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겨울 28 살에 결혼해서 아이 없이 주 ~~~~~ 욱 살았습니다 .
남편이 외국에 자주 나가는 직업이라 빨리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둘 다 직장을 그만 두고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썼습니다 .
우리나라에 좋다는 C,Y,M .... 병원 그리고 경주에 유명한 ** 방 한의원 전라도 ......
그 유명한 한약방엔 진맥도 하지 않고 약장에 수북이 쌓여있는 한약 한 뭉치를 꺼내서 주더군요 ~~~ 이렇게 저렇게 먹고 며칠 며칠째 부부관계를 하라더군요 .
3 일째 되던 날 화장실에서 빙 ... 돌리더라구요 .
' 이런 증상이 있어야 아이가 생기나보다 ’ 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어요 ....... 화장실에서
쓰러졌어요
남편은 그 한약을 쓰레기통에 다 버렸어요 . 아이가지려다 마누라 잡는 다구요 .
제가 지방에 살기 때문에 ** 대학병원 , 개인병원 수도 없이 인공수정 , 체외수정 다해봤어요 .
아이가 없어서 동창회모임 , 여러 모임에는 나가지 못했어요
새댁시절엔 주로 아이 키우는 얘긴데 할 말이 없어서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었어요
사람들과 만나는 일 없이 아이 갖는 데만 모든 것을 쏟았어요 .
그리곤
아이가 제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렸어요
모아놓은 돈은 다 바닥이 나고 가정이 어려워졌을 때 쯤 어느 날 남편이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 칼국수를 먹으면서 남편이 “ 우리 팔자엔 아이가 없는 것 같다 .
이제 포기하고 열심히 돈 벌어 우리 둘이서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자 .
계속 이렇게 아이 가지려고 하다보면 당신 몸도 망가지고 우리 노후가 불쌍해진다 “
뜨거운 칼국수 그릇에 눈물이 마구마구 흘러 내렸어요 .
' 결혼해서 10 년 넘게 아이 갖겠다고 .... 그래 그만하자 ’ 칼국수와 눈물이 범벅이 돼서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
그리고 직장에서 일들을 했지만 경제사정은 전처럼 여유있는 생활은 아니고 항상 빠듯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
그리고
친정아버지께서 사촌동생이 체외수정해서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비용을 대어
줄 테니 한 번 시도해 보라고 얘기하셨어요 .
이젠 나이가 많아서 안 된다고 했어요 .
하도 권하셔서 모든 검사를 해보고 가능성이 있으면 시도해 보겠노라고 말씀드렸어요 .
의사선생님 왈 “ 가망성이 거의 없다 ” 고 하시더군요 . 생리가 지금 갈려고 하고 여성 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다고 ..... 막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절망감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병원 앞에 칼국수집이 있어서 남편이랑 그 집에 들어갔어요
속이 따뜻해지면서 결심이 되더군요 .“ 그래 단념하고 열심히 살자 ”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따뜻한 칼국수를 먹으면서 여러 혼란한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았어요 .
그리고 ......
결혼 한지 17 년 만에 포기한 아이가 생겼답니다 . 그것도 자연적으로
그날의 감격은 잊을 수가 없어요 .
엄마 , 동생들 그리고 아버지 모두 울었어요 . 아버지는 우시면서 ‘ 고맙다 ’ 라고 하셨어요
40 중반에 드디어 ... 드디어 엄마가 되었어요 . 참으로 우여곡절도 많은 인생입니다 .
때마다 ' 칼국수 ' 가 인연이 되었는지 이 녀석도 칼국수를 무척 좋아 한답니다 .
친구들은 손자 , 손녀들이 있고 결혼 시킬 자녀들이 있지만 전 초등학교 학부모랍니다 .
열심히 건강관리 잘해서 아들이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걸 보고 갔으면 좋겠어요 .
한편으론 자식에게 늙은 부모라 젊은 부모처럼 못해주는 것이 너무 많아 한 쪽 가슴이 시립니다 .
늦게라도 선물로 온 우리 아들에게 멋지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요 .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