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아버지를 위하여 간단한 감자.고구마튀김
위암말기인 아버지께서 이번달을 넘기실지 모른다고 했던게
엊그제같은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위암말기라서 마음의 준비를하고 있었는데
합병증으로 소장이 협착되어 터지기 직전이라
추석을 사흘 앞두고 수술을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술직전 아버지의 몸상태가 아주 좋지않아 회복여부가 불투명 하여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가족들과 친척들이 모두 다녀가셨습니다
저도 급히 연락받아 막차타고 가서 얼굴을 5분정도 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과 눈빛에는 두려움같은건 전혀 없고
새벽에 일어나 세수를 한 직후의 미소년처럼 맑아보이기만 했습니다
아버지의 맑은 표정때문이었는지 속으로 자신이 생기더라구요
느낌이 서로 통했는지 엄마도 수술전날 전혀 심란하지도 않고
편하게 푹 주무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수술후 바로 중환자실에 계셨습니다
수술후 3일째 되던날(추석) 중환자실에 난생 처음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중환자실에 가보신분들 아마 아실거에요
조명은 어느정도 밝게 해놓았지만
그 분위기가 얼마나 침침하고 어두운지...
그러나 들어가자마자 입구 맨앞에 계신 아버지를 보니
어둠속의 작은 별처럼 아버지의 눈빛에 힘이 있어보였습니다
면회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니
추석연휴를 보내고 돌아오신 의사선생님께서
회복이 매우 빠르다며 일반병실로 옮겨야겠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위독하시어 차례도 지내지 못하고 침울해 있던 가족들은
모두 환한 얼굴로 기뻐하며 아버지를 보러 병원에 갔습니다
일반병실로 오자마자
다음날부터 순서대로 물->미음->죽을 드시게 되었습니다
사나흘이 지나자 의사선생님께서는
이제 살아나셨다며
아버지의 회복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을 드신지 사나흘이 지나자
장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며
밥이건 뭐건 아무거나 마음껏 드시라고 하셨습니다
추석지나고 주말에 찾아가자
엄마 드리려고 조금 가져간 약식을 보면서
그게 드시고 싶다며 밤은 어디서 구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작년까지는 아버지께서 밤을 주워 오시면
그걸로 약식을 했었거든요
가방에서 머핀을 꺼내자
머핀(밥통케잌처럼 전기압력밥솥으로)도 드시고 싶다하시고...
통증도 점점 줄어들게 되어
아버지의 팔에 꽂혀있던 수액주사도
서너개에서 한개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또 기쁜건
아버지께서 마음속에 많은 변화가 생긴거랍니다
그동안 엄마께 잘못했다며 자주 화내고 짜증내서 미안하다고하십니다
화 잘내고 짜증 잘내는 사람에게 큰병이 온다며
지금은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화도 안내고 보상이라도 하듯 잘 대해주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엄마한테만 유독 화를 잘 내셨거든요
주말마다 기차타고 친정에 가느라 많이 바쁘고 힘들지만
다시 살아나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디선가 힘이 자꾸 솟아오릅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집에서 막내동생을 돌보는 아덜눔들도 참 고맙습니다
안아서 밥먹이고 게다가 응가 기저귀까지 갈아주느라
힘들텐데 싫은소리 한번 하지 않고 해낸답니다
요즘 주말마다 너무 힘들고 바쁩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먹을 음식들 넉넉히 만들고
아버지옆에서 병간하느라 입맛잃은 엄마가 드실것도 만들고...
그런데 응가 치우는 큰아덜넘도 때는 이때다 하고
먹고 싶은 간식 마구마구 주문합니다요~~
그래도 아기 데리고 유모차 끌고
차갈아타면서 다니면 힘들텐데
큰넘 덕분에 편하게 왔다갔다하니 그게 고마워서 아덜넘 주문대로 맛난 간식 해줍니다
아버지께서는 감자.고구마튀김을 매우 좋아하십니다
튀김팬에 기름 많이 붓고 하는것 말고
엄마께서 간단하게 튀겨주시는건데 저도 좋아해요
지난주에 아버지께 튀겨 드리고 왔는데
어린 조카들도 맛있다며 잘 먹더라구요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을것 같아요
(감자.고구마튀김)
재료:큰감자 두세개. 고구마 튀김가루(밀가루도 됨). 찍어먹을 양념간장
1.감자는 껍질을 벗겨서 2밀리정도로 얇게 썰으세요
2.고구마는 씻어서 껍질 벗기지 말고 감자와 같은 두께로 썰으세요
3.튀김가루에 물을 조금 부으면서 되직하게 반죽하세요(부침개반죽보다 약간 더 되직하게)
4.후라이팬에 기름을 좀 넉넉히 붓고 감자.고구마에 반죽물을 적셔서 튀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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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란우
'05.9.30 9:30 AM기분 무진장 좋으시겠어요,,,^^ 아버지가 드시고 싶다는 머핀 저두 함 먹고 싶네요,,
2. 모험소녀
'05.9.30 10:35 AM이 글을 읽으니, 작년 가을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그립네요...
