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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ㅡ 내영혼의 힐링푸드 갱시기

| 조회수 : 11,086 | 추천수 : 3
작성일 : 2014-11-03 10:19:48
내 영혼의 갱시기.

사업을 하다 망하고 다시 일어나고를
반복했던 아버지와 함께 20살이 되기전까지
롤러코스트 같은 삶을 살았던 우리 가족들.

아끼고 아껴
우리 4남매
뒷바라지를 했던
울엄마가 자주 끓여주시던 음식
경상도식 콩나물김치 국밥 갱시기.

갱시기가 상에 올라오면
그날은 언제나 배고픈 날이었습니다.
찬밥 한덩이 김치콩나물국에
풀어 넣어 온가족이 다먹었으니
먹고 몇시간 지나지 않아 허기가
지는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갱시기가 싫었습니다.
퉁퉁 불은 밥알이 들어간
멀건 김치 콩나물국이 정말 싫었습니다.

반듯한 양옥집에서
졸딱 망해 학교앞 단칸 셋방으로
이사한 다음에는
먹기 싫어도 엄마의 갱시기를
자주 먹어야 했습니다.

고생만 많았던 엄마의 삶이
저물고 어느새 거울속
엄마를 닮은 한 여인이
나를 쳐다 봅니다.

중년의 나.
오늘 아침
내마음을 위로 해주는 소울 푸드
갱시기를 끓였습니다.

먹고 사는일이 녹록치 않을때
저는 엄마의 비법 레시피 갱시기를
끓여 한그릇 먹습니다.

하늘 나라 엄마가
먹고 기운 내서
열심히 살라고 말해주는듯한
한그릇 국밥.

굶지 말고
절대 굶지는 말고
콩나물 국밥 나눠 먹고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자던 엄마의
마음을
한숟가락 . 한숟가락
떠먹습니다.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14.11.3 10:28 AM

    레시피를 안 올렸습니다.
    멸치 한줌을 끓인 육수에
    콩나물과 김치를 썰어 넣고 끓입니다.
    콩나물이 익으면
    찬밥을 넣고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 2. 루이제
    '14.11.3 10:39 AM

    아.....보고싶은 엄마..
    저도 눈물 한줌 흘려드릴께요.
    갱시기가 궁금해서 무심코 읽다가,,슬프고 아름다운 그리움에
    울다 갑니다.
    저도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하던 밥상을 기억하며,
    은하수님과 함께 한숟가락 할꼐요.

  • 3. 고독은 나의 힘
    '14.11.3 12:20 PM

    김치콩나물 국밥.. 저의 소울푸드이기도해요..
    왠지 마음이 숙연해지는 그런 글입니다.

  • 4. 블로콜리짱
    '14.11.3 1:10 PM

    경상도 출신의 부모님덕에 어릴때면 특히 쌀쌀한 겨울날 아침에 한솥 가득 끓여 먹던 갱시기 생각이 나네요. 엄마가 많이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돌아가신 할머니도 많이 만들어 주시던 음식인데.. 타국에 살아서 그런지 괜히 더 맘이 아리네요. 김치 만들 시간도 없어 안먹은지도 오래인데 조만간 한번 해봐야 겠네요... 좋은 기억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 5. 디자이노이드
    '14.11.3 3:59 PM

    은하수님 글만으로도
    제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
    감사합니다

  • 6. 겨울보리
    '14.11.3 6:20 PM

    바람몹씨 부는 겨울날 김장김치 썰어넣고 끓인 뜨건한국밥

    떡국도 한줌 더한

    갱시기 저에게도 소울 푸드입니다

    저역시 하늘나라 가신 엄마 생각 납니다

    다시는 맛볼수없는 엄마가 만드신 김치 갱시기국 ........................

