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이렇게 또 한번의 명절이 지나가네요.
폭풍같은명절이었어요!!
즈이 동네가, 그 뉴스에 나온 2시간동안 280미리 폭우의 양천구거든요.
다행히 아파트에 저지대가 아니라 피해가 직접적으로 있진 않았지만
큰댁에서 음식장만하고 돌아오는길에 시장에 들렀다가
정강이까지 물이 찬 시장을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수해 입으신 분들, 모쪼록 어서 이겨내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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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꼭 냉장고에 둔 사이다 같아요.
킁킁- 가을냄새 너머로 겨울냄새도 살~짝 끼워서 같이 나구요.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다가 입술 보라색 될 뻔 했어요. 아흑. 이젠 뜨거운 커피의 계절인거죠.
한동안 키톡에 뜸했던 것 같아서
잊혀지기 직전에 뿅- 하고 나타났어요.
으아- 사진 올리려고 태그쓰고 뭐하고 하는게 도통 귀찮아서;;끙-
무..물론 아무도 기다리진 않...았겠지만요ㅠ-ㅠ
그 간 애여사네 밥상풍경 나갑니다요^-^
라면땅이예요.
버터에 미리 부셔놓은 라면 볶다가 설탕 녹이고 녹은 설탕에 버무리면 되지요.
식혀서 먹기 좋은 크기로 쪼개 먹으면 돼요.
설탕 녹이기 스킬의 레벨이 낮으면 덩어리 설탕씹어 어금니가 분리되는 고통을 받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스킬 렙업(level-up)이 요구되는 작업이랄까요.ㅎㅎ
올매나 맛난지 몰라유-
어흑. 탄수화물 + 지방 = 천국의 맛 인데
하물며 버터와 탄수화물에 당분이라뇨!! 매 끼 다량섭취하면 비만과 고지혈증 어쩌고 저쩌고...;;
보기만 해도 입술이 보라색이 되는 느낌이네요.
여름 내 뜨거운 속을 시원하게 달래 준 아이스아메리카노여용+ㅁ+
잘 가~ 내년 여름에 보자꾸나야-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녀석이 결혼하고 처음으로 집에 방문하면서 사왔어요.
가볍게 한잔 하자더니, 오리지날에 박스라니!
몇 병 꺼내마셨을 뿐인데, 다음날 요단강 물 맛 보고 왔어요. 염라대왕님 구두코도 살짝 볼 뻔 했달까요.
아흐, 발효 된 내 위장과 간이 살려달라고 어찌나 요동을 치던지-_-
옥수수,밤,콩,감자,고구마,단호박 요런 구황작물엔 사족을 못 쓰는 애쉴리에게
이웃님께서 금과같은 작물을 보내주셨어요ㅠ-ㅠ
정말이지, 10년 이내에 저만한 옥수수를 먹어 본 기억이 없을만큼 완전 최고였어요!!
믿음직한 언덕 하나 생길 줄 알고 시집왔는데, 저를 언덕삼아 부비고 있는 다 큰 아들이 생겼지 뭐예요.
그 아들은 하룻밤에도 쭈쭈바 너댓개를 마셔요. 여름 내내 세일만 하면 가서 쟁여놨나봐요.
보통은 국이나 찌개가 꼭 있는데, 저 날은 왜 없을까요?? 기억이....;;
제밥은 일명 변태콩밥 이라구요, 쌀 보다 콩이 더 비율이 높아요.
콩 먹으면 죽는 줄 아는 제 동생이 변태콩밥이라 명명해줬지용.
김치찌개 보글보글- 그 뒤에 허여멀건한게 뭔지 아세요?
스크럼블 가자미예요.
이런 실수 한 적이 없는데, 팬이 망가진것도 아닌데 저날은 저렇게 스크램블이 됐어요.
아직도 미스테리예요. 숟가락으로 가자미를 퍼 먹으니, 참 특이한 경험을 한다 싶기도 했네요.
아이고. 이 날 정성이 하늘을 뚫었었나봐요.
버터롤 구워서, 누룽지 눌려서, 감자스프도 만들어서 그 다 큰 아들 간식으로 줬나, 저녁으로 줬나 그랬을꺼예요.
그 다 큰 아들이 전 종류를 좋아하고, 김치찌개보단 묽지만 칼칼한 김칫국을 좋아해요.
그래서 전이나 김칫국이 상에 자주 올라요.
마요네즈에 쯔유 붓고, 한입만 먹어도 귀에서 증기가 나온다는 땡초를 쫑쫑 썰어 넣어요.
요건 뭐에다 먹냐면요~
요렇게!! 마른오징어 찍어먹으면 너무 맛나요. 마요네즈의 느끼함을 땡초가 완전 제거 해주거든요.
대신, 땡초 많이 먹으면 담날 화장실에서 신음하게 될꺼예요. 불이 나올지도 몰라요.
