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세상에 도토리묵은 많지만...
엄마는 산골서 어렵게 자라신분이시라 그런지 유달리 도토리와 밤에대한 애착이 각별한 분이세요.
그동안은 고만고만한 4남매 키워내느라 도토리고 밤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으셨겠지요.
4명의 자식들이 하나하나 출가하고 집에 할머니와..엄마.그리고 울아부지만 남게 되자 해마다 가을이되면 아버지를 졸라 도토리 주우러 가자고 성화를 대셨습니다.
오랜 간경화로 고생을 하시는분이라 절대 피로는 금물인데도 해마다..해마다 도토리에 대한 집착이 아주 심하셨어요.
4년정도를 계속 도토리가 산에 굴러다닐 계절이 돌아오면 싫다는 아버지를 졸라 두분이서 배낭을 매고 버스를 타고 또 갈아타고 이 산..저 산..도토리를 주우러 다니셨습니다.
돌아오는 길... 두분의 배낭속엔 빈틈없이 도토리가 꽉 채워져 있었으니 그 무게가 얼마였을까요..?
욕심이 얼마나 많으신지 다리가 아파서 질질 끌고 산 골짜기를 다니시면서 도토리를 무섭게 주우신다내요(아버지말씀).아버지눈에는 잘 안띄는 도토리가 엄마눈에 얼마나 잘 띄는지..배낭 한개반은 엄마가 주우신거구요..반절은 아버지가 하루종일 주우시는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무거워진 배낭을 둘러매고 다시 버스타고 갈아타고 집에 오시면 쉴수 있는게 아니지요.
여러날을 다니시며 두배낭씩 져다 나른 도토리를 씻어서 묵가루를 만들기까지...얼마나 많은 노동을 필요로 하는지..
울아부지..도토리라면 이가 갈린다고 합니다.
첨엔 아부지도 아들들도 적당히..운동삼아..조금만 하시라고 했고..그러실줄 알았다가 ....
매일매일 퉁퉁부운얼굴로 피곤에 쩔은 모습으로 ...그래도 날마다 배낭을 둘러매시고 마치 신들린듯 도토리주우러 다녀오시다 ..무심결에 배낭을 받아든 큰아들이 어마어마한 배낭무게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앞으로 도토리 한번만 더 주우러 가시면 주워다 놓으신 저 도토리 다 가져다 버리고 말겠다고...해서...잠잠해지셨답니다.
그렇게 힘들게..묵가루 만드셔서..결국은 다 4명의 자식에게 나눠주시는겁니다.
멀리사는 제게는 젤 많은 양을 덜어 보내주시지요.
그렇게 4년을 100%도토리가루로 만든 울엄마표 도토리묵을 먹었습니다.
오늘 냉동실에 아직 조금 남아있는 도토리묵가루를 꺼내 쑤면서 엄마생각을 했습니다
엄마 건강이 많이 안좋으셔서 올해는 도토리 주우러 아마...설마...안가셨을겁니다.
맛있는 도토리묵보다..엄마건강이 자식들에게 얼마나 더 중요하다는걸 울엄마가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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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맘
'05.9.30 11:01 AM부모는 그저 자식생각 뿐이지요~~
예전에 저도 한번 도토리 주워다 해봤는데
정말 힘들고 시간 많이 걸리더군요
까고 갈고 물에담궈 빼고....말리고
그나마 우리세대는 부모의 수고와 고생을 알아주는데
다음 다음세대는 어떨련지..
부모님께 잘 하시리라생각되네용 ^*^2. 바다네집
'05.9.30 11:20 AM언니 ~~ 저희 엄마도 도토리 주우러 댕겨요^^
혹시 엄마들끼리 만나셨을지 모르죠 후후....
맛있지만
너무 힘들게 하시는데 말려야 하는게 아닌가 해요
아님 아직 건강하시단 증거니까
그냥 맛있게 먹어야 하는건지...
참 ,,,,언니
제가 오븐을 질러다는거 아닙니까 ...
후후,,,
아직 도착 안했는데 설레여요....^^3. 묵사랑
'05.9.30 11:25 AM부모님에 대한 님의 사랑이 보이네요...^^
묵도 맛있어 보이구요.
부모님 사랑이 들어 있으니 안 맛있다믄 불효녀...ㅎㅎ
넝담입니다.
건강하세요.4. 보배엄마
'05.9.30 10:27 AM저는 왜 여름나라님이 드시는 것만 골라서 꼭 먹고 싶은 걸까요?
저도 엄마가 보내주신 묵가루로 한바탕 묵잔치를?5. 영선맘
'05.9.30 11:28 AM여름나라 어머님이랑 우리 엄마가 참 닮았네요..
6. 박애화
'05.9.30 11:29 AM저도 우리어머니 성화에 매년 구시렁 구시렁 하면서 도아드렸는데...... 올해 1월에 고인이 돼셨지만 작년까지도 하셨답니다.
이글을 보니 우리어머니가 생각이나네요. 마움이 짠하네요~~~살아계실때 잘해드리세요.7. 지니맘
'05.9.30 10:38 AM참 가슴이 짠합니다...엄마의 자식 사랑은 어쩌면 그리도 깊고 한량 없는지...
