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바느질을 배우게 될 지는 몰랐는데
막내 학교 어머니 교실에서 퀼트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두시간 , 중학교 회의실에서
엄마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에
시간 나는대로 퀼트 교실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솜씨도 엉망이고
외제 천들이 비싸
잘못 시작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눈이 안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요즘들어 글씨도 안보이는 눈에
촘촘한 바느질은 무리였지요.
그래도 한작품은 만들어서
들고 다녀야 겠다고 결심하고
바늘에 찔려가며
가방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엉망이지만
멀리서 보면 그런대로 괜찮은
나만의 가방.
다만들고 나니 천이 조금 남았습니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지요
조각천과 안 입는 청바지를 잘라
나만의 아이디어로 재활용 크로스백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이쁘고 편한 가방이 만들어 졌습니다.
다음엔 수첩 싸개.
그리고 어제 청바지 뒷판과
안 쓰는 가방 끈
그리고 엄마의 고장난 옥팔찌로
핸드빽을 만들었습니다.
엄마가 내곁에 계셨다면
선물로 드렸을텐데...
덜렁이 딸이 정성껏 만든 가방.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요...
진작 배워 엄마께 선물해드리지 못한것이
후회되는데...
봄이 되면 고향 뒷산
양지바른 그곳에 가서
내가 만든 가방을 보여 드리면
엄마는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엄마,
나도 이제 바느질로
뭔가 만들고 있어요.
고등학교 교복까지
직접 만들어 입은 엄마 솜씨 따라가긴 멀지만...
그래도 대견하지요. 엄마 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