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끔 제빵재료 살 돈이 없으면 아바마마의 원조를 받곤 하는데요.
안그래도 중년의 나이로 접어드시고 나서는
날씬했던 아빠도 배가 불룩 나오더라구요 ㅠ_ㅠ
뭐 심각할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남자들은 내장지방이라 몸에도 안 좋잖아요.
그런데 집에 계실 때는 밥 먹고 항상 과일, 빵 등등 간식을 찾으시는지라
아예 안 드릴 수도 없고~
해서 나름 설탕량 줄이고 버터량도 줄이고
밀가루도 통밀로 대체하는 방법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엔!
처음으로 통밀이 아니라 호밀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봤답니다.
통밀도 결국 밀가루니까 통밀만 가지고 충분히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지만
호밀은 일정 비율 이상으로는 넣을 수 없다고 들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레서피를 갸웃갸웃하다가 호밀빵에 한번 도전해 봤죠~

강력분과 호밀, 설탕과 소금과 이스트 소량, 따끈한 물만 가지고 만든 담백한 빵이랍니다.
호밀은 오븐에서 익으면서 물을 많이 먹어 보통 만들 때보다 물을 좀 더 넣어야한다고 들어서
물을 살짝 많이 넣었더니 반죽이 너무 질더라구요.
아아- 이러니까 제빵기가 있어야하는 건데!
하면서 손에 치덕치덕 달라붙는 걸 어떻게 반죽을 하긴 했어요.
그냥 주걱으로 잘 섞을 걸 그랬나봐요.ㅠ_ㅠ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분할을 해서 성형을 하긴 했네요.
못생겼지만요ㅋ

칼집을 안 내고 그냥 구웠더니 옆구리가 이렇게 터졌는데
전 이렇게 막 터진 게 마음에 들어라구요~
파운드 케익은 가운데 안 터지면 안 이뻐보이는데-
원래 요건 못 생긴 빵이라 그런 걸까요?
어쨌든 아빠가 끼니 건너 드실 때도 있고 해서 식사용으로 드시라고 구워놨더니
아빠는 딱딱하다고 한 입 드시다 말고
엄마랑 할머니랑 간식으로 다 드셨네요ㅋ
아빠는 더 어린애 입? ㅋㅋㅋ
갓 구웠을 때는 겉은 바삭, 속은 보들한데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날아가서 그런가 빵이 딱딱해져요.
그런데 전 빵이 딱딱해진 거 빵칼로 서걱서걱 썰어서 치즈 얹어 먹으니까 진짜 맛있더라구요. +_+
여기다 따끈한 스프 한그릇 보태면 정말 한끼 식사 뚝딱이겠죠.

그리고 방금 구운 시나몬롤~
다 떨어진 계피가루, 새로 산 기념으로 정말 오랜만에 구웠는데
빵은 보들보들 시나몬향기는 향긋~
정말 맛있네요 +_+
달걀이랑 우유랑, 그리고 버터 조금 넣고 반죽해서 아주 보들보들해요.
맨날 거친빵만 반죽하다가 요거 하니까 참 손이 편하더라구요.
중간에 밥먹느라고 반죽의 존재를 까먹고 있어서 완벽하게 과발효되긴 했는데
굽고나니 별이상 없었어요.
시나몬향이 진해서 그런가 술냄새 같은 것도 안 나고.
다행 ^_^

시나몬롤의 문제는
항상 욕심해서 필링을 듬뿍 넣어서 그게 다 흐른다는 거죠-
바닥이 지저분해요 ㅠ
그래도 이번에는 양심껏 필링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준비한 양의 일부를 남겨뒀더니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요.
조금만 흘러내렸더라구요.
흑설탕+계피가루 섞어둔 건 시나몬 스콘이나 만들어야할까요?

그리고 또 간만에 구운 비스코티~
박력분이랑 아몬드 가루랑 설탕이랑 달걀, 그리고 아몬드랑 초코칩 넣고 구운 건데
밀가루 130g 계량해서 만들었는데도 양이 많아지더라구요~
아몬드를 듬뿍 넣어서 그런가.
처음 구울 때 시간을 좀 짧게 잡아서
반죽을 써는 과정에서 많이 부서지긴 했지만 그래도 맛은 좋네요.
엄마, 아빠, 할머니 다 참 잘 드시더라구요;
이건 좀 자주 구워야겠어요.

아주 바삭바삭~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죠.
커피나 우유랑 먹으면 환상이겠죠?
어쨌든 단 건 충분히 만들었으니
(친구 선물보내줄 브라우니가 아직 남았지만 ㅠ_ㅠ)
내일부터는 다른 맛있는 걸 만들어보고 싶어요.
키친토크 사진 보다보면 막 만들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들어요ㅋ
골라놓은 거 몇가지 있답니다.
밑에 올라온 해물, 야채 듬뿍 짬뽕이랑
또 얼마전 시켜먹었는데 맛없어서 무지무지 실망한 찜닭-
요거 두개는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월요일 낮에 더위를 이기고 엄마랑 장보러 한번 나가야겠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