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사면 좋으련만, 아쉬움을 남겨 꼭 이렇게 두 번 걸음을 하는 버릇은 영 고쳐지질 않습니다.
그곳에서 반가운 후배 몇을 만나서 같이 구경하고, 냉면 한 그릇씩 먹고, 얘기 좀 하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집에 들어오는데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이다. 그래서 오징어 튀기고, 버섯전 부쳤습니다.

아기 오징어 내장을 뺀 후 자르지 않고 통으로 녹말가루+튀김가루를 묻힌 다음, 튀김가루가 없는 관계로 녹말가루+물+달걀로 만든 튀김옷을 입혔는데, 너무 서두른 탓에 튀김옷의 농도가 너무 묽게됐어요. 오징어가 튀김옷을 잘 입지 않네요.
'이거 큰일났네, 온 부엌이 기름 세례를 받겠군' 했는데, 뜻밖에 오징어는 기름이 튀지 않고 잘 튀겨졌습니다.
'하하, 이렇게 잘 튀겨지는데 왜 기름이 튀어서 튀김을 안해먹는다고 하지...'하며 다소 자만에 빠져있을 무렵 웬걸 거의 오징어가 폭발음을 냈습니다.
바삭하게 하기 위해 두번째 튀기는 오징어 중 일부에서 기름을 마구 튀겨져 나오면서 손도 살짝 데이고...
오징어를 통으로 튀기다보니 모양도 예쁘지 않고..., 그랬는데 하나 맛을 보니, 오잉, 이럴 수가...못생겨도 맛은 좋으네요.
산아래의 예쁜 접시 사각접시에 튀김을 담아 상에 올렸더니, kimys "이거 먹을 만하네...맛있는 걸..."하네요.
튀기느라 위험했으나, 맛있어서 기분 좋은 오징어튀김!!
물기 많은 오징어를 튀길 때 위험했던 걸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다시는 오징어튀김을 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 반대에요. 위험했던 건 금방 잊어버리고, 맛있던 것만 기억하고는 또 물오징어를 튀기죠.
머리가 나쁜 건지, 무대뽀 인지...
암튼 모처럼 오징어튀김을 맛있게 먹고 기분 좋은 kimyswife가 녹번동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