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다란 검은 봉다리 안에다 가득 넣어서
꾹꾹 눌러담아서 넣은 이 나물 이름이 뭘까요?
평소에 이런저런 나물반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 나물 많이들 좋아하시지요.

네... 맞아요.
딱 봐도 금방 아시지요? 바로 비름나물이예요.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맛있는 저 비름나물이 보이길래
큰 봉지 한가득 사 왔어요.
처음엔 집에 다른 나물들도 많아서 조금만 사려고 했는데
마지막 남은게 저게 다라고...
떨이로 싸게 그냥 다 가져가라고 하시네요.ㅠㅠ
힘을 줘가며 꾹꾹 눌러담은 큰 봉지인지라
아마도 사진상으로 양이 가늠되지 않지만...

평소에는 나물 손질할적에 1장씩 펼쳐서 쓰는 신문을
2장이나 꺼내어 넓게 겹치도록 펼쳐놓고
그 위에다 이 비름나물을 꺼내 보니...
얼마나 넉넉한 양인지 대충 감이 오시지요?
저 오른쪽 위에 보이는것이
가장 지름이 큰 특대용량 스텐볼 사이즈예요.
이 많은 나물들 손질하려면
아예 이렇게 부엌바닥에 신문 넓게 펼쳐놓고
그 앞에 털썩 주저않아서 시간과 공을 들일 준비를 해야지요...^^
이 비름나물...
저 어릴때는 비듬나물이라고 듣고 자라서는,
이름만 들어도 밥맛이 뚝 떨어지는지라
일부러 안먹으려고 도망다니고 그랬어요.

이 비름나물은 아랫 줄기가 많이 억센 부분만 똑 끊어내고
시든 부분이 있으면 또 떼어내고
이렇게 골라내며 초벌손질 하면 됩니다.
이렇게 시장에 파는 나물을 떨이로 사오면 다 좋은데...
단점이 딱 2가지 있지요.
한가지는...
눌려져서 뭉개지고 상한 나물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
그리고 또 한가지는...
바로 온갖 벌레들이 나물 여기저기서 많이 기어나온다는 것이지요...ㅠㅠ
제가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평생을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대상 중 한가지가 바로 온갖 종류의 벌레예요.
식물을 좋아해서
집에서나 밖에서 화초들과 나무를 마주하기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화초와 가까이 지내려면
거기에 꼭 온갖 해로운 벌레들도 따르기 마련이지요.
좋은것만 취하고 싶고 가까이 하고 싶지만...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니... 어쩔수가 없어요.
비름나물도 쑥처럼 흙묻은 그대로 자연에서 바로 채취해서
봉지에 넣어 시장에 내다 파는 나물인지라
안그래도 벌레가 나올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나물을 다 팔고 마지막 남은
원래의 큰 봉지 그대로를 가져와서 부으면
그 아래에 숨어있던 이 벌레녀석들이 다 기어나오는 거지요.
아무튼... 벌레녀석들 때문에
마지막 떠리미나물 손질하느라 정말 시껍했답니다.

그러니 이 비름나물은요...
깨끗하게 일차 세척되어 나오는
콩나물같은 마트표 포장나물들과는 많이 다르니...
깨끗하게 몇번이고 물에 잘 씻어서 헹궈준 뒤에
물기가 빠지도록 채반에 받춰 준비해 둡니다.
그리고 넉넉한 냄비 꺼내어서 데쳐낼 준비를 하지요.
보통 이렇게 나물양이 많을 때에는
늘 사용하는 제일 큰 스텐볼을 가스불위에 올려서 데쳐 냅니다.
지름이 좁거나 깊은 다른 냄비들보다
이렇게 위로 올라갈 수록 지름이 넓은 스텐볼을 쓰면
물이 끓을 때 나물을 넣어 데치면서
위 아래로 골고루 잘 섞어가며 데쳐내기에 제일 편해요.
오늘도 이렇게 스텐볼에 물을 넉넉히 넣고 팔팔 끓을 때
준비된 비름나물을 가져와서
이렇게 넣어주며 데쳐 냅니다.