항상 밥을 지을 땐, 전기밥솥 계량컵으로 1인분 반을 퍼서 지어요. 그러면 둘이 먹고 살짝 남거든요.
그 밥 3~4일 모아서 볶음밥 해 먹어요. 볶음밥만 놓으면 밥상이 휑하니까 김치볶아서 두부김치 놓았어요.
여름에 국수 자주 해 먹잖아요.
국수 먹을 땐 비빔이냐, 잔치국수냐, 콩국수냐 정말이지 아주 중대한, 그리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잖아요.
그래서 비빔국수 살짝, 잔치국수 살짝, 콩국수 살짝 만들었어요. 다 먹고싶어서요.
거기에 닭강정이라니! 둘 다 숨도 안쉬고 먹어치워요.
카레 만드는 날은 반찬을 만들기 참 뭐해요.
근데 또 안놓자니, 집어먹을게 없는거죠. 그래서 떡볶이 조금 만들고 샐러드 살짝 버무렸어요.
신랑도 저도 제대로 차려놓고 먹는걸 좋아해요.
저는 울 아빠가 하시던 말씀이 너무 와닿아서 그러는데, 시엄마도 워낙에 요리도 잘 하시고 잘 차리셔서
다행히 두 집이 코드가 맞아요.
아빠가 늘 " 거지처럼 차려놓고 먹으면 거지가 되고 왕처럼 차려놓고 먹으면 왕 된다" 하셨었는데
그게 먹는것에 국한 되는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마음가짐의 문제라 하셨어요.
아무리 부자여도 거지같은 생각을 하는자는 거지가 되는거고, 아무리 가난해도 왕 같은 생각을 하면 왕이 되는거라구요.
아빠께서 하시던 말씀이 또 떠오르네요.
네가 네 남자를 하인처럼 부리면, 너는 하인의 여자가 되는거지만
네 남자를 왕처럼 여겨주면 너도 왕비가 되는거야. 라구요. 그래서 늘 잘 하려 노력해요. 언젠간 왕비로 만들어줄거라 믿구요.
아! 또 떠올라요!
과일 좋아하니 과일장수나 과수원에 시집보내야겠다시던 할아버지 말씀요.
네. 저 과일쟁이랑 결혼했어요- 말이 씨 되더라구요^^;
어렸을 땐 일주일이 멀다 하고 머리채를 잡았고
좀 크니 옷이며 화장품 가지고 험한 말이 오고갔고
그랬던 동생과의 사이가, 결혼을 기점으로 변했어요.
서로 챙기게 되고, 애틋해지는 뭔가가 있더라구요.
녹차 아이스크림에 환장하는 언니에게, 파인트도 아닌 쿼터 사이즈의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더라구요.
받을 땐 우와앙- 했지만, 한 숟갈 퍼 먹고 울고 말았어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거든요.
인스턴트, 반조리식품, 가공식품을 믿지 못하는 못난 성격탓에 가끔은 스스로 피곤해요.
그래도 축협같은데서 나오는 순돈육 몇프로 뭐, 이런 살짝 비싼 햄들은 살 때가 있어요.
말씀드렸다시피, 다 큰 아들이 생겨서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니 전이나 튀김요리 이런것도 그냥 겁 없이 댐벼요.
일단 저질르고 보는거죠. 설거지 하면서 육두문자 좀 날리지만, 만들고 먹을 땐 행복하거든요.
요런짓도 종종 해요.
일단 하고싶다! 라는 지령을 뇌에서 내리면 그게 끝이예요. 전 후 안가리고 무조건 내달려요.
저 뽑기요, 냄비에 해 먹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드럽게 비싸다- 라는 말이 와 닿는 올 해 과일값때문에 다들 과일 제대로 못 드셨죠?
복숭아도 맛있는 건 비싸고, 싼 것 사면 맛이 덜 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올해처럼 복숭아 적게 먹는 해는 없었을꺼예요. 부디, 내년엔 싸져라ㅠ-ㅠ 쫌!!!!
와작! 베어물고 입 안에 과즙이 츄릅- 스며드는 순간
눈이 슬슬 감기고 머리 주변에 꽃이 펴요. 항가항가-
고등어 조려놓고, 신랑 좋아하는 고추 다섯개만 튀기면서 기름이 슬쩍 남았길래 깻잎도 튀겼어요.
묽은 튀김옷 입혀서 튀겨내면, 향은 거의 사라지지만 고소하고 파삭한 깻잎튀김이 되거든요.
은근 맛있어요.
돈까스 해 먹는 날에는 꼭 풀떼기를 버무려 놓아요.
으아- 올 해는 풀떼기도 참 무섭게 비싸요. 유기농 샵에 가면, 되려 싸더라구요. 상대적으로요.