  • 7. 은하수
    '14.11.3 7:16 PM

    몇년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다 내려놓고 서울 변두리 달동네로 이사를 오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저희 엄마도 중년의 나이에 거처를 단칸셋방으로 옮길때 ...저와 같은 마음이셨을것
    같습니다. 바닥에 내려 왔으니 엄마의 갱시기를 먹고 올라갈 일만 남은듯 싶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웃으셨지요. 그엄마의 그딸이 되고 싶을때 끓여먹는 힐링 푸드 입니다.

  • 8. 이호례
    '14.11.3 9:48 PM

    저도
    갱시기에 사연이 있어요
    어머님께서 어떤이유인지 모르지만
    도통식사를 못 하셔서
    고생 하시다
    갱시기 드시고 입맛 돌아 오셨었어요

  • 9. 정경숙
    '14.11.4 9:53 AM

    어릴때 겨울에 즐겨 먹던 김치밥국이네요..
    갱시기래서 뭔가 했는데..
    저도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제가 끓이면 그맛이 안나고 엄마가 끓여 주셔야 맛있어요..

  • 10. 꽃게
    '14.11.4 1:43 PM

    이름이 갱시기인줄은 몰랐고.

    김장을 300포기씩 하셨다고 엄마가 그러셨는데
    겨울에 큰 다시멸치 풍덩넣고 김치랑 콩나물 넣고 끓인 김치국~~
    찬밥이 어중간하게 남은 날에는 밥을 넣고 끓여도 주셨고~~

    오늘 아침
    어제 먹던 콩나물 김치국에 찬밥 조금 넣고 팔팔 끓여서 먹고 나왔습니다.
    겨울이면 몇번은 먹게 되는 음식이죠.

  • 11. 빈달루
    '14.11.4 3:00 PM

    세상의 추억은 비슷하네요.

    갱시기란 음식이 뭘까 궁금해서 들어와봤는데.

    우리 엄마도 자주 해주시던 김치+콩나물+찬밥 죽(?) 이었군요.

    우리 엄만 거기다 칼국수 면도 넣어서 끓여 주셨는데..

    추억의 맛이죠.

    지금도 감기 걸리면 한 번씩 먹곤 합니다.

    오늘 정말 추억 돋네요...

  • 12. jk
    '14.11.5 9:45 AM

    부유했다가 어려워졌을 때 많이 드셨던 음식이라 당시에 싫어하셨나봐요.
    저희는 항상 고만고만하던 서민이었던지라..
    요맘때면 날씨 쌀쌀해졌을때 자주 해주시던 매뉴죠.
    어릴때부터 마흔살 지금까지 꾸준히 좋아하는 밥이예요.
    아고, 한술 뜨고 싶네요.

  • 13. 은하수
    '14.11.5 12:26 PM

    아버지께서 금광도 하시고 발전소도 만드시고 바람처럼 사셨기에 초가집 월세방에서도 살아보고 이층집도 살아보고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왔지요. 그속에서 깨달은것 하나. 언제 어디에서던지 가장 소중한것은 변함없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저희는 어떤 순간에도 자식을 지킨 어머니가 있어 어려운 시기를 견딜수 있었습니다.
    어릴땐 싫었지만
    제마음이 허전할땐
    혼자서라도 끓여먹는
    그리운 음식이 갱시기입니다.

  • 14.
    '14.11.5 5:40 PM

    읽는 시간동안
    마음이 뭉클하네요..
    저의 옛시간을 돌아봅니다..
    당연하다못해 지겨워했던
    엄마의 마음의 맛들이
    그립고 아파서 답글을 적어봅니다..
    메마른 마음이 글을 보며
    출렁입니다..
    감사합니다..

  • 15. 시골아낙
    '14.11.5 7:30 PM

    김치콩나물국을 끓여 먹고
    남으면 찬밥 한 덩이 넣어 죽으로 끓여 먹기도 하고.
    지금도
    여전히 저의 소울푸드이지요.

  • 은하수
    '14.11.5 7:33 PM

    가끔 떡국떡을 넣어 먹어보기도 하지만 가장 원초적인 그리움은 찬밥 한덩어리 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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