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희 집 식탁 위입니다.
헝겊 매트가 덮여있는 건...내일 쓸 그릇입니다.
쓴 지 며칠 안된 것도, 한참전에 쓰고 한동안 쓰지 않았던 그릇도 모두 설거지를 다시 했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전 손님 초대하는 걸 꽤나 즐기는 것 같아요.
메뉴 짜고, 시장 보고, 쓸 그릇 고르고, 수저도 닦아두고, 식탁보도 갈아두고..
이런 과정들이 재밌습니다.
다만, 하루하루 나이를 먹다보니 체력적으로 조금 달리고, 또 시간에 쫓기다보니 기회가 많은 건 아니지만요.
그런데 한편 또 생각해보면 이렇게 즐기는 일이지만, 막상 초대할 손님은 그렇게 많지않은 거에요.
'우리집에서 한끼 밥이나 먹자'하면 흔쾌히 달려와줄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어 왜 집으로 오라하지?'하며 부담스럽게 생각할 사람도 있구요,
또 누구를 부르면, 누구는 어쩌지? 하는 생각에 일이 자꾸 커지는 것이 무서워, 마음은 있지만 그냥 접어두는 경우도 있구요.
그래도 내 오랜 후배들은,
밥 먹으러 오라고 하면, 좋아라하면서 달려와주니...얼마나 고마운 지 모르겠습니다.
피를 나눈 가족 말고도 이렇게 몇십년씩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후배들,
이런 후배들이 있다는게 제게는 참 큰 축복이지요.
오늘 아침에서야 간신히 메뉴 확정하고,
아직 음식준비는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그릇만 정해놓고도 절반쯤은 준비가 끝난 것 같아 즐겁습니다.
아, 그 헝겊매트안에는 어떤 그릇이 있느냐구요? ^^
무슨 그릇을 쓸까 궁리궁리하다가 그냥 흰그릇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요.
서빙 접시들은 코스타베르데를,
개인 접시들은 코보의 파라드 쓰기로 했어요.
이제 올해가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마음을 나눠할 분들이 계시다면,
거창한 요리는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은 밥상을 차려서 함께 하시면 어떨까요?
따뜻한 밥 한그릇 나눠먹는 거, 그게 힐링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