비름나물을 다루는 방법은
시금치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너무 오래 물러지도록 데치지는 말고
나물의 식감이 살아있도록
줄기부분을 손으로 부드럽게 잘 휘어질 정도로 데쳐내시면 되겠지요.

잘 데쳐지면 바로 뜨거운 냄비채로 채반에 부어서
펄펄 끓는물은 흘러 내려 버리고
남은 나물은 찬물 틀어서 훌훌 씻어 내면서
여분의 찌꺼기도 털어내고 나물의 열기도 차갑게 식히지요.
그리고는 양손을 사용해서 한가득 나물을 잡아서
마치 시금치 짜듯이 물기를 꼭 짭니다.
이렇게 하나씩 둘씩 물기를 뽀꼰 짜낸 덩어리들은
다시 채반이나 넉넉한 볼에 담고

물기없는 손으로 이렇게 힘주어 짜 내어
뭉쳐진 덩어리들을 하나씩
훌훌 가볍게 풀어가며 흐트러 주지요.
이렇게 해서 이제 나물로 무쳐낸 준비가 다 된 비름나물이예요.
혹시라도 비름나물 시장에서 보시고도
어찌 손질해서 먹는지 몰라서 망설이셨던 분이 계실까봐
아시겠지만 일부러 이렇게 손질하는 과정을 남겨 봤답니다.
이 비름나물은 봄에서 가을 무렵까지가
순이 연한것이 나물이 보드랍고 가장 맛이 좋기 때문에
요즘 시장에서 비름나물 가득 사와서 이렇게 살짝 데친다음
말려서 묵나물로 넉넉하게 만들어 놓으면
겨울에도 지금처럼 맛있는 비름나물 무침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비름나물은 어떻게 무쳐먹냐에 따라서
맛이 많이 달라져요.
보통은 된장에 무쳐먹거나 고추장에 무쳐먹거나
혹은 함께 섞어서 무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다른 양념 3~4가지가 더 있지만
오늘은 된장과 고추장으로 각각 무쳐 먹는 레시피를 알려드릴께요.
일단 이렇게 데쳐내서
다 손질된 비름나물 200g을 기준으로 해서

<된장양념으로 무친 비름나물 레시피>
비름나물 200g
된장 1 1/2숟가락
다진마늘 1/5 숟가락
깨소금 1 1/2 숟가락
참기름 2숟가락
(*비름나물은 데쳐서 물기 짜고 바로 무쳐낼 수 있도록 준비 되었을때의 분량입니다.)
(*계량은 편하게 집에서 늘 쓰시는 어른밥숟가락을 쓰시면 됩니다.)
나물을 무쳐낼 수 있는 넉넉한 용기에
이 각각의 재료를 분량만큼 넣어서

위생장갑을 끼거나 깨끗하게 바로 손을 씻고
그대로 조물조물 무쳐내면 되지요.
된장양념으로 무쳐낼 때
다진마늘은 이렇게 아주 소량만 넣거나
혹은 없으면 빼도 무방합니다.
다진마늘은 특히 이렇게 생으로 쓸 때
조금만 양이 많아도 맛이 어우러지기보다는
강한 향에 씁쓸해지면서
혀가 아려서 오히려 음식을 망칠 수 있어요.
이렇게 구수한 된장맛 좋아하시는 분들의 입맛에 잘 맞는
된장무침으로 먼저 한가지 만들어 놓고..

이어서 또 비름나물 200g만큼 스텐볼에 덜어넣고
나물무칠 준비를 합니다.
이번에는 고추장으로 빨간빛이 돌도록 무쳐내는 방법이지요.
<고추장양념으로 무친 비름나물 레시피>
고추장 2숟가락
새우젓국물 1/2숟가락
요리당 1/2숟가락
깨소금 1 1/2숟가락
참기름 2숟가락
(*비름나물은 데쳐서 물기 짜고 바로 무쳐낼 수 있도록 준비 되었을때의 분량입니다.)
(*계량은 편하게 집에서 늘 쓰시는 어른밥숟가락을 쓰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손을 아낌없이 사용해서
조물조물 잘 무쳐내야
양념이 골고루 잘 퍼져서 맛있는 나물이 됩니다.
깨끗한 엄마손으로 직접 조물거려서 나오는 특유의 손 맛...
맛깔스러운 우리 나물반찬의 특징이지요.
이 고추장 양념에는
새우젓 반 숟가락 흘려서 함께 무쳐내면
젓갈맛은 느껴지지 않으면서 나물양념에 감칠맛이 확 살아나요.
살짝 넣어주는 요리당 반 숟가락도
잡맛도 없애주면서 윤기 또한 살려준답니다.

