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봄과 원피스

| 조회수 : 10,504 | 추천수 : 2
작성일 : 2023-04-05 23:05:03

새 봄이 왔다

동대문 원단 시장에 가서 예쁜 원피스 감을 샀다 .

내 옷이 아니라 인형 옷감이다 .

4 분의 1 마면 수 십벌을 만들 수 있다 .

소매 , 몸통 , 치마로 마름질해놓으니 매일 한 벌씩 만든다 .


 

퇴근하고 지친 몸도 예쁜 원피스 한 벌 빨리 만들면 기쁨이 가득 찬다 .

작은 옷이라 금방 만들지만 속바지 , 속치마도 입히고 정성을 담아 만든다 .

내일을 위해 그만 자야 하지만 놀이 할 재료를 가득 쌓아두니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았다 .

 

인형마다 예쁜 옷감으로 원피스를 만들고 울사로 정성스럽게 머리를 바느질해 땋고 묶어주었다 .

 

 

70 년대는 아동복이 발달하지 못해 어른들 틈에 끼어 아이들도 양잠점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 .

우리 동네에는 리정이라는 작은 양잠점이 있었다 .

자식도 없고 남편복도 없다고 어른들이 수근대던 바짝 마른 리정아줌마가 있었다 .

 

가봉할 때 손목에 찬 핀쿠션과 바짝 마른 손가락은 기억나지만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

예쁜 원피스로 나를 공주로 만들어 주셨던 리정 아줌마

자신이 만든 옷을 입혀 놓고 내가 인형옷 만들고 난 뒤처럼 나를 보고 정말 예쁘다고 늘 말씀하셨다 .

별로 예쁘지 않은 나지만 그 때는 아주머니 말씀처럼 내가 늘 예쁜 아이 같았다 .

 

지금도 살아계실까 ?

제게 예쁜 세상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떤 인형도 그 때 내가 입었던 예쁜 원피스를 입지 못하는 것 같다 .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마플
    '23.4.6 3:33 AM

    저도 어릴 적 동네 양장점 아줌마가 남은 천으로 저랑 언니, 여동생 옷 똑같이 만들어 준 것 입은 사진이 있어요. 근데 저희 동네 아줌마는 이쁜 옷은 안 만들어주고 이상하게 생긴 옷을 만들어 주셨던 ㅋㅋㅋ

    인형 입을 원피스만 만드시나요? ^^
    저렇게 똑같이 어른 옷도 만들어 입으면 이쁠거 같으네요.

  • wooo
    '23.4.6 3:24 PM

    저도 마음 속으론 입고싶어요. 인형과 커플로.

  • 2. morning
    '23.4.6 1:27 PM

    wooo님, 제가 이제 막 재봉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것 저것 구입할게 많네요. 재단가위가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어요. 재단할때 일반가위가 아니라 재단가위가 필요하겠죠?

  • wooo
    '23.4.6 3:27 PM

    처음엔 편하게 쓰세요. 하다보면 있으면 편한걸 조금씩 사게되요. 한꺼번에 사지말고 필요할때 사세요. 재단가위 30년전에 산거 아직도 씁니다. 인형옷은 너무 작아 실가위로 자릅니다.

  • 3. 쑥송편
    '23.4.6 8:29 PM

    아앗! 하나같이 예뻐요. 전 순면/린넨/아사.. 이런 것만 찾아서 그런가 저렇게 예쁜 색감의 천들이 안보이네요.

  • 4. wooo
    '23.4.6 11:23 PM

    고맙습니다. 모두 순면입니다. 린넨과 모직도 예쁘죠.
    인형옷이든, 사람옷이든 천연섬유로 만들어야 예쁜것같아 인형옷도 대부분 천연섬유만 씁니다.

  • 5. 나무
    '23.4.13 9:08 PM

    저에게는 woo님이 코코샤넬인데ㅎㅎ
    정말 양장점하시면 안되실까요? woo님이 만든 인형옷이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로 너무 너무 예뻐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귀한 재주를 가질 수 있나요?

  • wooo
    '23.4.22 7:39 PM

    이런 칭찬을 받다니 ... 고맙습니다.
    나중에 더 늙어 호호 할머니되면 예쁜 리버티 옷감 아낌없이 써서 인형과 노란 원피스커플룩 입어볼래요.