저희 아버지는 간암이셨는데, 투병생활 3년동안 함께하면서 너무너무 행복했었거든요^^
아버지를 위한 맘을 보니, 참 효녀신거 같아요^^3. 순대렐라
'05.9.30 10:37 AM축하드립니다~~~~아버님의 쾌유를 빌어 드립니다^^
4. 여름나라
'05.9.30 10:38 AM좋은소식이라 저도 덩달아 기쁘내요..맛나거 많이 해드리시구여..화이팅!
5. 꽃다지
'05.9.30 10:39 AM'화 잘내고 짜증 많은 사람에게 큰 병 온다는 말씀' 저도 공감합니다. 즐거운 맘이라서 수술도 잘되고 건강도 좋아지신거라 봅니다.
저도 작년 추석무렵에 친정아버지가 급성 폐렴에 걸려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 했었는지... 그때 엘바도라는 노란 복숭아를 맛나게 드시던 모습이 선해요. 이번주에 한 상자 사서 친정에 가야겠는걸요.6. 사랑맘
'05.9.30 11:04 AM축하드려요
수술후가 더 신경을 써야되니 더욱 잘하세요7. 스티치
'05.9.30 11:18 AM아버님 더욱더 건강 좋아지시길 빌어요.
8. 수산나
'05.9.30 11:32 AM아버님이 좋아지셨다니 축하드립니다
10년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맛난것 많이 해드리세요 더 건강해지시길 빌어드립니다9. 따로
'05.9.30 11:32 AM저도 축하드려요.
10. 1gram
'05.9.30 10:39 AM눈물이 나요. 너무 기뻐서요..
완쾌되시길 바랍니다..ㅎㅎ11. 지니맘
'05.9.30 10:42 AM왠지 제가 다 기쁘네요~ 축하 드립니다 아버님이 좋아지셔서...
얼른 쾌차 하셔서 어머니와 사이좋게 지내시기를 빌어 드립니다~12. 실이랑
'05.9.30 10:44 AM정말 다행이네요..
마음에서 오는 병도 많다던데 이렇게 다시 살아나시고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되셨으니 기쁜마음으로 더 행복하게 사시기 바랄께요..^^13. 울땡이
'05.9.30 12:04 PM괜히 눈시울이..ㅠ.ㅠ
아버님이 건강하셔서 오래 행복하세 사세요....14. 고은옥
'05.9.30 12:10 PM튀김음식이 아버님께 좋을런지,,, 염려가,,,
조금만 드리시고 다른거 해 드리세용 *^^
막내보니라고 애쓰는 아들넘이 이쁘다요
기차타고 라도 부지런히 다니세요,,,
할 수 있을 때.....
아바님 건강 회복 빨리 되시길 바래요15. 봄이
'05.9.30 12:38 PM축하드려여~정말...
아버님이 앞으로 쭉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16. 웃어요
'05.9.30 1:07 PM축하드립니다....
이 글을 일어보니.. 저의 아부지가 생각나네요..
잘 해 드려야지.... 하면서...... 항시.. 맘 아프게 해 드렸는데.......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17. 라일락향기
'05.9.30 2:06 PM글을 읽다보니 위암으로 투병하셨던 친정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저희 아버지도 말기위암으로 5년 투병하시고 완쾌되어 5년을 더 사신 후 돌아가셨어요.
환자 본인도 항암치료 받으시느라 고생하셨지만 어머니가 간병하시느라 그보다다 더 고생하셨어요.