덕분에 평소엔 손 떨며 샀던 유기농 채소들을 싸다~ 하면서 사먹네요.
소고기를 무쇠에 아주 살짝만 익혀서 상에 그대로 내요. 그러면 상에 올려져서 좀 더 익거든요.
아마도 신랑이 힘이 없어보였나봐요. 그러니 소고기를 식탁에 올렸겠죠^^;;(한우는 비싸니까요)
소고기에 채소두부찜, 된장찌개 해 놓으니 신랑 입이 좌우로 기냥 찢어지데요^^;
꼬치전이랑 동그랑땡 부치고, 김밥말아서 어묵탕이랑 먹었어요.
요런 분식류도 자주 해 먹어요.
제사 다음날이었나봐요. 탕국이 있는 걸 보니.
카레 비벼서 전이랑 김치랑 먹고, 목 메이지 말라고 탕국도 같이 뒀어요.
짤순이 입 신랑은 국물 짜 먹고 건더기는 제가 먹어요.
천도랑 아오리랑 포도예요.
아가씨때 엄마가, 아직 딸기가 비쌀 때 넉넉히 사시길래 물었어요. " 쫌 있음 제철인데 그 때 사면 반값도 안해"
그랬더니 엄마 왈 " 비싸도 먹고 싶을 때 먹어야 맛있지!"
가끔 그 말 생각하면서 과일 앞에서 멈칫했던 손을 움직이게 돼요.
이 날은 비가 왔었나봐요. 파전이 있는걸 보니. 닭강정은 반찬 없을 때 은근 만만해요.
닭강정! 하면 으- 복잡한데 그게 만만해?? 하시겠지만, 해보고 손에 익으면 또 별거 아닌 것 같아지기도 하거든요.
유통기한이 간당하거나 얼려놓은 두부 있으면 두부강정도 종종 해요.
저 삼치 크기 좀 보세요. 저게 일부분이니 저녀석은 얼마나 컸을까나요;;
고기도 좋아하지만, 생선을 더 좋아해요.
그래서 밥상에 자주 올라요. 가끔 편식하는 친구들 보면, 편식없이 골고루 잘 먹게 키워주신 어른들께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채소들 사다가 먹다보면, 어디 쓰기 뭣 하게 은근슬쩍 남는 짜투리들이 생기잖아요.
걔네들 차일피일 미루면 냉장고 싱싱칸에서 만지기도 무서운 안싱싱한 상태로 변해요.
그러기 전에 다 모아다가 소금, 후추 찔끔씩 뿌려서 그냥 구워요.
그리곤 생들기름+소금장에 찍어먹어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요 날도 정성이 뻗쳤네요^^;
간혹들 물으세요. 그 상에 있는거 다 먹냐고. 남으면 어떡하냐고.
기본적으로 저희집 식탁에 있는 반찬들은 밥 없이 그냥 먹어도 하나도 안짜게 좀 심심하게 간을 해요.
뒀다 먹으면 맛 없어지는 것들은, 밥을 안먹더라도 다 먹어서 치워요. 밥이야 나중에 볶아먹어도 맛있잖아요.
고 다음날인가봐요. 남은 갈비 좀 데워 놓은 걸 보니까요.
콩나물밥 해서 비벼먹었어요. 뜸들일 때 콩나물 넣는 그런 정성은 없어요.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할 때, 소금 조금 넣고 콩나물 얹어서 밥 했거든요.
가짓수는 얼마 안되도 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예요.
비지찌개, 감자전, 제육김치볶음에 어묵볶음이거든요.
너무 과하게 먹어서 탈이 나는 시대라지만,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 해 보니
하루종일 힘들게 일 하고 집에 와서 마눌님이 차려주는 푸짐하고 맛난 밥상 받으면
왠지 힘이 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더 신경쓰고, 정성을 들이는 것 같아요.
뭐, 잘 먹였으니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어온나~~ 요런것도 사알짝 있지 않겠습니까요^^;;
늘 신랑한테 생색내요.
나는 오빠랑 결혼한게 아니다. 오빠를 구제 해 준거다- 라구요.
자기도 알고 있대요.ㅎㅎㅎㅎ
이런 마눌님 안계시니, 평생 잘해요! 라고 하면 알겠대요.
혹시라도 그 맘 변하면 늙어서 밥도 안 해 놓고 놀러댕길꺼라 했어요.
짱짱한 노인네들이랑 꽃구경, 단풍구경 다닐꺼라구요.
가끔, 염통이 살짝 쫄깃해지게 해 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당연한 사람이 되어버리면 안되잖아요. 주부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데요.
다-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해요.
조금만 힘내고 조금만 노력하면, 꿈도 이루어지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모두 힘내요. 오늘도, 대한민국 주부들 화이팅입니다^0^!!!
+ 요리 레십들은 제 블로그 http://prettysun007.blog.me/ 에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