  • 6. 달걀
    '23.4.20 12:29 AM

    와, 인형과 인형 옷이 봄꽃처럼 예뻐요.
    나중에 전시회 하셔도 되겠습니다.
    귀한 작품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wooo
    '23.4.22 7:44 PM

    제 인형 예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스타일도 도전하고 많이 만들고 싶은데 퇴근하고 나면 소파와 한몸이 됩니다.

  • 7. 꽃게
    '23.4.30 5:20 AM

    인형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해주세요.
    혼자서는 엄두가 안나요.~~~
    진심이에요.ㅎㅎ

  • ralwa
    '23.5.19 7:28 AM

    저도 참석하고 싶습니다. ㅎㅎ

  • 8. 아큐
    '23.5.23 12:31 PM

    우와....우와............
    우리 애 가르쳐주시면 좋겠어요

  • 9. Juliana7
    '23.7.16 9:24 PM

    인형전시 하셔야겠어요. 추천합니다.
    완전 특별해요.

  • 10. 바람소리
    '23.7.20 8:36 AM

    오아우, 너무 예뻐요. 인형들 떼샷도 부탁드려용~
    제 단골 양장점 이름은 매원 베이비였어요 ㅎㅎ

  • 11. 이규원
    '23.8.30 8:25 AM

    우리 엄마는 없는 살림에도 원피스를 양장점에서 몇 개 맞춰서 교대로 입고 다녔다. 한복 입은 모습은 우아하고 원피스 입은 모습은 세련 그 자체였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네요.

  • 12. 사랑34
    '23.10.4 5:52 AM

    멀리 아프리카에서 로그인 했어요
    한국가게되면 인형한번 직접 보고 싶어요

  • 13. 랄라~
    '23.10.9 4:27 PM

    글이 너무 감동적이네요..ㅜㅜ인형도 너무 이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843 가방만들기에서 생활형소품 만들기도 시도 5 주니엄마 2024.01.07 4,378 0
2842 겨울이 와요. 6 wooo 2023.10.17 6,526 1
2841 매칭 드레스 3 학교종 2023.10.08 6,000 1
2840 누가 더 예뻐요? 19 wooo 2023.08.11 10,747 1
2839 에코백 꾸미기 4 anne 2023.08.02 8,689 1
2838 오! 바뀐 82 기념 실크 원피스 아가씨 7 wooo 2023.07.10 10,990 1
2837 가방장식품(bag charm)이 된 니퍼의 작은 인형 10 wooo 2023.04.06 10,840 1
2836 봄과 원피스 18 wooo 2023.04.05 10,504 2
2835 지난 겨울 만든 가방들 그리고 소품 7 주니엄마 2023.03.16 10,913 2
2834 아기 가디건을 떴어요. 6 쑥송편 2023.03.14 8,979 1
2833 늦었지만 3 화안 2023.02.14 5,628 2
2832 개판이 아니라 쥐판입니다 ㅋㅋㅋ 18 소년공원 2023.01.20 11,216 2
2831 디즈니 무릎담요 - 코바늘 뜨기 12 소년공원 2023.01.11 8,214 1
2830 가방 만들기 8 얼렁뚱땅 2022.12.20 6,593 2
2829 크리스마스 리스 2 wooo 2022.12.18 4,888 2
2828 나의 인형들 11 wooo 2022.10.03 7,812 1
2827 여름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 16 소년공원 2022.06.20 17,510 0
2826 만들기와 그리기 14 wooo 2022.05.29 13,250 0
2825 5월의 꽃들 8 soogug 2022.04.29 13,646 1
2824 1/24 미니어처 서재 만들기 9 wooo 2022.04.17 15,945 1
2823 미운곳 가리기 2 커다란무 2022.04.12 15,039 0
2822 니퍼의 작은 인형 21 wooo 2022.02.21 15,516 1
2821 가죽 가방을 만들어 보았어요 3 그린란드 2022.01.26 17,867 1
2820 새로운시도 1- stumpwork(입체자수라고 하긴엔... 6 wooo 2022.01.18 15,552 1
2819 도마와 주방장갑 걸기 4 커다란무 2021.12.03 20,259 1
2818 인형이불과 요 만들기 6 wooo 2021.11.28 16,050 0
2817 내 안의 꼰대에게 주는 작고 우아한 메시지 6 wooo 2021.11.13 17,426 0
2816 두 달동안의 나의 놀이 7 wooo 2021.11.02 15,242 1
2815 추석음식을 많이드신 그대에게 3 wooo 2021.09.25 16,478 0
2814 부엌탐험 5 wooo 2021.09.08 17,316 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