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제 개인적으로도 크나큰 일이 일어났지만
우리나라도 한해를 보내는 내내 가슴 쓸고 마음 졸이고 그랬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살아내느라고 수고 많으셨어요. 모든 분들에게..그리고 저희 식구 모두에게 올 한해 묵묵히 이겨내고 살아가느라 애썼다고 등 두들겨주고 싶은 12월 31일입니다.
요즘 82쿡에서 인기리에 따라하느라 정신없는 메뉴 중 하나가 불고기입니다.
missy USA 사이트의 David An이 올린 레시피를 에스더님이 올려서 시작된 불고기붐인데.... 이거 좋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저도 동참합니다... ㅎㅎ
인터넷의 부작용도 많이 거론되지만 저마다의 좋은 정보를 아낌없이 나눈다는 측면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런 도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고마운 인터넷입니다
이 레시피의 특징이라 하면 바로 물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연한 육수양념에 고기를 재우는 거지요.
원래는 고기 1.5~2킬로당...물 5,5컵 간장 1,5컵, 설탕 2컵, 파인쥬스 1/3컵, 마늘 반스푼, 후추 1/4스푼, 정종 1/3컵, 참기름 1/4컵에 양파 1~2개를 링을 썰고 오렌지 1개로 링썰기로 하고 대파는 한 뿌리를 길게 채썰어 넣은 방식이라는데..아마 미국 스타일이지 싶어서 전 프리스타일로 약간 변형을 시켰습니다.
파인주스도 시판 파인쥬스로 하는 듯 하는데 일반 마트에서 파인쥬스 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전 파인애플 통조림 국물을 이용했는데... 만약 건더기를 쓰신다면 양을 많이 줄이시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한 연육작용으로 고기가 녹을 염려가 있으니까요.
프리스타일 양념 계량
한우 불고기감 2킬로..
물 6컵, 간장 1컵, 설탕 1컵, 파인애플 통조림 국물 1/3컵, 마늘 1큰술, 후추 1작은술, 정종 1/3컵, 참기름 1/4컵, 깨소금 2큰술 양파 1개 링썰기, 대파 한뿌리 4센티 길이로 굵은 채썰기, 집에 오렌지는 없고 향 좋은 한라봉이 있어 한라봉 1개를 썼습니다.
이 같은 양의 양념으로 LA갈비 1.5킬로와 한우 불고기감 2킬로를 각각 재웠습니다.
물론 핏물을 여러차례 뺀 다음에요.
LA갈비는 물에 담궜다가 여러차례 물을 바꿔서 핏물을 빼주고..
불고기감은 스텐 체망에 고기를 올려서 핏물이 빠져나가도록 한 다음에 키친 타올로 꾹꾹 고기를 눌러 핏물을 닦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요즘 제주 눈도 오고 날도 추워서 그랬는지 지난 주말 배송되어 온 한라봉이 살짝 얼어서 왔더군요.
제주에서 당근 보내주기로 했는데 그것도 지금은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얼어서 그런지 향은 좋은데 과육의 결이 조금 거친 듯 싶기도 해서.... 이 한라봉을 이용해서 고기를 재웠어요..... 비싼 양념이 된 셈입니다..ㅠ.ㅠ

갈비를 재워서 통에 담고 난 다음에 그 그릇에 다시 한우 불고기도 재웠습니다.
요즘 저희 집에 고기 풍년이 좀 났거든요.

갈비도 재워 통에 넣은 다음 김치냉장고로 가고...

불고기감도 재웠습니다.

저희 집은 신정을 쇱니다. 그래서 어제 제사 상을 보기 위해 나가는 길에..... 머리를 확 잘라냈어요.
짧은 커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잘라달라고 했어요.
하고 나니 한결 머리가 가볍네요^^
어제 저녁엔 오늘 아침 준비를 미리 해두었어요.
역시 82쿡 리틀스타님의 레시피대로 미니 새송이도 조렸어요.
미니 새송이 한봉에
맛술 반컵, 물 4컵, 간장 4큰술, 대파 1개, 건고추 3개정도, 물엿 4큰술을 붓고 팔팔 끓여 양을 반으로 줄인 다음에..
미니 새송이를 넣고 다시 졸이다가 통마늘 약간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이런 미니 새송이장조림이 완성됩니다.

새송이도 조려놓고 어제 사온 병어 한 마리를 감자 넣어 조리고...그리고 냉이된장국도 끓여 놓았어요.
요즘 막내가 아침 일찍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리 밥을 서둘러 해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어제 가만 생각해보니...
제 밥상도 한해를 결산하면서 마지막날 의미있게 차려지면 좋을 것 같았고..
그리고 저희 가족 모두 올 한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서로 북돋아주면서 힘합쳐 살아내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작은 위로로 푸짐하게 아침상을 차리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침 일찍 일어나 그릇 배치부터 해보고....
오늘은 이런 컨셉으로 가보자 싶었던 거죠.

중앙 커다란 네모 대접시에는 메인을...
그리고 반원 접시에는 보조 메인을.... 배치하고..
그 사이사이에 반찬들을 깔아놓겠다는 구상이었어요.

