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남편과 함께 제주에 가요. 그런데..낼부터 돌아올 때까지 제주에 비가 온다네요... 전 이상하게 제주 갈 때마다 비올 때가 많아요. 워낙..비가 많은 동네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도 비구경 실컷 하고 비바람속에서... 골프채 휘두르거나..만약 비가 많이 오게 되면... 비구경만 실컷 하다 올지도 모르겠네요.. 지인과 약속이 된지라..안 갈 수도 없고 말이죠.
몸상태도 안 좋은데...그냥 쉬러간다 생각하고 갈려고 해요.
잠시지만 집을 비우니깐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도 소화하고 갈려고... 꺼내보니..콩나물과 두부도 있고, 꽈리고추, 시레기 데쳐 놓은 것도 나오고..먹다 남은 새송이 버섯도 딱 한개 있네요.. 이 한개로...새송이 탕수육을 할까 해요... 아주 간단하게 말이죠.
비도 오고 흐린 날엔..여름이라도 왠지 따끈한 국물이 있는 것이 좋잖아요.. 콩나물로는 국을 끓이기로 결정..
콩나물 끓이는 방법이 다양한데요....
우선 콩나물만 가지고 끓이는 방법이 있고 다른 재료를 섞어서 끓이는 방법이 있잖아요. 김치, 북어같은 걸로요.
콩나물만 가지고 끓일 때도... 육수를 내서 하느냐...순수하게 콩나물만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맛이 조금 달라지는데.. 전 개인적으로.. 멸치육수낸 콩나물보다는 콩나물만의 순수한 국물맛을 더 좋더라구요.
그렇게 순수한 콩나물만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재료가 좋아야 하는데... 마트에서 파는 콩나물를 선택할 때는 국산콩이냐..중국산이냐의 선택권만 있을 뿐.. 오동통하고 짧막한..정말 맛있는 전주 콩나물같은 건 없잖아요.
제 외갓집이 전주인데.. 가끔 저희 친정 어머니 친정나들이길에... 전주 콩나물을 사가지고 오실 때가 있는데..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전주 콩나물밥이 맛있나봐요. 어쨌든 없는 전주콩나물 탓만 할 수도 없고...오늘은 이렇게 끓였어요.
전 멸치육수보다는... 콩나물을... 좀 많이 넉넉히 넣어서 진한 콩나물국물이 우러나도록 하고요.. 무, 양파, 다시마를 넣은 채소육수를 내서 콩나물 국을 끓이는 것이 더 맑고 시원한 맛이 나서 좋습니다.
오늘... 무 대신... 요즘 필 꽂혀 집중공략중인... 수박껍질을 이용해서.. 국물을 내줍니다...
콩나물 국을 끓여 놓으면..이상하게 씁쓸한 맛이 날 때도 있는데..이건 아마 재료탓일 거에요.. 그럴 때... 어쩔 수 없이...화학조미료에 의존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수박육수는 약간 들큰한 맛이 나거든요..그러니.. 수박육수를 내서 끓이면 씁쓸한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수박육수를 팔팔 끓여내는 동안...

두부 한 모를 다 부쳐서 먹을려고요.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두부를 노릇노릇 부치려고 했는데...
그 사이 막간을 이용해서.. 꽈리고추도 졸이고 새송이 버섯 탕수도 준비하면서.. 하느랴... 잠시 방심했더니만....

이렇게 한쪽 면이 타고 말았네요.. 정말 요새 왜 이러죠?
정신 빠진 짓을 연일 계속 하고 있어요.... 더위탓이라고 우기고 싶어요..
탄 것을 먹을 수도 없고..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한쪽 면을.... 얇게 저며서... 제거합니다.
제가... 칼질을 좀 하거든요... ㅎㅎ 채 얇게 써는 것도..이렇게 태웠을 때 최대한 얇게 제거하는 것도 잘해요... ㅎㅎ

수박껍질이 푹 우러나면.. 불을 끄고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나도록 합니다.

두부 부침도 한쪽 면 저며서... 구워진 상태이고요...

