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요리 스타일을 보면서 때론 그들의 이미지나 얼굴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요.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좋은 점들은 한껏 부러워하면서 배울 수도 있는 곳이지도 하지요.
이번에 82쿡에서 보고서...제가 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는 것이 2가지이지요.
엘비스님의 햄버거 스테이크와 보라돌이맘님의 돼지고기 주물럭..그러고 보니 둘 다 고기요리네요. 전 먹지도 못하는~~~
우선 손쉽게 할 수 있는 돼지고기 주물럭부터 만들어 보았습니다. (레시피는 제 맘대로 아주 약간만 바꾸었답니다)
간 돼지고기 600g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전 그냥 부드러운 돼지고기 안심620g을 사서 집에서 갈았구요.
양파 200g을 다지라고 하는데...전 그냥.. 커다란 양파 한개를 통채로 쓸려고 하니 250g이 되네요.
양파 곱게 다지는 방법은 다들 아실테지만...
그래도 혹여...모르시는 분이 있으면 안되니깐 안타까운 마음으로 알려드려야 제가 편합니다.... 이 못말리는 친절함이란~~
양파는 아래 사진에서처럼...가로로 가늘게 채를 써는데요...칼집이 끝까지 가지 않도록...그러니까 몸통은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칼집을 넣어주세요.

가로로 칼집을 넣듯이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서 세로로 칼집을 깊숙히..하지만 동강은 나지 않도록 넣습니다.

그런 다음에 아래 사진처럼... 뒤집어서.....다시 가늘게 채를 썰어주면 다지기가 됩니다....

그래도 곱게 다지기는 좀 부족하니깐.. 칼 두개를 이용하게 가볍게 ~~~ 리드미컬하게~~~ 난도질을 해주세요.... (이 때 도마는 좀 커야지 안 튑니다...)

간 돼지고기 620g, 다진 양파 250g, 새우젓 3큰술, 그리고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반 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2큰술을 넣고...

앗.. 뭐가 더 들어가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해보니.... 돼지고기의 찰떡 궁합..사과즙이 있군요.... ㅎㅎ
냉동실에 얼려놓은 사과즙 2큰술도 넣어주었어요.

손은 손소독제로 깨끗하게 씻고 나서... 손 힘을 이용하여 손갈퀴에 고기가 바지직~~ 삐져나오도록... 힘있게 주물럭 주물럭 오랫동안 치대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점성이 생겨서 고기의 끈기도 생기고 탄력도 생기거든요.
제가 이 레시피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새우젓이 주는 신선함 때문이었습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의 궁합이 잘 맞는다 하여 돼지수육에 새우젓을 넣어 먹곤 하잖아요.
그런데 아예 양념에 새우젓을 넣는다는 발상이 별것 아닌데도 독특하고 재미있었거든요.
요리하는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것이지요.
단순한 발견이 주는 신선함과 즐거움으로....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거..바로 그거거든요.

오래 주물러 주면 사진처럼 끈기가 제법 생기니깐...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치대주시면 좋아요.

보라돌이맘과 제가 다른 점이 바로 아래 사진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녀의 요리는 소박하면서 진솔하고..그래서 더 정감이 가곤 하지요.
보라돌이맘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양손을 사용해서 예쁜 모양을 만들어 낼 필요없이
그냥 아주 편하게 숟가락으로 바로 떠서
조금 못난이라도 있는 모양 그대로를 이렇게 팬에다 밀어 넣듯이 올려서 지져내면 되요.>
그런 그녀와는 다르게 전.... 일단 곱게 빚어놓고.... 아 이쁘다.. 이럼서.... 꼭 귀찮은 노릇을 하곤 하지요.
저도 가끔은 저렇게 하면 참 편하겠다 하면서도 늘상 뭘 하면... 제 스타일대로 하고 마는 이 뚝심있는 근성...누가 말리겠어요?ㅎㅎ
그래도 이런 저런 개성이 공존하면서..살아가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스스로를 위안합니다.