비름나물 양이 적으면
위의 것의 반 정도 되는 양인 100g 정도만 준비해서는
위의 두가지 레시피 모두, 나머지 양념들을 반 분량으로 줄여서
맛있게 무쳐 드셔도 좋아요.
이렇게 두가지 맛으로 바로 무쳐 내어서
반찬통에 나란히 담아 놓고
두가지 맛 모두 함께 덜어내어 상에 올려 먹지요.
각자 입맛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두가지 나물 모두 맛있어서 식구들이 다 잘 먹어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슴슴한 된장무침이
이 비름나물 자체의 향이 더 사는 듯 해서
조금 더 잘 드시는 것 같고
매콤한 고추장양념은
양념맛이 입안에 짝 달라붙어서
아이들도 잘 먹구요.
시금치와 손질부터 무쳐먹는 과정이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비름나물은 한가닥 한가닥 크기 단위가 적다보니
다른 나물보다 손질하기에 아주 조금 더 손이 가는만큼
이렇게 만들어 먹는 맛도 몇배는 더 좋은 것 같아요.
비름나물은 맛도 놓고 몸에도 좋은
야생의 제철나물인지라...
밥과 함께 이런 찬거리도 같이 넉넉히 먹어주면
밥 한끼에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은 말할 것도 없지요.

아이들과 같이 뒷산에 올랐어요.
무더운 한 여름의 짧은 등산.
걸음걸음 땀이 쫙 빠지면서,
기분이 참 좋아요.
집으로 돌아와 찬물로 샤워를 할 적에
뜨거워진 몸 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물줄기가 가져다주는
그 기분 좋은 쾌적함이란...
이런 맛으로 여름을 나는구나 싶지요.
힘든 오르막이 있으면
또 이렇게 기분좋은 내리막이 있어서
산은, 참 공평합니다.
<내리막을 만나니 빠른걸음으로 신나게 달려 가는 아이들...그 뒷모습>

같이 걸어가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대로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산길을 쭉 더 내려가서
저 아래 재래시장에서 같이 장을 보고 오기로 했어요.
내려가는 길에 온갖 꽃들이 가득하네요.
맛난 산나물들도 보이고
재피이파리도 여기저기에 쉽게 눈에 띄고...
손에 조그마한 봉다리라도 하나 들고 있었다면
아이들과 이것저것 좀 뜯어 봤을텐데...
지나가면서 이것도 먹는것이고 저것도 먹는것이다... 하고 알려주니,
아이들은 내내 신기해 합니다.
<산길을 내려오다가 만난 수국... 예뻐서 한 장 찍어 보았어요>

걷다가 많이 더우면 잠시 쉬어가기도 하면서...
걷고 또 걷다보니
어느새 드디어 시장에 도착.
시장에 들어서면 보이는 낯익고 반가운 풍경들.
비록 큼직한 다라이와 비닐,
플라스틱 낡은 채반을 아래에 두고는
이것저것 그 위에 빡빡하게 올려 두었지만...
쏟아질 듯 그윽하게 한가득 쌓아 놓은
저 싱싱한 식재료들.
보기만해도 벌써 배가 부른 듯,
참 정겹고 좋아요.

