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두끼 차리면서 숨이 가빴던 1박2일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4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실 시어머니를 위하여..... 남편은 공항으로....뛰고...
전 집에서...집안 청소와 저녁 준비를 위해 뛰는데......
비가 왜 그리도 퍼 붓던지요..
예전에도 한번 글 올린 적이 있지만 오십 넘기면서부터.. 비가 오면.... 급 다운됩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빠져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져요..어제도...꼭 그랬어요.
그렇지만 어제는.... 아무 것도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아니잖아요... 마음을 다잡고.... 하고는 있지만 별 진척이 없이 준비되어가는 중에... 남편에게 호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들어오는 도중..나가봐야 하니.... 어머니를 모시고 가라는 거에요.
이게 무신 일..할 새도 없이 하던 일 대충 정리하고 나가서.... 중간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들어왔어요.
오랫만에 만나뵙는 어머니.... 우리 한번 안아보자고 어머니가 먼저 그러셔서 덥석 안았죠..뭐...
어머니는 조수석에..전 운전석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잠깐 방심했더니만..... 어머니..너도 이젠 뱃살이 다 있네 하면서 제 허리를 만져보시는 것 있죠? 어머낫.. 어머니~~~~
비는 처적거리고... 저녁 준비를 다 못해 놓고 나왔는데..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머리를 연방 굴리면서 집에 들어왔어요.
집에 들어와.... 생각이나 한 것처럼.... 어머니에게 준비해 놓은 떡부터 앵겨드리고.....
(저녁 준비하는 동안 시장하실까봐요....ㅎㅎㅎ 시간을 벌어보자는 속셈도 있고요....)
부지런히... 한다고 해도... 맘이 급하니깐... 다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작전 수정했어요.
사실 지난 3월 말...어머니 생신이셨는데 생신상을 챙겨드리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날 지난 건... 안 챙기는 거라고 하지만 찰밥과 미역국을 저녁에 해 드릴려고 했는데....시댁인 경상도에선 이렇게 하거든요.
아침으로 미루고..저녁엔... 할 수 있는 것만 우선 챙겨서 먹어야겠다로 수정했어요.
후다닥 차린 저녁 한끼...
옥돔 굽고..... 섭산적 구워서 잣가루 올리고....
회와.... 쌈 야채 한켠에 놓고.....
새로 김장김치통 헐어서.... 새 김치 꺼내 썰고....
나박김치도 꺼내고....
밑반찬류중에서 어머니가 오랫만에 먹고 싶겠다 싶은 것들 꺼내고....
두릅잎 데쳐서 쌈 싸 먹도록 준비하고..... 그렇게 차렸어요.
거의 다 상이 차려질 무렵... 일을 마친 남편도 귀가하고... 식사가 시작되는데~~~














어머니..부산분이라 생선종류를 좋아하시는데... 계시던 독일엔... 생선이 귀하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생선 위주로 상을 차린 거죠.
미리 생각했던 것들 준비도 못했는데.. 어머니... 너무 많이 차렸다..니가 하루 종일 애썼겠다 하시면서.... 맛잇게 드셔서...
마음이 좋더라구요.
옥돔을 드시면서 맛있다고...하시면서... 꼬리쪽을 잡으시길래...가운데 큼직한 살을 발려.. 드리면서...
어머니... 이거 드세요.. 했더니
남편은 덩달아..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하고...
울 어머니... 야들이 모르는 소리한다면서...
생선 먹을 줄 모르는 놈이..... 가운데 퍽퍽한 살을 먹지..
진짜 생선 먹을 줄 아는 사람은.... 꼬리나.... 창자에 붙은 살이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웃으셨어요.
글쎄요....
사과 깡치만 즐겨드시던 우리네 어머니.... 난 이게 맛있더라... 뭐 그런 것 비슷한 거 아닐까요?
아님... 정말 우리 어머니는... 맛을 제대로 아시는 것일까요???
저녁을 먹고..설겆이를 마치고... 낼 저녁 준비를 미리 해 놓으려 하다.. 발견한 오이와 풋고추~~~
아파트에 같이 사는 어떤 분이 아침에... 반장님(제 차례라... 임무 수행중이거든요) 드시라면서 가져다 주신 소중한 농산물이죠.
좀 못 생겼지만..그 분들의 땀 방울로 가꾸어졌을 오이와 풋고추를 다듬으면서... 참으로 소중한 선물이다 싶었어요.
저 오이.. 참 개성있게 생겼죠?
파는 오이와는 쨉이 다릅니다...ㅎㅎㅎ


