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명절준비하러 시골할아버지댁에가면
항상 숙모님은 마당 한켠에 조그만 화덕을 마련해서는
까만 솥뚜껑 엎어 놓고 전을 부치셨습니다.
솥뚜껑 한켠에 돼지비계 얹어두고 고추찌짐이며 고구마, 생선전등을 부쳐내선
싸리로 엮은 채반에다 식히셨지요.
사촌들이랑 온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다가 출출해지면
숙모님 옆에서 금방 부쳐낸 전들을 얻어먹었습니다.
다들 그런 기억 있으시죠?
숙모님이 둘째 며느리셨습니다.
어느듯 자라서 둘째 며느리가 된 저 ,
저도 명절에 시댁에서 하는 일이 전 부치는 겁니다.
한 10년, 전만 부쳐냈더니 전하나는 잘 부친다고 칭찬 받습니다.
고추찌짐 부치는 거야 다들 아시는 거지만
과정샷 한번 해볼랍니다.
제 방법은 경상도식입니다.
재료 : 좌측부터 시계방향 차례로
해산물 믹스 다진 것, 부추, 돼지고기
방아, 홍고추, 풋고추
그리고 밀가루,
멸치다시물, 된장, 간장, 소금, 마늘(집된장과 간장이라 짠 맛이 다를테지만
저는 다시물 2컵에 된장, 간장 한 큰술씩 넣고 소금으로 간간하게 간했습니다.)
1. 준비된 재료

2. 다시물에 마늘, 된장, 간장, 소금으로 간 한 것

3. 돼지고기는 먼저 볶아서 넣어야 나중에 돼지고기 설 익을까봐 스트레스 안받습니다.

4. 몽땅 골고루 섞어서

5. 밀가루 훌훌 섞고

6. 양념한 다시물을 자작하게 붓고나서 밀가루를 조금씩 더 넣어가면서 농도를 맞추죠.
(묽은 크림 숲 정도면 될려나? 정확한 계량이 아니라 죄송^ ^::)

요정도로요.

7. 불은 중간 정도로 맞추고
가운데 한 국자 얹고 중심부분 부터 바깥으로 바닥을 탁탁 쳐가면서 넓힙니다.
최~대한, 넓게, 얇게.


8. 밀가루가 익어서 이렇게 말갛게 색이 변하고
가장자리가 노르스름하게 되면

9. 뒤집습니다.
그 다음 뒤집는 시기는 고수가 되면 뒤집게에 느껴지는 감촉이나
프라이팬에 밀려다니는 모양새를 보고 알 수 있지만
초보는 안됩니다. 그냥 이렇게 살짝 들어보세요.

10. 채반에 펴서 식힙니다.

* 남은거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이건 경상도식이 아니라 그냥 제 식입니다.^ ^
1. 식은 고추찌짐을 호일이나 유산지에 펴서 돌돌 맙니다.

2. 끝을 아물려서 냉동합니다.

먹을 때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약한 불에서 데워먹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