오늘 이런 의미있는 밥상 차리는 것도 2010년을 결산하는 의미지만..
어제 오늘 주방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왠지 가스렌지랑 씽크대, 전자렌지도 닦아내고 냉장고 대청소도 해야 말끔하게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씽크대 속 정리하다 발견한 전복 껍데기....
자연소재인 전복 껍데기속이 어찌나 화려하고 이쁘던지 그릇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오늘 아침에 활용합니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처럼 써도 좋지만 찜기 그릇으로 써도 좋으니 전복 껍데기 버리지 말고 깨끗하게 세척해서 활용해보심 좋겠네요.

이렇게 세팅한 그릇에 어제 끓여 놓은 병어감자찌개 냄비를 올리면 될 것 같아요.


화려한 전복 껍데기 속에는 월남쌈을 싸서 올릴 거에요... 왜나면 월남쌈 아침에 각자 싸 먹기 번거로워 미리 싸서 상에 올릴 건데...
이게 접시에 한꺼번에 담아놓으면 지들끼리 붙어서 난리부르스가 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인분씩 껍데기에 담아 놓을까 합니다.
월남쌈 재료는 아침에 준비했어요.
오징어 다리랑 새우 데치고, 파인애플 통조림.. 어제 고기 재울 때 땄으니 먹어야 하잖아요... ㅎㅎㅎ
계란지단이랑 오이는 어제 김밥 싸 먹고 속 남은 거구요.. 붉은 양파는 단촛물에 살짝 절여서 맛을 들여 놓았어요.

그렇게 월남쌈 재료를 썰어 놓으면서 미니 오븐에선... 오징어 몸통을 살짝 구워서 연한 고추장 양념을 발라 다시 더 구웠고요.
그런 다음에 미니 오븐 씻지 않고 계속해서 삼겹살도 조금 구웠어요.

월남쌈 안에 지난 번에 먹은 킹크랩 등딱지에 붙어 있는 알도 조금 넣어줄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서 차려진 12월 31일 밥상을 공개합니다... ㅎㅎ

아직 완전하게 익지는 않았지만 엊그제 담근 물김치도 꺼내고...

노란 봄동도 날로 먹도록 준비해 놓고요..

이건 무말랭이랑 진미채를 함께 무친 무말랭이무침입니다.
꼬들꼬들한 맛이 아주 좋아요.

오븐에서 연달아 구워낸 오징어양념구이랑 삼겹살...

오징어 양념을 덧발라 가면서 굽다가 맨나중에 대파 푸른 잎을 곱게 채썰어 올렸습니다.

작은 투명잔에는 삼겹살을 찍어 먹기 위한 쌈장이 담겨져 있고요.

커다란 접시에는..... 당근, 오이맛 고추랑 데친 브로콜리를 올리고..
당근을 꽃처럼 한번 썰어 본 거구요.

월남쌈 재료와 땅콩버터, 칠리소스까지 넣어서 말아주었고요..

새송이 조린 것...

무 깍두기랑 무파래무침..
무 깍두기에도 보라돌이맘님이 일러주신 유산균 음료를 섞어 보았는데 아직 완전하게 익질 않아서 그 맛은 잘 모르겠네요.


이건 부산에서 사온 짤막한 조선부추로 담근 부추김치..정말 맛이 좋아요.


부추오징어전과 배추전도 조금 부쳤어요.
작은 잔에는 초고추장이 담겨져 있어요.

이것도 제가 담근 어리굴젓...
그냥 담는 것보다 푸른 잎 한장 깔아주니 붉은 색이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꽃모양 당근 옆에 스프 볼에는 어제 재워 둔 불고기를 넣을 거구요.

요새 고기 풍년을 만났다고 그랬잖아요.
어제 소고기 장조림도 조금 했어요.
꽈리고추랑 마늘을 넣고..

냉동실 정리하다 나온 반건시 곶감 하나 썰어 반찬인양 당아 본 거구요.

바로 이 스프볼에..... 불고기 재운 것을 버섯이랑 같아 볶아서 놓을 겁니다.

바로 이렇게요.


어제 끓여두었던 구수한 냉이된장국...
겨울인데.... 냉이 향이 어찌나 좋던지...... 된장국이 서프라이즈한 맛이 나더군요... ㅎㅎㅎ


비록.... 저랑 저희 식구들이 먹는 오늘 밥상이지만....
올 한 해를 사느라... 힘드셨던 당신에게... 살아내느라 아프고 서럽기도 했을 그대들에게....
저희 이 밥상을 사진으로나마 바칩니다.
201년 한해에도...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많이 애 쓰셨습니다.
오늘...제야의 종을 들으며 고단했던 2010년을 내려놓고 새로운 날의 희망을 안고 2011년을 향해 비상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사진이 잘 보인다 싶은데 안 보이시는 분들이 계신가봐요.
일루 오세요..
오늘 밥상 이야기 :: http://blog.naver.com/hwa1875/120121106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