아침상을 위하여 팥을 미리 삶아 놓습니다.
찰밥 할 때나 떡고물... 빙수팥을 삶을 때도...첫물을 따라 버리는 거 아시죠?
팥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때문에 떫고 아린 맛도 없애주고요... 또 첫물을 따라 버리고 삶으면 쉬 안 상한대요.
팥은 3/5컵정도 담구었어요.. 요즘은 돌을 제거하고 포장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쉽지만... 예전에는 다 조리로 일어야 했어요... 하지만 요즘도... 아주 작은 잡티나..모래는 섞어 있으므로 한번 일어주세요.
팥 3/5컵에...물 1.5컵을 잡고.... 센불에서 끓으면 약불로 줄여서 뜸을 들이면서 삶아주세요.
사진상으로.... 좀 덜 퍼졌어요.
센불에서 끓으면 얼릉 꺼주어야 하는데...다른 것 하다가... 잠시 타이밍을 놓쳤더니.. 저렇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돌나물도..다듬어서 씻어 놓구요..
무칠거에요.

찹쌀 2컵과 멥쌀 1컵을 1시간 정도 불렸다가..체에 밭쳐 놓습니다..

미역도..미리 담구어야 하는데..
미역은 바락바락 주물러서 씻으면...미역안에 끈적이는 성분이 나와서 국이 탁해져요.
흐르는 물에 가볍게 흔들어서 씻어주세요.
그리고 미역은 충분히 불려주어야 부드러운 미역국이 된답니다...
여기까지 밑준비 해놓으니깐... 벌써 11시가 넘었어요...
자러 들어가야.. 아침에 일찍 일어나죠...

어머니... 아침 일찍 일어나시는 분인데... 장거리 비행에... 또 떠나기 전에 시누네랑... 프랑스로 어디로.. 여행을 하다 귀국 비행기에 오르신 탓으로 무척 피곤하신지 기척도 없으시네요...
먼저...장어 손질을 합니다....
장어 껍질부분에.... 미끄덩거리는 하얀 물질이 칼로 밀어서 벗겨주어야 해요. 좍좍~~ 긁어주면 됩니다...

굽다가 오징어처럼...오구라 들거든요..
등에 잔칼집을 넣어주고요...

1차 유장처리합니다.. 참기름 한술에 양념국간장 한 술 섞은 유장을 붓으로 골고루 발라주세요.
더덕구이 할때도...이렇게 합니다.


오늘 미역국은...모시조개를 넣고 끓일 거에요..시원하게...
근데 조개류는 연한 소금물에 담궈 어두운 곳에 놓으면 해감이 된다 하지만.. 완전하게는 안되거든요.
그래서..전 일단 소금물에 담구었다가...일차로 한번 파르르 끓여 조개가 입을 열면 불을 끄고...
맑은 육수를 걸러냅니다...
이렇게 하면 서걱거리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찰밥도 안칩니다.
찰밥은 간을 해서 지어야 맛이 있어요...
어제 안친 쌀과 팥을 계량해 보았더니.... 불린 팥 1컵,,, 불린 찹쌀과 멥쌀은 4컵 조금 넘는 양....
여기에 물 2컵을 부으니... 딱 좋아요. 멥쌀밥보다 찰밥은 물을 조금 적게 잡아야 하거든요.
소금은 2작은술 넣었습니다. 이 정도의 간이 좋습니다.

오늘 장어는 원적외선 그릴에다 구워 줄거에요.