우선 돼지고기 빚어놓고요...
어제 생야채로 먹던 할라피뇨 고추는 좀 변신을 시켜줄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렇게 해 볼려구요.
파란 고추에.... 하얀 색이나 노란색으로 된 뭔가가.... 고추 안으로 잠입하면 어떨까 하고 그림을 그려 본 거지요....
하얀 건.... 두부 정도인데 두부보다는... 노란 밤호박이 좋겠더라구요. (그리고 두부 없었어요... ㅋㅋ)
단호박을 쪄서 숟가락으로 으깬 다음에 깨소금, 맛살 다진 것에 섞어 넣고...그걸 고추 씨를 파 내고....그 안에 집어 넣을 겁니다.
근데....사실.... 제가 엄청 귀찮은 짓을 잘 하는데 반해서...
밥하는 시간은 생각보다는 많이 걸리지 않아요. (오늘도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아침 준비를 한 거니까요)
아마도 제 손이 빠른 편인지..아님 워낙 주방에서 갈고 닦아서 날렵해진건지...그건 잘 모르겠지만요.

호박 으깨 놓고.... 파란 피망, 노란 파인애플,붉은 복숭아를 잘게 썰어 놓았어요.
과일 샐러드 할려구요.
숙성이 잘 된 파인애플이 아주 맛있더라구요.
더구나 제가 만든 땅콩 마요네즈에 버무리면..맛 괜찮겠지요?
버무리는 건... 상에 내기 바로 직전에 버무릴 거구요.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나서 차가운 고기를 올려서 지글지글 굽습니다....
물론 불은 중불로 낮춰 놓고 구우세요.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하잖아요. 돼지 기생충중에 갈고리촌충이라는 기생충이 있는데 이 넘이 고온이 되어야 죽는다 하니까요.. 만약 이 넘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치명적인 위험이 처할수도 있다 해서 돼지고기는 날로 먹으면 안되고 꼭 완전히 익혀 먹으라는 거지요.
그래서 중불로 낮춰 준 상태에서 뚜껑 덮고 완전하게 익혀 줍니다..

아까... 단호박에 맛살, 깨소금 섞어 놓은 건... 고추 속을 파내고... (젓가락으로 고추 껍질 주변으로 훓어주면서 고추 씨를 제거하면 파집니다...) 그 안에 단호박을 집어 넣는 거지요...
조그만 차 스푼을 이용해서 쏙쏙 속을 채우면 됩니다...
이게 귀찮으신 분들은 짤주머니를 이용해도 좋은데 그럼 짤주머니이 묻는 것도.... 많겠지요? ㅎㅎㅎ

그런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고추를 잘라 낸 다음에 접시에 담으면 됩니다.
요렇게요~~~
우리 어머니... 이걸 보시고 넌 참 머리도 좋다...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해내니? 하십니다...
저도 가끔 신통방통합니다.... 하지만 무지 귀찮은 짓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시길~~~ ㅎㅎㅎ
색다른 고추 반찬.....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을 땐 하나도 안 귀찮다는 것... 참 신기하지요?

고추단호박채우기(이거 이름을 뭐라 붙여야 좋지요? 이름 붙이기 무지 애매하네요. ), 붉은 감자는 생으로 무쳤구요.
과일 샐러드, 김치, 부추 나물, 부추 김치,

더 옆으로 땡겨보면.... 파래무침하고 콩잎된장 장아찌가 있습니다.

붉은 감자는 생식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하더라구요.
생감자의 맛이 사실 좀 무미건조해요. 그래서.... 연한 소금물에 담구었다가 짜내고 깨소금, 참기름으로만 무쳤습니다.
아삭아삭하니 특별한 맛이 납니다.

땅콩 마요네즈에 버무린 과일 샐러드....색이 연하니 이쁘네요..

단호박 그냥 쪄서 한켠에 놓았더니 하나씩 집어먹습니다....

오늘의 메인... 돼지 주물럭구이입니다.
좋은 레시피 소개해주신 보라돌이맘님께 감사를 드려요..다만 전 맛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쉽네요^^

어제 다 못 먹은 비지들깨김치찌개랑 이런 저런 반찬들도 먹는 아침밥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