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비는 흩뿌려지고
길 숲의 가을풍경은 쓸쓸하고 스산하여
옷섶을 여미게 합니다.
가을은
이만치에 있는듯 하더니
이미 저만치에서 서성거리며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시월의 시를
시월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월입니다.
오늘도
어느것 하나 특별하지 않는 자질구레하고 소소한 일상적인 날이며
부엌에서 만만하게 해먹은 음식들로 밥상 차립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먹는다는 은행-
끓는 물에 약 1분 정도 데치면 속피가 술술 벗겨지더라구요.
뭐- 약 불에서 마른팬에 은행을 서서이 볶아 살살 문질러가며 속피를 벗겨내기도 하고.
구지비 속피를 벗겨 내지 않아도 .
불린 쌀과 속피를 벗긴 은행을 넣고 소금 한 꼬집도 넣어
솥에 안치고 밥물을 부어 끓어 오르면 중 불로 줄이고 쌀알이 퍼지면
약 불에서 뜸을 들입니다.
위, 아래 고루 섞어-
양념장을 곁들여 비벼 먹거나
매운고추장물을 얹어 먹기도하는 은행밥.
끝물 고추는 짜릿하게 매운맛이 강하더라구요.
독이 바짝 오른 풋고추와 땡초를 송송 썰고 - 믹서에 드륵- 드륵- 설렁하게 굵게 갈아도 되고.
마늘 다져 넣고 다시멸치는 머리와 내장 손질하여 마른 팬에 볶아 부순 후 넣고-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불린 다시마 다져 넣고 육수도 붓고
간장과 멸치액젓, 양파액도 넣어 약 불에서 은근하게 뭉근히 조리는중-
국물이 밧득하게 졸아들면서 촉촉하게 고추에 간이 배면
물엿과 깨소금 넣고-----
고추장물 만들기 - http://blog.daum.net/ys726/8865467
밥도둑 -- 얼얼하게 매운 고추장물
반찬으로도 먹고
밥을 비벼 먹고
구운 두부에 고명으로 올려 먹고
호박잎이나 양배추를 쪄서
쌈 싸 먹기도 하고.
촌스러운 반찬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려야 제 맛을 알 수 있더라구요.
느림의 미학이 있는 고추장물입니다 - ㅎ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파릇하게 데쳐 찬물에 헹군 연한 어린 고춧잎 -
다진 마늘 + 다진 파 (흰뿌리 부분) + 집간장 (액젓) + 참기름 + 볶은깨 넣고 양념하여
조물조물 무쳐도 먹고 -
다진마늘 + 다진 파 (흰뿌리 부분) + 참기름 +고추장양념 (고추장 +고추가루 +설탕 +간장 )+ 볶은깨로 양념하여
무쳐 먹기도 하고 --
된장양념하여 무쳐도 되고
되는대로 -------
씨알이 작은 풋고추는 꼭지는 떼고
포크로 서너군데 찌르어
날콩가루에 살살 버무려
김이 오른 찜솥에 살캉하게 쪄서 한 김 식혔습니다.
찹쌀가루도 한 수저 넣는다는 것이----정신머리가 없어서,
밀가루를 묻혀 찜을 하여 무치기도 하고
전자렌인지에 윙--- 돌리기도 하고.
집에서 만드는 고소한 콩가루 - http://blog.daum.net/ys726/8865107
다진마늘 + 다진 파 + 고추가루 + 집간장 +꿀(물엿) +들기름
풋고추찜도 무쳐 먹고 -
풋고추 + 청양고추를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꼭지는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양념이 잘 스며들게 고추의 끝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소독한 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바닥에 단풍 깻잎 깔고 편생강 서너조각 넣고
고추 넣고 위로 깻잎과 편생강 넣고
간장 + 식초 + 설탕 + 소주 + 액젓 + 매실액 ( 2 : 1 : 1 : 1 : 0.5: 0.5)으로 절임장을 만들어
끓이지 않고 부어 맵싸하고 짭쪼름한 고추깻잎장아찌 만들었습니다.
7일 후의
노릇하고 쪼글하게 잘 삭혀진 고추깻잎장아찌~
밥과 반찬 몇가지로 소박하게 차려진
밥상머리에 둘러 앉아
한 끼 식사를 하며
데면데면한 얼굴로
소, 닭 쳐다보듯이
서로를 심드렁하게 바라보며
소소한 수다를 떨고
지지고 볶는 情을 나누는 식구들이 있어
오늘도
감사하렵니다.
가을 햇살의 따사로움과
향기나는 바람의 속삭임에
오늘도
행복하렵니다.
명월초입니다.
후히 주시고 나누시는 분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울집도 한 줌 남겨두고
이집도 좀 나누어 주고
저집도 좀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웃아낙이 고구마밭에서 이삭 주어 온 고구마 한 봉다리를
슬그머니 집앞에 두고 갔습니다.
고구마치즈 구이에
명월초 채 썰어 올렸습니다.
청양고추 + 양파는 송송 썰고
방울토마토 끓는 물에 데쳐 껍질 벗겨내고
명월초
오일 + 소금 + 후추 + 레몬 넣고 버물버물~
또띠아를 바삭하게 구워
플레인요구르트 + 크림치즈를 고루 펴 바르고
명월초 수북하게
오일 + 소금 +레몬 으로 살짝 버무린 송송 다진 양파와 토마토
그리고
파마산 치즈
이웃아낙들이랑 조조영화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 번개팅 하였습니다.
밥 먹고
수다도 떨고.
더불어 사는 것이 좋지만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예수님도 사람을 피하신 적도 있으셨다.
그러려니 하며 살자.
사람이 주는 상처에 너무 마음 쓰고
아파하지 말자.
세상은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며 살자.
어느 시인의
절절하게 와 닿는 시 귀절입니다.
인생길에 내 마음에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난들 누구 마음에 그리 꼭 맞냐며.....
내 귀에 들리는 말들이 어찌 다 좋게만 들릴 수 있으리
내 말도 더러는 남의 귀에 거슬리게 들린다고.....
사노라면 다정했던 사람이 멀어져갈 수도 있지 않겠냐며
온 것처럼 가는 것이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구 하네요.
그러려니 하고 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