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분당에 볼 일 있어서, 오전에 분당엘 다녀왔어요.
갈때는 청담대교 건너서 수서-분당간 고속화도로로 갔다가,
올때는 청담대교 밀리는 것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왔죠.
뻥 뚫린 고속도로로 해서 한남대교를 건너다 문득 오랜만에 한남슈퍼에 가고 싶더라구요.
그리하여 몇년 만에 가본 한남슈퍼, 예전의 그 감흥이 아니네요.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이국적인 식재료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늘 보니까 코스트코 물건을 많이 가져다놓고 팔거나 아니면 시중가보다 많이 비싸더라구요.

코코넛파우더 한 봉지, 코코넛밀크 한 캔, 스파게티 한 봉지, 그리고 티라미수용 레이디핑거 두봉지...
겨우 이렇게 사가지고 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낮 1시.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kimys에게 빠 라 픽을 꼭 먹여보고 싶은 생각에 리틀타이에 가니까 휴일이대요.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 구기동 두부집이나 갈까 하다가, 갑자기 편수 생각이 나서, 부암동 환기미술관 입구의 손만두집엘 갔어요.
둘이서 편수 한 접시, 만두국 한 그릇으로 배를 잔뜩 불리고 일어섰어요. 이 집 편수 맛있긴 한데, 다소 싱거운 느낌...
kimys는 "만두 맛 그저 그런데, 왜 이리 이 집 맛있다고 유난인줄 모르겠다"고 한마디.
계산을 하면서 허투로 한번 "요샌 비지 안주나봐요?"했더니, "있어요, 드릴까요?"하네요.
비지도 얻었겠다, 돌아오는 길에 또 폭립 하려고 피아노갈비에, 돼지고기에, 감자탕용 돼지등뼈에 잔뜩 사가지고 들어왔어요.

그리하여 차려진 오늘의 밥상~~.
김치, 달걀 장조림, 중국식 오이피클, 어제 먹다 조금 남은 오징어, 요기까지 기본찬,
요기다가 폭 립, 망고드레싱을 얹은 샐러드, 그리고 비지찌개~~, 이만하면 진수성찬이죠?
오늘 폭 립은 테팔찜기에 40분간 쪄서 오븐에 25분간 구웠는데...시간은 좀 단축되는 지 몰라도 설거지가 넘넘 귀찮네요...
담엔 걍 죽으나 사나 오븐에 해야겠어요.

샐러드는 오이 양상치 브로콜리에 망고와 양파 포도씨오일 식초 설탕 소금을 넣어서 휘리릭 간 드레싱.
맛이, 맛이...끝내줘요~~.
비지찌개는 먹다남아 모아놓은 김치에 돼지고기를 넣고 달달 볶다가 물 붓고 푹 끓인 후 비지 넣고 끓였어요.
이게 저희 친정어머니 방식이죠. 파 마늘 넣고 간은 새우젓으로 맞추고...

비지찌개는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인 것 같은데, 엉겁결에 해먹은 비지찌개도 괜찮던데요.
밥 비벼서 잔뜩 먹었더니, 또 졸리네요..오늘 날씨 탓인가요? 머리도 아프고, 잠도 자꾸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