두부 굽고 난 다음에 .... 새송이를 잘라서... 한쪽에만 튀김옷을 입혀서.... 튀겼는데요.
새송이 하나뿐이잖아요... 그래서..두부 굽고 난 다음에...프라이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튀기듯 구워냈어요...
이 때도.. 버섯 전체에 튀김옷을 입히면... 맛도 그렇고.... 모양새도 그래서... 한쪽면만.. 튀김옷 발라서... 그렇게 튀겼답니다.
그렇게 해야.. 아래 모양새가 나오고...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서 맛도 훨씬 좋아요.
한쪽에선 팬에... 양파, 마늘 볶다가... 당근이랑..맛타리 버섯을 조금 더 넣고.... 간장, 물, 식초, 설탕, 소금을 넣은 다음에.. 물녹말로 탕수육 소스를 만들었고요. 새송이 버섯 하나라.. 볼륨감이 부족할테니.. 맛타리 버섯을 소스에 넣어서 볼륨감을 키운거죠.
어때요? 달랑 하나 남은 새송이 버섯가지고도..이렇게 훌륭한 탕수버섯이 완성된다니까욧... ㅎㅎ

그렇게..두부-> 새송이 버섯을.. 프라이팬에 구운 다음에..마지막으로.... 애호박도 구웠어요.
식구 네 명에.. 애호박 달랑 네개만요...
버섯 튀김옷이 아주 조금 남았길래.. 아깝잖아요..이왕 기름묻은 프라이팬이고 말이죠. 그래서... 애호박전도 구웠죠.
요새..애호박.아주 들큰하니 맛이 좋거든요...
아까 탕수버섯 소스 만들 때.. 당근 쓰던 것이 조금 있길래..채 썰어서 얹어 보았어요.
모양새도...나지만.. 모양새보다는... 부친 애호박... 약간 씹히는 질감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죠.

며칠 전에... 삶아 놓은 닭가슴살 한쪽도... 얇게 저며서..부채살처럼 펴 놓고...
칠리소스에 당근채 썬 것.. 붉은 양파채 썬 것을 섞어서 소스로 위에 끼얹어 주었고요.
고진교 세대인 요즘 아이들... 고기라면 뭐든 오케이잖아요.

시래기 데친 것도.... 지졌는데요..이거 재활용이랍니다.. ㅎㅎㅎ
어제 된장찌개 끓여 먹고 조금 남았는데.... 건더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그 건더기를 이용해서 끓였어요...
하지만 비주얼이.. 재활용같지 않아서 그런지.. 맛있게 잘 먹더군요...

요즘 꽈리고추들이 이상하게 예전보다 많이 매워요.. 색이 연하고... 만져봐서... 좀 부드러운 꽈리고추가 안 매운데..
그런게 잘 안 보여요... 냉장고 속 꽈리고추도... 역시 매운 놈이었어요...
그래서.... 여기에도... 수박껍질을 갈아서..그 즙으로.... 꽈리고추조림을 해주었더니.. 조금은 덜 맵지만 그래도..역시 태생은 못 속이나 봐요... 참 지조있는 고추가 아닐 수 없다는....

이렇게 해서 차려진.. 오늘 아침밥상입니다...
어제에 이어.. 남은 조기도 마저 구었어요..어제처럼.. 양파 한켠에 넣고서요.

어제 굴비보다.. 모양새는 좋은데.. 바짝 굽지 않았더니..맛은 어제보다 못한 것 같아요.
양파도 한켠에 같이 담아주고...

아래 사진속에 보이는.. 수박... 과일도마채 올려 놓았어요...
왜나면..아침에 먹을 수박을 미리 썰어놓았거든요.. ㅎㅎ
수박껍질 이용할려고 말이죠.

냉장고에 뒹글고 있는 쪽파도..파강회해서.. 초고추장에 찍어서 맛있게 먹었고요.
낙지를 넣고 감았으면 더 좋았겠지만서도.. 오늘은 패스했네요.


아까... 수박껍질과 다시마 육수낸 것을 넣고... 팔팔 끓이다가 콩나물 넣고...한소큼 끓인 다음에...
소금 간을 하는데.. 이때... 멸치육수를 낸 천연맛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그러면... 화학조미료 넣지 않고도... 시원하고 맛좋은 콩나물국을 드실 수 있어요.
천연 맛소금 포스팅 ::
http://blog.naver.com/hwa1875/120095894704
이 맛소금..나물 무칠 때나... 국 끓일 때 쓰면 아주 편하고 좋은데.. 가장 진가를 발휘할 때가 바로 콩나물국을 끓일 때지요.
이상하게.. 멸치랑 종합육수를 낸 건데도 불구하고... 이 맛소금을 넣어서 콩나물국을 끓이면 멸치육수내서 끓인 것보다 훨씬...맑은 맛을 내주거든요.

날도 덥고... 주말에 비도 온다고 하는데..이웃님들..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전... 주말 지나고 컴백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