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5시쯤 남편이 전화를 해서, "아, 도저히 못참겠다. 오늘은 집에가서 저녁 먹을래." 하더군요.
하긴, 토요일, 일요일까지 정상 출근해서 오밤중까지 일하고 나니 몸이 못견디는거 당연하죠.
뭔가 맛있는 것을 해주고 싶어서 냉장고를 들여다 보다가,
부랴부랴 집에 있는 남은 야채를 활용한 엄청 간단한 우리집표 전골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말이 우리집표이지, 만드는 법이 거기서 거기인, 평범무쌍 전골입니다...쩝! ㅡ.ㅡ;)
이 소고기 전골은 그닥 범절 하는 냄새는 안나도 나름 조촐하니 맛도 좋고, 만들기도 아주 쉽고, 재료도 별거 안들어 갑니다.
어렸을때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전골인데요, 우리 엄마는 엄청 큰 전기냄비-몇십년 된 모델인데, 요새 슬로우쿠커랑 비슷합니다. 물이 훨씬 빨리 끓지만요...-에 하나 가득 해주시곤 했었습니다.
야채랑 고기, 당면도 여분으로 많이 준비해 두셨다가, 건더기 건져 먹으면 다시 또 넣어 끓여서 건져 먹고, 그랬었죠.
식구들이 단연 젤 좋아하던것은 전골에 들어간 당면이었는데, 국물맛이 잘 벤 미끈거리는 당면이 아주 일품이라 당면은 아주 넉넉히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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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불고기 양념한것, 양파, 무, 당근, 양배추(혹은 배추속대), 대파, 미나리나 쑥갓 조금,---이정도만 있어도 훌륭한데요,
딱히 법이 정해진 것은 없으니까 저는 집에 있는 재료를 털어 양배추 대신 적채 조금, 냉장고에 뒹굴던 노란 파프리카, 새송이버섯과 표고버섯 정도 추가했습니다.
재료를 이쁘게 돌려 담고, 가운데 불고기를 담은 후, 홍고추를 송송 썰어 얹으면 좋은데, 없어서 그냥 매운고추 한개 썰어 올렸습니다. 고추가 한개 들어가면 국물 맛이 그리 매워지지는 않고 좀더 칼칼한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여기에 당면은 미리 뜨거운물에 잠시 불려두었고,
계란을 한개 풀어 옆에다 두었습니다.(여기까지 첫번째 사진)
......육수는 다시마+멸치 육수구요, 미리 간을 해둡니다. 육수 1500cc에 간장 2큰술+소금 1큰술 반+설탕 1큰술 반 넣어 간을 해두는데요, 이때 약간 짠듯 하게 되어도 야채에 간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끓으면 딱 먹기 좋게 됩니다.
...그리고 먹는 방법은 다 아시겠죠?
휴대용 가스렌지 식탁위에 올리고, 펄펄 끓는 육수를 냄비에 부어 끓기 시작하면 당면을 풀구요,
간을 다시 한번 보고, 이때 후추 약간 뿌려 주구요,
마지막으로 계란을 한개 풀어 줄을 쳐줍니다.
그리곤 냠냠~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
아참, 이때 고기는 뭉치니까 육수 넣자마자 재빨리 젓가락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구요,
미나리나 쑥갓은 나중에 넣는 것이 더 좋겠지요?
그리고 당면은 놔두면 퉁퉁 불으니까 먼져 건져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이렇게 해서 즐거운 저녁에 맥주 한잔씩 마시고, 남편은 일찌감치 골아 떨어졌습니다.
저는 식구들 모두 잠든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내일 아침은 먹다 남은 전골에 고기 좀 더 넣고 걸쭉하게 끓여서 덮밥으로 먹어야 겠습니다. *^^*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청 간단, 소박한 쇠고기전골.
오렌지피코 |
조회수 : 4,109 |
추천수 : 3
작성일 : 2005-04-26 00: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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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랑이
'05.4.26 1:00 AM냉동실에 불고기 양념한거 남았는데...
내일은 쇠고기 전골을 한번 해봐야 겠네요..
당면 넘 맛날거 같아요...
레서피 감사 드립니다..^^2. 윤경희
'05.4.26 4:28 AM전 뚝배기에 해먹었는데... 정말 맛나요... ㅎㅎ 저도 나중에 전골냄비에 해서 먹어야겠네요..
3. 청순공주
'05.4.26 8:55 AM며칠전에 뚝배기 불고기가 너무 먹고싶어 해먹어야지~룰루랄라~~
레시피 정리하다보니 집에 뚝불할 뚝배기가 없다는걸 깨닫고 좌절!!
그런데 왜 오렌지피코님처럼 전골할 생각을 못했는지......
머리나쁘면 평생 고생한다더니 그말이 맞나봐요~;;4. *^^*_smile
'05.4.26 9:06 AM보글 보글 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당면 넘 맛있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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