어머니께도 입맛당기는 음식 꼭 챙겨드리세요.18. 퐁퐁솟는샘
'05.9.30 2:11 PM벌써 이렇게나 많은 답글이 올라왔네요~~
이란우님. 요즘 기분 좋은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답니다
모험소녀님. 제가 효녀라구요? 실천하는건 별로 없고 마음만 효녀입니당
순대렐라님. 축하 감사합니다
여름나라님. 같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꽃다지님. 겉으로 화 잘내는것도 나쁘지만 속으로 화내는 것도 병이 된다지요?
사랑맘님. 축하 감사하구요. 친정이 가깝지 않아 잘 해드리기가 힘드네요...
스티치님. 감사합니다. 아버지 마음이 더 편해지셨으니 건강도 좋아지겠지요
따로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gram님. 눈물까지 흘리시다니... 같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니맘님. 아버지께서 엄마께 진정으로 미안해하시니 금슬도 좋아지겠지요
실이랑님. 행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울땡이님. 이제 다시 태어나셨으니 오래오래 행복하시겠지요?
고은옥님. 아버지께서 더 음식 조심을 하셔서 아주 조금씩만 드린답니다.
저도 아덜넘들이 넘 예뻐요.웬 고슴도치?
봄이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어요님. 그렇다면 아버지께서 하늘나라에 계신건가요?... 어머님께라도 잘 해드리세요 감사합니다19. 크리스티
'05.9.30 1:43 PM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가끔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 우리는 기운나게 하지요
님에게 일어난 일만 전해 들어도 힘이 나네요그리고 부모님 생각하게 되네요
화이팅20. 메어리 포핀즈
'05.9.30 3:58 PM가슴이 먹먹합니다.
저 역시 3년전 돌아가신 아빠 생각에 님이 봅시 부럽네요.
아빠게서도 폐암으로 고생 많이 하시다 가셨는데...
많이 축하드리구요.
기특한 아드님도 너무 이쁩니다.
많이 행복하세요.21. 남양
'05.9.30 3:17 PM축하드립니다..
아버님도 빨리 건강찾으시고 퐁님도 힘드시겠지만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22. 미스테리
'05.9.30 5:48 PM정말 축하 드려요...^^
중환자실의 분위기는 제가 누워있어보니 거기서 병을 도리어 얻겠더라구요...ㅡ.ㅡㆀ
회복도 빠르시고 게다가 어머님께도 잘해 주시고...^^
무엇보다도 동생을 잘 돌봐주는 아드님들...이쁘네요~
퐁샘님...아자아자 홧팅!!23. 나현마미
'05.9.30 5:49 PM정말 축하드립니다. 빨리 완쾌 되시고 행복 하시길 바랄께요.
24. 뿌요
'05.9.30 6:00 PM축하드려요. 저희 엄마도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자주 뵙고 드시고 싶은거 많이 해 드리세요.25. 세류.
'05.9.30 5:30 PM너무너무 잘 되었습니다... 퐁퐁솟는샘님 추석전에 이가족 저가족 사이에 끼어 고생하신다는 글 보면서 맘이 안타까웠는데, 걱정이 다 날아가는 기분이시겠어요. ^^ 우리 어머니도 대장암 수술하신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남의 일같지 않네요. 축하드려요. ^^ 아버님 더 나아지셔서 꼭 쾌유하시기를...
26. 까미유끌로델
'05.10.1 1:40 AM정말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행복한 일만 있으실 거에요.
27. 꿈장이^^
'05.10.1 8:39 AM축하드려요...
안그래도 쪽지로 여쭈어 보고 싶은맘 참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니 제가 감사하네요...
서로 기도하는맘으로, 사랑하는맘으로 남은 여생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정말 축하드려요~~^^28. 오!수정
'05.10.1 5:21 PM저희 아버지도 올 1월에 위암3기판정받고 수술하고 지금 투병중이세요.
암은 5년 안에 재발을 안해야 완치로 보기때문에 수술후 5년동안은 투병생활로 본다고 하더군요
위 절제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서 체중감소떄문인지 기력이 많이 쇠약해지셨어요
추석때 고향에 내려가서 뵈었는데 기력이 없어서 중간중간 등돌리고 누워계신 모습에 맘에 아팠어요
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심각하진 않지만 먹는 것에 대한 절제가 있어서 환자가 가족들이 무척신경을
써야되죠...
원글님 ...남의 일 같이 않아요 정말 축하드리고 5년동안 특히 관리 열심히 하시길 바래요...29. 헤스티아
'05.10.2 1:45 AM퐁샘님의 직관력에 항상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버지 쾌차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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