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아침 밥상에 남은 반찬을 잔반통에 담으면서... 점심엔 비빔밥 해 먹어야지 싶었어요.
막내 시험기간인지라 일찍 오는데 막내가 나물 넣어 비벼 먹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콩나물, 시금치나물에 파래무무침, 김치까지 싹싹 긁어 넣어서...... 비볐습니다. 마침 고사리나물도 조금 있길래 같이 넣었어요.
역시 비빔밥엔 고추장이 듬뿍 들어가야 제맛~~~이라고 하지만....
원래 우리네 전통 비빔밥을 일컫는 골동반에는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요.
요즘이사 제사 지낸 다음에 나물 적당히 넣고 비비거나 여름에 열무김치 넣어 열무김치비빔밥을 즐겨 먹지만 골동반에도 나름의 격식이 있다고 하니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궁중의 비빔은 밥에 여러 가지 익힌 나물(오이, 고사리, 도라지) 과 볶은 고기를 넣어 고루 비벼서 대접에 담고
그 위에 알지단, 생선전., 다시마튀각 등을 얹어서 먹는데 고추장은 넣지 않았다고 궁중음식 자료집에 씌여있더라고요. 그렇게 했던 것이 훗날 약고추장이나 고추장을 넣어서 비비게 된 것 같아요.
또 일설에 의하면 궁중에서는 섣달 그믐날에는 비빔밥으로 묵은해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새해는 첫음식으로 떡국을 시작하였다고 해요. 아마 섣달 그믐날 남은 음식을 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해를 정갈하게 맞고 싶어 그렇게 했겠지요?
아무튼 저희 집 막내... 비빔밥..고추장 맛으로 먹는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고추장 팍팍 넣는 걸 좋아해서 많이 넣었어요.
참기름도 듬뿍~
전주 비빔밥엔 다시마 튀각이 꼭 들어가는데 그것 참 맛이 좋답니다. 정식으로 만들어 드실 때는 꼭 다시마 튀각도 만들어 곁들여 보세요.

그리고 비빔밥을 젓가락으로 비비는 것이 좋아요....

잔반통에,,,,,, 단호박 샐러드만 남고.... 나머지는 깔끔하게 처리가 되었다는 인증도 함께^^

역시 아침에 먹다 남은 문어회무침.... 그냥 따로 담아놓기도 그렇고 해서.. 남은 초장과 함께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비빔밥과 함께 먹었는데 술술 잘 넘어가더라구요......

점심은 그렇게 먹고...저녁엔 스파게티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스파게티 준비를 합니다...
근데.... 갑자기 꾀가 나서 대충 대충 설렁서렁해주었어요....
불고기 양념해서 냉동시켜 놓은 것 한 묶음 꺼내고... 편마늘과 함께 볶다가...

버섯, 먹다 남은 당근 조각, 양파도 넣어서 휘리릭 볶은 다음에...

성의없이 빨랑 할려다가.... 깨소금 왕창 넣어주고...홈메이드 맛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에...잘 삶아 놓은 스파게피 면을 넣어 볶아줍니다....

역시..홈메이드 토마토 케첩 ...... 넣어주었어요..
잠시 귀찮아도 워낙..틈틈이 쟁여놓은 부지런함으로... ㅎㅎ 잠시의 귀차니즘을 위안삼으며~~~

홈메이드 토마토 케첩이 신선하고 맛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하면 약간은 심심한 맛이라... 시판 토마토 케첩을 섞어줍니다..
홈메이드 3 : 시판 1정도로요.

역시나..... 때깔에서 대충한 티가 나는군요.
잘하다가도..가끔은 정말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ㅠ.ㅠ.
그럴 땐 더 오바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와~~ 맛있겠다... 얘들아... 어때 맛 좋지...그치 그치?? 하면서 말이죠.... 이럴 때 보면 완전 오바작렬입니다....


그렇게 해서 어제 저녁을 때우고..
(그래도 아이들은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고 그러니... 좀 더 신경써서 해줄 걸 뒤늦은 후회가.... 한 0.1초간 들기도 했다눈)
오늘 아침입니다.
새벽 6시에..운동약속이 있어 나가야 한다는 남편....
(참 이럴 때 보면 지극정성이라눈....... 더우나 추우나 한결같은 그 애정이 말이죠...)
새벽에 나가도 저희집... 아침을 굶고 나가는 이..없습니다...
아무래도 새벽에 입맛 까끌거릴 것 같아...... 곰국과 보드라운 시래기 지짐 준비하고...
가자미 한 마리 굽고..... 찰밥으로 밥을 했어요.
아무래도.... 많이는 못 먹을 것 같아서 속 든든하라고요.

아침 일찍 굽다보니 생선 모양새가 좀 그렇네요.. 에휴~


아침 굶고 나가긴 않지만 그래도 샤워하고 준비하고 시간에 쫒겨... 평소의 절반밖엔 못 먹고 남편은...후다닥 뛰어나가고
전 아이들과 어머니와 잡채 만들어서 먹었어요...
시금치 넣어서요.

저녁엔 얼큰한 김치찌개가 좋을 것 같아서 두부 넣고 김치찌개 만들어서 먹었고요.
조금씩 배추값이 내려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 김치 먹어도 다른 이에게 좀 덜 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두부 넣고...그리고 이번에 생새우로 담은...아직 익지 않은 새우젓도 듬뿍 넣어 간을 맞추었는데 맛이 좋았어요..


벌써 한 주가 또 가고.... 시월도 1/3이 흘러갔네요.
참 시간이 잘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