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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은하수 인생 이야기 ㅡ둘째 이야기 2

| 조회수 : 316 | 추천수 : 1
작성일 : 2025-09-15 10:03:55

둘째  이야기2

 

어제는  미케비치 앞에

작은 로컬  맛사지샵을  갔습니다.

맛사지도 시원하고 가격도 싸고

무엇보다  

사장내외가 매우 친절해서

여러번  방문한곳입니다.

 

살림집과 맛사지샵을  겸하고 있어서  

6살짜리 아들이 똘망똘망한 눈을  빛내며

저희에게  차도 따라주고  

과자도  접시에 담아 대접해주었습니다.

 

저는 옛날  시어머님이 

안양비산동에서  분식점을 차렸을때

4살 아가인 아들이

손님들 자리에 앉으면  

바로 냉장고에서  

야쿠르트를  꺼내  접대하던  일이

생각나 눈물이  났습니다.

 

맹자 어머니가

왜 3번  이사를  했는지  

제가 깨달은  장면이기도  해서
아이가 안쓰러웠습니다.

 

 

아이들은  본래  타고난  기질이  있어서  

부모가  어떻게  만들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밤마다

머리맡 눈물의 기도로  
건달인  아들을  
사도 바울로  변모시킨 
어머니 모니카를  떠올리면 
부모는 무슨일이 있어도
아이를 믿어주고  사랑하고
앞날을 빌어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둘째 
똑똑하고  자립심  강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순하고 효자인

큰아이 키우는것보다
2배는  힘들었습니다.

 

내일이 수학 경시대회인데
공부는  안하고  피시방 가고  

친구들과  싸워 이빨 부러지고

얼굴에 손톱자국  남겨오고  

하루도  편안한날이  없었습니다.

 

둘째가 중학교  2학년때 였습니다.
결혼 20주년이어서

코타키나발루 3박4일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  도착했는데

담임  선생님의 다급한 전화가  울렸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이가   같은반  아이
가슴을 가위로 상처를 내서

부모님이 엄청  화가 나셨습니다.

즉시 그집  가보셔여할것  같습니다.

 

하늘이 노래졌습니다.
반장인  둘째가 
선생님 대신  자습시간에 떠든  아이들  

통제를 하고 있었는데  

칠판에 이름 적힌 아이가

이름 지우라 요구했고  

거절하자

막내를  마구 때린것이시작인데  

막내가  맞다가 미술가위로  

그아이 가슴팍을 긁어서

3센치정도  상처가 났다는것이었습니다.

 

부모끼리  해결해야하는데
저희가 부재중이라
학교도 난리가  났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부부가  달려갔습니다.
피해입은 아이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우리부부는  다 무릎을 꿇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자식을 잘못 키운  저희잘못입니다.

 

집안엔 피해입은 아이

부모님이 계셨는데
저희들을  일으켜 세우고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떠들고  때린 자기 아이도  

잘못이  있다고  하시며  

저희의 사과에 마음이 풀렸다고  하셨습니다.


가위가 색종이 자르는 
힘없는  가위라
다행히  꿰맬 정도 상처는  아니라고  

부지런히  후시딘  바르면  된다고
하셨지만  준비해간  

치료비와  선물을 드리고
그집을  나섰습니다.

 

엄마 아빠가  자기 때문에
무릎까지 꿇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둘째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남과 덜 싸우고
참는 법을  깨치게  되었습니다.

 

중3때  10년지기  친구랑

주먹다짐을 했는데
앞니가 깨질 정도로  

친구가 때렸는데도
그때 생각해서  참았다고
자랑을  합니다.

 

막내는  지금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다정다감한  최고의 선생님이죠.
학년이 끝날때면  

아이 하나하나  편지써서

간식선물까지  싸서 보내주고  

아이들에게 자주 피자도 쏘는  

멋진  선생님입니다.

 

전교 최고 말썽장이가  

어떻게  그렇게 변신했을까요.

막내 이야기는   3편까지  계속입니다.