도토리 묵맛이 유난히 맛있을거 같아요.
어머니가 건강하시기를 빕니다...8. 나나언니
'05.9.30 11:52 AM어머니 도토리 줍기 열정. 어른이라 이런 말씀 드려도 될 지 모르지만 왠지 귀여우세요. 정성 많이 들인 도토리묵을 손수 만들어 주시려는 그 마음도 느껴지구요. 정말 최고로 맛있는 도토리묵일 것 같아요.
9. 이쁜이
'05.9.30 12:54 PM뭐하나 더 주시려구........자식들이 맛나게 먹어줄 생각을 하면 그 무게가 어데로 가나 봅니다
야들야들한게 도토리묵 맛나던데요.
시부모님이 도토리 주워다가 만들어 주셨는데 진짜 가루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손이 많이 간다고 들었습니다.10. june
'05.9.30 12:57 PM사랑가득 담긴 도토리 묵이네요.
올해는 아마 도토리 주우러 안 가셨겠지만. 내년엔 건강해 지셔서 도토리가루 많이 보내주실꺼에요 ^0^11. 크리스티
'05.9.30 1:44 PM와 군침 넘어가는 묵이네요
정말 정성스럽고 맛있는 묵이군요12. 이쁜이
'05.9.30 3:18 PM아~ 참 도토리묵 맛나 보여요
어케 하는지 좀 갈켜 주세여^.^ 도토리묵이 좀 남아서리13. 실바람
'05.9.30 5:15 PM소스..양념..레시피좀 공개해주세요..
저희 식구들이 모두다 좋아하는 메뉸데..항상 양념장이 자신없어서^^;;
특히 우리 꼬맹이들이 무지 좋아하거든요..
정말 맛나보여요 ㅎㅎ14. 미스테리
'05.9.30 5:43 PM어머니의 사랑이 담겨서 더 맛있을수밖에 없는 도토리 묵이네요~
어쩜 저리 매끈하니 이쁘게 만드셨는지...^^15. 현재,윤재맘
'05.10.1 12:31 AM저두 어제 엄마가 직접 도토리 주워다 빻아서 만드신 도토리묵
받아서 먹었어요.
얼마전까지두 그리 귀한줄 모르구 먹었는데요.
도토리를 까서 빻아서.... 이런 과정들이 엄청 손이 많이가는걸 몰랐어요.
우리 아들 얼마전에 유치원에서 도토리 주워와서는 할머니
갔다 드린다구 할머니한테 묵쒀달라구 한다구 하데요.
그애길 엄마께 했더니 할머니 생각해서 도토리 주워온 손자가
너무 기특하다구 좋아하셨어요.
엄마 맛있게 잘먹었어요. 감사합니다.16. 해풍
'05.10.1 9:09 AM마음이 정말 아름답내요....
17. 여름나라
'05.10.1 10:10 AM사랑맘님.
부모님께 잘하고 싶은데 너무 먼곳에 살아서 항상 맘뿐이예요..
바다네님..
이제 맛난 요리 사진 올려주실건가요..? 멋진 오븐가능요리루...기대해용^^
묵사랑님.
묵이 맛없어서가 아니라 멀리사는거 자체가 불효가 되더군요..항상 마음쓰시게 만드니...
보배엄마님.
따라쟁이도 좋습니다..외국서 먹는 묵이 정말 맛있지요..^^
영선맘님.
고집쟁이 울엄마..올해는 도토리 안주우러 가셔야 하는데...모르겠습니다...ㅠㅠ
박애화님.
더 늦기전에 정말 잘해드려야 하는데...잘하도록 노력할께요...
지니맘님.
엄마 건강 빌어주시는분이 요즘은 젤로 고맙더라구요..고맙습니다..
나나언니님.
좋게 말해 열정..아님 옹고집입니다..ㅠㅠ 맛이야 기가 막히지만 말이예요...^^
june님..
울엄마표 도토리묵이 사실 맛은 최고예요..^^
크리스티님.
찰랑찰랑 ..맛나더라구요..같이 드세요^^
이쁜이님.실바람님.
도토리가루한컵에 물 5컵반을 넣어 그냥 저어가며 쑤어주다 몽글몽글해지면 소금약간 식용유약간 넣고 계속 저어서 진한 갈색이 되면 네모진그릇에 식혀 썰어 양념장만 끼얹은거예요.
양념장 비율은 정확히 몰라요.
제가 음식을 항상 대충버젼..내맘대로 버젼으로 하거든요.
단지..이곳에 참기름이 싸고 100%진짜라는 이유로 참기름을 좀 넉넉히 넣어준다는게 다른분들과 좀 다르려나..?
미스테리님.
엄마표라 맛나더라구요...^^
현재,윤재맘님.
아드님이 너무 귀엽내요..할머니가 많이 이뻐해주시겠어요..
도토리묵가루 만드는 과정이 장난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울아버지 오죽하시면 이가 갈린다고 하시겠어요...^^
해풍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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