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몇달만에 연차를 사용하게 됐는데 8시에 눈이 떠졌다.
어제 실장님이 뭐할꺼냐고 물어보셨을때 늦잠 자려구요 라고 했는데 망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난 김에 숙원사업인 오븐과 베이킹 냉장고가 있는 베란다를 치웠다.
내가 왠지 잠깐이나마 전업주부가 된 것 같아 뿌듯했다.(청소시간 약 30분 ㅋㅋㅋㅋ)
그리고 늦은 아점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찾아봤는데 먹을것이 없다.
우리집은 엄마가 살림을 거의 안하신다. 밥, 반찬 다 내가한다.
그런데 요새 야근이 많아 나도 아무것도 못했으니 뿌린대로 거둔다고 아무것도 없다.
우리집 보물창고 냉동실을 다시 뒤져보니 오호라 약 몇달 전 내가 사둔 삼치가 있다.
프라이팬을 데우고 보니 이게 너무 얼어서 반으로 안썰린다.
그래서.. 부러뜨렸다.(아래 사진 참고)

저 너덜너덜한 자태.. 엄마가 보시면 예의없는 음식이라고 하시겠지만 나 혼자니까 괜찮다.
그 옆에서 끓고 있는것.. 닭죽이다.

솥의 크기가 감이 오는가? 곰솥이다.
때는 5월 10일...
모처럼 쉰다고 닭죽을 끓이는데, 아무생각없던 나는 찹쌀을 4컵분량을 씻어버렸다.
그래도 식구 수가 있으니까 먹을 수 있겠지 했지만 동생들과 엄마는 그 다음날부터 레몬디톡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런 시베리아 삽살이 같은 상황 ㅠ
그날부터 아침저녁으로 죽이 쉴까봐 계속 끓였더니 비쥬얼은 메롱이다.

아까운데.. 먹어도 안죽겠지라는 생각으로 매 끼니 죽이다.
그 사이에 삼치가 다 구워졌다.
그때.. 엄마가 오셨다.
삼치를 보시더니 귀찮아도 잘라서 굽지.. 라며 잔소리를 하신다.

혼자 먹고 증거인멸 하려던 계획은 틀어졌지만 괜찮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기 기술이 있다.

밥먹고 82쿡 하다가 갑자기 삘받아 브라우니를 구웠다.
시커먼것이 맛이 있을지 모르겠다. 레시피는 어린어른님 킹아서 레시피로 만들었다.

개별포장해서 박스에 착 담아놓으니 괜찮아보인다.
회사베프랑 그냥 베프한테 줘야겠다.

박스에만 담으면 심심하니 리본도 묶고 스티커도 붙혀봤다.
다 하고나니 고단하다.
근데 일 하는것 보다 "다"체로 쓰는게 더 힘들었다. 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