키톡에  여러분  사는 이야기

맛난 음식과 함께 
많이 올려주세요. 


그럼  제가 또 막내이야기로
찾아뵐수 있습니다.

 

며칠전엔  다낭에

제일 인기있는 해산물식당
목식당  다녀 왔습니다.

다금바리회랑  크레이피쉬 시키면  

20만원 훌쩍 넘어서

요리조리 머리 굴려  

딱 먹을것만 시켰더니
4명  3만 5천원. 70만동 나왔습니다.

 

특히 타이거 새우회 300그램  꼭 시키세요.
회가  탱글탱글하고  너무 맛있습니다.

다낭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서  

해산물이  싱싱하고 맛이 납니다.

총알새우. 가리비. 생새우회  

맛조개와 조개죽까지

맛있게 먹고왔습니다.  

호이안.다낭  한달살기에  

가장 큰 매력입니다.

 

 

사춘기 아들이 맘 못잡고
방황할때  남편이  아들 머리맡에  올려놓은  편지
덧붙입니다. 남편도  지금보니  글을 잘쓰네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빠 어렸을때


아빠가 아들들에게 예전 아빠가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

예전에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가 지금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있고,

아빠가 커올 때  아버지가 지나간 이야기를

너무 자주 반복해서 이야기한 탓에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한번씩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기억들이지만 그리운 시절이다.

 

 

아빠가 네나이 또래에

무엇을 했을까 문득 떠올려 본다

 

중학교 2학년 시절

부산에 있었다

할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온 식구가 부산 외할머니댁 근처로 이사를 갔다

단칸방에서

식구들 모두 잠자기는  좁아

아빠는  조그만 다락으로 자리를 옮겼다

냉골방이지만  내방이 생겨 좋았다.

 

거기에서 라디오 조립 키트를 사서

납땜도 해보았다.

아빠는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했다.

 

 

할아버지는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노동일을

할머니는 포장마차를 했었다

 

학교에 갔다오면

아빠는 할머니 포장마차 곁에서

물통에 물도 날라주고

재료가 떨어지면 재료도 사다주곤 했었다

그리고 늦게 하루 장사가 끝나면

할머니와 같이 포장마차 정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공부는 늘 벼락치기였었다

시간도 없었거니와

아마도 할머니 도운다는 핑계로

공부를 하기 싫었는지 모른다

 

성적이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반에서 10등안에는 늘 들었던 것 같다

늘 벼락치기였지만

재수좋은 시험에는

전교 10등안에도 한번 들었던 것 같고...

 

학교생활

어린 나이에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부산으로 전학와서

적응하기 참 힘들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대구에서 왔다고

대구촌놈이라고 놀려댔다.

 

 

그때는 새 교과서를 살 돈이 없어서

신학기만 되면 늘 헌책방을 기웃거려

남이쓰던 헌책을 구해야 했다.

 

 

할머니 힘들지않게

부담주지 않을려고 알아서

새책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집까지 4킬로미터 되는 길을

하교길에는 혼자서 걸어 다녔다.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아마도 큰돈은 들지 않았을 텐데

내가 안간다고 했다

공주.부여로 갔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절실하지는 않지만

아빠의 머리속엔 지금까지도 시간이 되면

공주박물관과 부여 낙화암을

한번 가보았으면 하는

미련이 자그많게 남아있다.

 

 

키작은 꼬마 중학생이지만

손재주가 있어서 만들기는 잘했던 것 같다.

 

버스를타고 학교를 다니면서

늘 맨앞자리에 않아

운전기사가 어떻게 운전하는지

계기판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심이 많았었고

두터운 마분지로

입체 버스를 만들어

동생들과 같이 놀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 아버지가

고무공장 공장장으로 취직되어

공장 사택으로 이사를 했다.

 

넓은 공장마당과 쌓여있는 고무 제품들.

특유의 독한 고무냄새속에서

묻혀 살았지만

거기는 아빠와 삼촌들의 놀이터였다.