바로 가까이 집 앞에 부식가게가 생기는 바람에
굳이 시장까지 나가지 않아도
어지간한 기본 식재료는 딱 떨어졌다 싶을적에
바로 나가서 사 오면 되니 참 편해졌어요.
휴가에서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그동안 시들시들해져 버린 여러 재료들도 많았으니...
모두 얼른 꺼내어서 시들한 부분들을 다시 손질해서는
이것저것 잘 만들어 먹기도 했지요
그리하여, 며칠동안 휴가 다녀와서
오랫만에 시장나들이를 나섭니다.
시장안은.... 참 덥네요.
마트라면 에어컨 바람이 쌩쌩 할텐데...
구경하는 사람들도
장사 하시는 아주머니들도,
모두 후끈하니 늦은 오후시간에
땀이 많이 납니다.
그래도 후덥지근한 이 더위 아래에도
시장을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힘들고 짜증나는 표정들보다는,
살아가는 일에 열정을 품고
오늘도 이 너른시장을 천천히 걸어 다니거나
혹은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지나가며
익숙하게 시장 한 바퀴를 둘러보는 사람들...
그들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오네요.
이렇게 아이들 손을 잡고
시장구경을 하고 있는데,
길가에 못보던 물건들이 한 가득....
처음뵙는 아주머니께서 넓다랗게 판을 펼쳐놓고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팔고 계시네요.

남원식도도 있고,
여러 후라이팬 종류와 주방가위와 주걱에 각종 속옷들까지...
예인이, 예본이와 같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구경하고 고르고 했네요.
펼쳐놓은 저 많은 칼들 중에서
내 눈에 제일 예쁘게 만들어진 듯 보이는 칼 한자루를 고르고,
오래전에 써 보았던 3꾸러미에 2000원하는 저 부직포행주까지...
사실 더 사고싶은게 많았지만
지갑에 가지고 있는 돈은 딱 3만원.
여러가지 싸고 좋은 잡화들을 우연히 이렇게 마주쳤지만...
먹을 것 시장보러 나온 길이라서
딱 저만큼의 돈으로
일단 우선순위의 다른 것들을 먼저 사야 하는지라...
사고 싶은게 많아도 더 못 산거지요.
내일도 여기에 나오시냐고 여쭤보니...
아주머니는 대중없이 어쩌다 한번씩
여기 시장에 판을 펼치신다고 하시네요.
그저 다음에 운이 좋으면 또 만나기를 바랄 뿐...
물론, 그 때에는 주머니도 좀 더 두둑해야겠지요..^^

싸고 싱싱한 맛재료들.
실한 가지가 4개에 한소쿠리 담겨서 1000원.
풋호박 1개에 500원.
애호박도 1개에 600원이네요.
방금 박스에서 써낸 싱싱한 양파와 당근, 감자도
모두 푸짐하게 소쿠리에다 얹어 두고는
값은 참 헐합니다.

빨간 파프리카도 큼직한 것들이 3개에 1000원이구요.
맛타리버섯은 정말 큰 소쿠리에 한 가득 담아서
2000원을 받네요.
나머지 다른 버섯들도 저렴하기는 매 한가지...

그 외에 고추들도 다 싸고 푸짐합니다.
피망 종류도 마찬가지구요.
저렇게 한 소쿠리를 넉넉하게 담아서도
딱 1000원씩 받으니까요.

저렴하게 몇가지 채소를 사서
기분좋게 검은 봉다리들을 들고 갑니다.
예본이가 봉다리 두어개를 자진해서 들어주니
훨씬 수월하면서도 고맙네요.
그런데,
생선가게 앞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이제 남은 돈도 얼마 없는데...
싱싱한 생선들이 나란히 눕혀져 있는데,
참 생선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모두다 얼마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던지요.
납세미를 사고 싶었는데...
3마리에 만원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돈도 적게 가지고 나왔는데...
그래서 오늘은 납세미 대신에
크기도 실하고 묵직한 민어조기를 3마리 샀어요.
늘 사먹는 이 민어조기가 3마리에 5000원인데,
후라이팬에 기름 좀 둘러서 구워먹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고 참 맛난 생선이지요.

