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하려고.”
“지금까지 놀다가 잠잘 시간되니 공부하려고?”
- “12시도 안 됐어 좀 더 있다 잘 거야”
“일찍 자! 30분만 하다가 자”
- “알았어…….”
“하도 전화도 없기에 전화했어, 문자도 없고…….”
- “헤헤~~ 내가 시크 하잖아.”
“시크녀야!” (라고 말했지만 ‘두 번만 시크 했다가는……, 시크가 다 얼어 죽었다.’라는 걸 다들 알 것임.)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일찍 일찍 자. 안녕!”
- “어, 아빠두…….”
잠자리 들어 뒤척이다 어제 밤 11시 30분쯤 K와 통화가 끝난 후 문자가 왔다.

문자 받고 빙긋이 웃다가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 꿈꾸라’는 아이 문자가 키득거림까지 음성 지원되는 듯해 혼자 웃었다.
‘그래! 니 꿈 말고 엄마 꿈꾸라는 말이지, 그럼 엄마 꿈꾸지 뭐’ 하고
호기롭게 다시 잠자리 들었으나 K의 바램과 달리 정작 H씨는 만나지 못했다.
아마 너무 깊은 잠에 빠져 꿈길조차 나서기 힘들었나 보다.
“이 맛에 산다.”
‘이런 즐거움에만 빠져 살아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다시 봐도 입 꼬리가 올라간다.
덩치만 큰 게 아니고 이제 정말 다 컸나보다.


요즘 자주 먹는 도토리 묵 무침과 청국장, 말린 가지 무침, 역시 말린 고구마줄기들깨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