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바람이에요.
아직도 집 정리가 다 끝나질 않았어요.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거실에 불 하나를 켜려고 해도 자꾸 옛 집 구조로 손이 먼저 가더라구요. 아직 집구조도 몸에 익지 않았고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작은지라...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짐들도 일부 있거든요. 그래도... 집 청소하기는 훨씬 수월합니다. 전에 살던 집이 워낙 커서... 사실 혼자 집정리하고 청소하기엔 많이 버겁기도 했거든요...
어제 아들 아이 방에 책장도 새로 들어왔고... 책 정리가 끝나면 아이들 방은 대충 정리가 끝날 것 같습니다.
월드컵 16강 진출 기념으로 할인해서 샀다고 좋아하는 책장...
제가 사 줄려고 했는데 아들.. 턱하니 스스로 결제합니다.
아이들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용돈을 주어서 스스로 돈관리를 하도록 시키고 아이들이 사고 싶어하는 물건이 있으면 그것이 왜 필요한지... 꼭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그 금액이 작으면 스스로 용돈에서 사도록 하고 만약 금액이 큰 것이라 하더라도 일정부분은 아이들이 모은 돈에서 일부 지출하는 방식으로 습관을 들인 탓인지....그래서 그런지 저희 집 아이들 모두다.. 웬만하면 스스로 사야겠다 싶은 물건을 대금 지불도 스스로 하는 편입니다.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렇게 키우는 것도 좋은 경제교육이 아닐까 싶어요.
아들 아이가 이사하고 나서.. 책장을 바꾸고 싶었나봐요..그리고 아들 방에는 붙박이장이 없는 관계로 방에 붙은 베란다를 이용하여 옷방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헹거도 직접 사서 설치하였습니다. 다 큰 것 같아요.


요즘 날이 더워서 수박이 참 좋은 때지요?
다른 어떤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보다도.. 시원한 수박 한조각 먹으면 더위도 가시고... 수분 섭취도 돕고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진 속의 수박은 흑수박입니다..
일반 수박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당도도 12~14브릭스나 되고 씨도 작고 단단한 겉이 검은 그린 색인 수박입니다.
저도 이번 여름에 처음 사보는데 일반 수박보다 맛은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수박은.... 성질이 차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으며 혈압도 낮추어준다고 해요. 그래서 여름에 제일 찾게 되는 과일인데 차가운 성질 때문에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배탈이 날 수 있다고 해요.
이 수박껍질로 이색반찬을 오늘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고요...

오늘은 며칠 전에 심야 할인으로 싸게 사다 기름기를 빼 놓은 립을 이용해서 조림을 해줄 거에요.

립 두개 분량의 조림장입니다..
진간장 , 꿀, 흑설탕 2큰술씩, 청주 4큰술, 케첩 1큰술, A1 스테이크 소스 1큰술, 마늘 가루 2작은술, 생강 가루 반 작은술, 굴소스 약간, 물 반컵(200ml기준), 후추 약간을 몽땅 넣고...섞은 다음에...

기름기를 빼 놓은 립을 넣고... 조립니다.

센불에서 팔팔 졸이도록 하세요.. 한 3,4분 가량....뚜껑을 열어 놓은 상태로요...
이렇게 센불로 뚜껑을 열고 졸이는 까닭은..잡내와 고기 누린내를 날려버리고... 오래 졸여서 간이 깊게 배이도록 하지 않으면서도 간이 입에 맞도록 하기 위해서에요.

그런 다음에 중약불로 줄여서 맛이 배이도록 좀 나두세요.
누린내가 마구 날라가고 난 다음에 뚜껑을 덮고 졸이셔서 에너지를 절약시켜 주어도 좋고요..
에너지 소비는 좀 되더라도.. 난 돼지 냄새 너무 싫다싶으신 분은 계속 열어 놓고 졸이셔도 좋아요.

다 졸여진 상태.. 국물이 자박자박한 상태입니다...
옆에는 냄비 밥을 하고 있어요...


오늘도 역시 아이들 위주로 먹는 밥상인지라.. 립 조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징어부추전만 구워서 반찬 몇가지하고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추전.. 여름에 참 많이 먹게 되는 전종류입니다...
그냥 간편한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어서.. 장마지고 비가 와서... 이런 저런 이유로 말이죠.
부추전..어떨 땐...좀 반죽이 질고..어떨 땐 벅벅하고.. 도통 맞추질 못하겠다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서...
또 실험정신 발휘해서 계량을 해보았습니다...
왕초보...요리에 아주 서툰 분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저도 늘 퍼펙트한 부추전을 먹고 싶거든요. ㅎㅎ
부추의 양도... 너무 많으면 뻑뻑해서 보기도 안좋을 뿐더러 씹히는 질감도 별로이고..너무 작아도... 밀가루 맛인지 부추 맛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오늘의 부추전은... 부추 한 줌(여기서 한 줌이라 함은 엄지와 검지 사이로 집은 양을 일컫습니다), 튀김가루 한 컵(200ml기준) 물 반컵으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딱 이 정도의 농도가 되지요.
부추전하기엔 딱 좋은 농도죠..
일반 부침개 농도보다는 좀 묽고... 구절판에 쓰이는...밀전병보다는 약간 진한 농도...