 

 

바로 옆에는 고물상이 있어서

아빠가 만들고 싶어하는 것들의

재료 공급처였다.

 

나무와 자동차 의자를 구해와서

진짜 사람이 않을만한

크기의 자동차도 만들어서

삼촌들과 거기서 놀고는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동차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

 

그러다 고무공장이 망했다.

기찻길 옆 단칸방으로

이사를 갔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야 돌아 오시고

아빠는 학교에 갔다 오면

자그만 부엌에서 석유곤로를 키고

어린동생들과 얇은 밀가루 부침이나

라면을 즐겁게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아빠는

동생에게 엄마역할을 했던 것 같다.

 

 

담하나를 넘으면 기차가 다니고

바로 옆에는 군부대가 있었고

또 비누공장이 있어

늘  퀘퀘한 화학약품냄새가 가시지를 않았다

큰삼촌은 활발하지는 않지만

아빠가 때리고 야단치면

울면서 대들던 기억이 있고

작은 삼촌은 애기였다.

가끔씩은 집에서 한시간쯤 걸어가면

부산 과학관이 있었다

아마 거기도 아주 좋아했던 것 같다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아빠가 어린삼촌들을 데리고

버스비를 아껴 삼촌들 아이스크림 사줄려고 먼길 손잡고 장난치며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살아야 되어서

고등학교 갈수 있을지도 잘 몰랐다.

 

 

마침 누가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가면

나라에서 다 공짜로 공부시켜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절실하게 애원했다

제발 합격하게 해주세요

기술배워서 빨리 졸업해서

돈벌어 할머니 고생 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고는 할머니랑 같이 살면

방도 작고 할머니도 힘이들고해서

공부를 할수 있게 해준다는 이야기에

마침 해운대 학교 근처에 있는

외할머니 댁으로 갔다

아빠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공부는 하지 못했다

학교 갔다오면

외할머니집에서 운영하는

탁구장 청소,카운터 보기로

시간을 다 보냈다

용돈도  한푼 못받고 무보수로 외삼촌

탁구장일을  하루종일 해야했다.

하기 싫어도

엄마 생각에 어쩔수 없이 견디었다.

 

여기까지가 아마도

우리 아들 나이에 겪었던  

아빠 이야기이다

다음 이야기는 우리 아들이 또 자라면

그때 다시 해주마.

 

사랑하는 아들

아빠가 하고 싶은 이야기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별로 없다

왜냐하면 아빠가

멋진 모습을 제대로

못보여 주어서 말할 자신이 없다.

 

 

다만

 

우리 아들은

나처럼 힘들게 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나처럼 하고 싶은 것 못하고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적어본다.

 

사랑하는 아들아

요즈음 아빠가

신경이 예민해져서

화를 자주 내었구나

똑똑한 아들이

저렇게 허물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걱정이 된다.

 

아빠의 역할 생각해보니 참 많구나

우리 아들들의 아빠이기도 하고

엄마의 남편 할머니의 아들 삼촌들의 형

아빠 혼자서 무척 힘이 들구나

우리 사랑스런 아들이

아빠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을래

아빠가 힘내서 모두를

잘 도와줄 수 있도록

우리 아들의 도움을 부탁할게.

 

아빠도 힘내고

 

우리 아들도 힘내자.

 

2008년  9월   아빠가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25.9.15 10:11 AM

    살아있는 생새우회 300그램 21만동
    만원 남짓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초장도 싸들고 갔습니다.
    저 회 안좋아하는데 4마리나 먹었습니다.
    달고 탱글탱글했습니다.
    목식당에서 얼음은 안먹었습니다.
    먹고 배탈 났다는 사람이 많아서
    가져간 저희 얼음 먹었습니다.

  • 2. 2것이야말로♥
    '25.9.15 11:19 AM

    많은 역할이 힘들다는 아빠의 진정한 마음을 담은 글귀가 이 아침에 눈시울을 적시네요..

    텀을 벌려야 하는데,,, 음식이 없어서,,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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