아무래도 여름에 조개류는 조심해서 먹어야하니,
그저 구경만 실컷 해 봅니다.
미리 냉동실에 일치감치 갈무리 해 둔 조개 종류도 애법 되니
이렇게 구경만 해도 그다지 아쉽지 않았지요.
사실, 조개종류 보다는
맨 앞에 놓인 싱싱하고 크기도 실한 저 낙지를
이대로 한 소쿠리 사 와서 바락바락 씻어서는,
빨갛게 낙지볶음 해 먹고 싶었지만...
봉다리에 담긴 민어조기 3마리로도
이미 맘이 푸근하니 만족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과일을 소쿠리에 한가득 쌓아놓고 싸게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네요.
천도복숭아가 저게 2kg가 넘는데...
3000원에 파시네요.
일단 만져보니 물컹물컹.
제가 좋아하는 딱 그 정도로 익어있어요.
저는 딱딱하고 물 적은 복숭아 종류는 별로 좋아하질 않고...
좀 오래 익어서 물도 출렁이게 많아지고
물렁물렁한 복숭아 종류를 좋아하거든요.
자두나 살구도 마찬가지구요.
평소에도 과일이라면 과즙이 출렁일 정도로...
아주 물 많고 단 것을 좋아하지요.
몰캉하니 참 맛나보이지만,
값은 또 이렇게 헐하니...
어떻게 할까 하며 망설이고 있는데,
하나 즉석에서 먹어보고 사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주 발그스름하니 맛나보이는 것을 바로 하나 집어서
제 앞에 건네 주시네요.
이쯤되면, 먹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요...^^
아주머니의 후하고 좋은 인상에
3000에 기분좋게 얼른 사 왔답니다.
손이 스칠적마다 봉지 바깥으로 느껴지는
뭉클뭉클한 이 천도복숭아.
만져만 봐도 상콤하게 달고 물많은 그 맛이
그냥 느껴지는 듯.
그동안 바깥에서 작열하는 날씨에 그대로 두어
지금은 마냥 뜨끈뜨끈하기만 한 이 과일을...
깨끗이 씻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나중에 시원하게 먹으면 얼마나 꿀맛일까...
얼른 집에 가서 깨끗이 씻어서
한 입 베어 먹고 싶은 마음만 간절합니다.
상상만으로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내내 아주 즐거웠지요.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시장 봐 온 봉다리들...
그윽하게 넘쳐나는 이 검은 봉다리들이
제 눈에는 흑진주같은 보석처럼
아주 값진 것으로 느껴지네요.
마트에서 거의 장을 많이 보다보면
대형크기의 마트비닐은 집에 쌓이지만...
작고 속이 비치지않는
이런 검은 봉다리 하나가 아쉬울때도 많지요.
이 검은 봉다리들도 모두 깨끗하게 잘 갈무리 해 두면
내내 참 요긴하게 쓰입니다.

이렇게 오늘 장 봐 온 것들입니다.
과일부터...
몰랑몰랑한 천도복숭아가 2키로 넘는것이 3000원.
그리고 채소는...
빨간 파프리카 3개에 1000원.
홍고추 한 소쿠리 1000원어치...
가지도 실한것으로 골라서 4개에 1000원.
그리고 애호박 하나에 600원.
또 맛난 생선 한가지...
생선가게에서 사 온 민어조기 3마리에 5000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끔씩 좌판 펼쳐서 장사하신다는 아주머니께 사 온 남원식도 7000원.
그리고 아주 예전.... 새댁시절에 잘 썼던
추억의 독일제부직포행주 3묶음(3봉지)에 2000원.
모두 다 해서 20600원어치 장을 봤어요.
3만원 가지고 나가서 한 만원정도가 남았지요.
모자라지 않을까 싶었지만...
양 손 가득 풍성하게 먹거리와 여러가지를 사 왔는데도
이리 주머니안에 아직 든든하게 돈을 남겨 집으로 돌아오니
더욱 기분이 좋네요.

그 많은 칼중에 내가 선택한 이 칼 한자루.
좋은 인연으로 생각하며, 손에 익숙하도록 늘 길들여가며...
오래오래 잘 써야겠어요.
먼 훗 날, 예인이나 예본이가 어른이 되었을적에,
엄마가 쓰는 칼을 보여주면서
그 때 기억나니? 이 칼 말이다...하고
도란도란 옛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런지...^^

식은밥이 좀 남아서...
쌀을 조금만 씻어서는
작은 밥솥에다 넣고 취사버튼을 누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밥 지어지는 구수한 냄새가 기분좋게 나네요.
늘 좋을때만 있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맛, 참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