부추 한 줌을 적당한 크기로 썰고... 오징어 한마리에서 나오는 다리 한개 정도면 오징어 분량도 딱 적당합니다.
전..오징어를 손질하여... 몸통는 숙회나 국, 요리에 쓰고..다리 부분은 잘게 썰어서 전에 넣을 용도로 많이 쓰거든요.

냄비 밥도 잘 되었어요.
아이들은 현미밥을 싫어하는지라... 아이들만 먹을 땐.. 보리만 섞은 백미밥을 해 보았어요.
하지만..... 낼 부터는 다시 현미밥을 먹어야겠지요... ㅎㅎ

부추전을 바삭하고 고소하게 굽기 위해서는 달군 팬에 넉넉한 기름으 두르고...
일단 반죽을 한 국자정도 올리고...

국자나 숟가락 등을 이용해서 얇게 펴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일단... 겉표면이 살짝 익은 다음에 얇게 펴주는 작업을 해야만 얇게 잘 펴지게 되지요. 그리고 바삭한 맛을 더 즐기기 위해서..전 얇게 펴줄 때 군데군데 화산구멍처럼..구멍을 내줍니다.

바로 아래 사진처럼요.... 그러면.. 그 구멍사이로도..기름이 닿아서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져요.
왜 전을 구우면 아이들이 가장자리를 먼저 먹으려고 하잖아요. 왜냐면 가장자리가 기름이 닿아서 바삭하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의 아이디어로.... 펴줄 때 구멍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하는 거지요.

알맞은 농도로 잘 구워졌어요..

립구이나 립조림..립강정... 모두 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지요.

부추전, 립조림만 줄 수 없어서 아이들이 먹는 밑반찬 조금씩만 꺼내 주고요.


아이들은 부지런히 부추전을 오물오물...립을 뜯어먹느라.. 조용해지는 순간이지요.
자식들이 뭘 맛나게 먹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엄마는...참 행복해지잖아요.

여름철... 나오고 또 나오는 수박껍질......
수박나물로 무쳐도 먹고... 장아찌도 해서 보관해놓고 가끔 먹고..수박정과도 해보지만.. 이건 아이들에게 별로 인기도 없고...
자주 해 먹진 않으니 어떡해볼까 궁리궁리를 하다가.....아.. 이거 해볼까 싶었던 수박찌개...
들어는 보셨나요? 수박찌개????
아마 이래서 남편이 저보고...국제요리의 대가라고 하나봐요..국적불명의 요리를 잘 만들어낸다고... ㅎㅎ
전 익숙하지 않는 요리나.... 재료들을 가지고 궁리를 할 때는..... 집합의 개념으로 찾아내곤 하지요..
집합이..같은 종류의 모임이잖아요...
그래서.. 마 요리의 영역을 넓혀나갈 때..마와 가장 비슷한 종류..성질을 가지고 있다 싶은 감자 요리에서.... 찾아내고..
수박은... 어떤 것과 유사할까 생각해보니... 무더군요.
더구나..여름 무는 가장 맛이 없어서 잘 안 먹게 되니.. 여름에 무 대신 지천에서 처지 곤란한 수박껍질을 이용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쵸?
가을 무가 맛이 좋을 때 무찌개를 끓여 먹는 방법으로 수박찌개를 합니다..
수박 붉은 부분까지 있는 상태로 적당 크기로 잘라서.... 손질한 멸치를 넣고.... 맹물을 붓고...끓입니다...
멸치 액젓을 조금 넣어서 간을 해주면서 끓이세요.


끓는 도중.. 잠시 한가한 틈을 이용해서... 립조림 소스를 이용해서.. 그릇에 장난도 쳐보고....

양파, 풋고추, 느타리버섯도 넣어주고.... 고추장도 한 작은 술 넣어주고요.
끓고 있는데 너무 맛좋은 냄새가..식욕을 자극합니다..
그냥 실험삼아 시작했는데..결과가 괜찮을 때..우린 올레~~ 이러면서 아주 기뻐하지요.
거의 다 끓여갈 무렵... 다진 마늘과..어슷 썬 대파도 넣어주고... 마무리를 하면 끝나는 수박찌개...

아이들 아침 시간이 바빠서..좀 덜 끓은 상태로... 꺼내 먹은 수박찌개....
약간 씹히는 질감이 무찌개에 비해서는 질긴 편이었지만 맛은 아주 괜찮았어요..
특히 국물 맛이.. 들큰하니 가을무 끓였을 때 설탕 넣은 것처럼 단맛이 나는 그런 맛이 나더라구요.
일부를 꺼내 먹고..일부는 푹 끓이면 수박이 어떤 상태가 되는지 나두었더니... 부드러운 상태로 무르게 되네요.
그러니.... 맛과 질감은 각자 원하는 상태로 끓여 드시면 될 것 같아요.

요즘 낮은 무척 더워서..아침 일찍 집안 일을 끝내보는 편이 훨씬 홀가분한 것 같아요...
식사전에.. 빨래 돌리고.... 집안 청소..걸레질만 해 놓아도... 집안 일 다 끝난 거잖아요...
그렇게 해 놓고....
이렇게 더운 여름 낮에는 노는 것..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