이 아니라는 건데...섭외하는 사람들은 제가 나와야 한다고...
정중하게 사양한다고 하는데....
받아들이는 분들은 매몰찬 거절이라고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헝 김혜경씨 많이 컸네'하고 조소를 보내는 건 아닌지...
그 옛날 연예인 엄마들과 통화하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을 생각해보면서,
혹시 지금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상채기를 내고 있는 건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정말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최근에 제가 사양한 프로그램들의 담당PD님들, 정말 죄송합니다...정말 제가 적임이 아니에요...
사진은 새꼬막 숙찜입니다.
참꼬막처럼 쫄기쫄깃하지는 않지만 알이 굵은 탓인지 제법 씹히는 맛도 있고, 시원한 맛도 있네요...
꼬막요리의 포인트는 꼬막 삶기!!
끓는 물에 꼬막을 넣은 후 저어가며 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