왜 자꾸.... 새로운 기기를 소개하냐 하면요...
제가 무슨 판매자도 아니고...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인데.... 요즘 글을 올리면서... 제가 사용하는 기구들도 함께 소개되니깐...
처박아 놓고 사용 못하고 있다 생각이 났다면서..... 써 봐야겠다는 분들이 심심찮게 있어요.
집안 살림을 살 때는 신중하게...
이왕 샀으면 최대한 활용하기가..제 신조입니다.
혹여... 이것도 있으신 분들은.. 많이 활용하세요.
오븐과는 또 다르게.... 활용도가 있어요.
이건 식탁에 올려놓고..바로 구워 가면서 먹어도 되구요.
고기나 생선, 야채, 해물 뭐든.... 여러가지 함께 올려서 구우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오늘도 에너지 효율을 활용하자는 차원에서..단호박도 썰어서 올려놓았어요.
감자, 버섯류, 고구마, 연근, 마 같은 것도 함께 올려서 구워도 좋더라구요.


일차로 유장발라 굽기니깐... 노릇노릇하게만 구으면 됩니다...
한번 뒤집었는데... 칼집을 넣어서 구으니깐 모양이 살아있지요?

생일상엔 잡채도 한접시 있어야 어울리고요... 우선 양파부터 향나게 투명하게 볶다가....

실파 강회도 한 접시 해 놓으려고요... 파강회는..원래는 오징어, 갑오징어, 문어에 파를 감아서 만드는데..
좀 색다르게 새우로 감아줄겁니다.
생강술과 소금을 넣은 물에 살짝 데친 상태이구요. (새우 비린내 제거용)

양파랑... 당근, 고기 볶아주다가..당면도 슬쩍 볶아주고... 맨 나중에.. 영양부추는 섞어주는 정도로만 볶아서 색을 살릴 거에요.
영양 부추는 생으로도 먹잖아요.
잡채 같은 것 담기가... 좀 흐트러지고 모양이 안 살죠?
그럴 땐..젓가락을 이용해서 휘리릭 감아주세요....

돌돌 만 상태에서... 그냥 접시에 놓고 젓가락을 빼줍니다...
저도 사실 그닥 세팅을 이쁘게는 못하지만 정갈하게 담아내는 것 어떻해요 하고 물으시니..... 그냥 제가 하는 방법 소개드려요.

두개를 가지런히 담았구요. 맨 나중에 흐트러지지 않도록 젓가락을 빼세요.
그런 다음에.....

잡채 야채랑 고기를 고명처럼 올려주고요. 지단채를 곱게 썰어서 올려주어도 좋은데..전 못했어요.
대신... 실고추라도... 얹었습니다...ㅎㅎㅎ

전도 조금 구웠어요.
전 때깔 곱지요?
전에 누군가는 치자물을 들여서 전을 부친다고도 하던데... 좀 인위적인 색이 나서 전 싫더라구요.
전..... 계란 노른자 두개에 흰자 한 술 정도만 섞어서... 밀가루 묻힌 후에 털어내고..... 노란 계란 옷을 입힙니다.
흰자는 어쩌냐구요?
머랭 쿠키 구으세요............ ㅋㅋㅋ
생선은 달고기전이구요.
호박은 가운데를 칼을 넣어 돌리면서 파준 다음에... 그 호박살을 곱게 다지고..양파 다진 것, 풋고추 다진 것이랑 오징어 살 다진 젓에 천연맛소금 간하고...생선전하고 남은 계란을 부어서...반죽한 것을 넣어서 구워 준 거랍니다.
오징어 대신 새우 다져서 해도 맛있어요.
다들 저보구...전 참 이쁘게 잘 굽는다 하시는데...다른 것 없어요.
전 구울 땐..전 굽는 일에 전력을 다하기...농담같지만 정말 필요해요. 뭐든 어떤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집중하기....
그리고 중요한게... 반죽을 후라이팬에 올릴 때... 반죽물을 잘 털어서(?) 팬에 올리시고요... 불 조절을 잘 하셔야 합니다.
어떤 요리라도 불을 잘 다룰 줄 알아야..요리의 맛과 색이 살아요.

실파새우강회입니다.
전 이상하게 파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이 파강회는 좋아요.
씹을 때 오드득 씹히는 질감이 아주 재미나요...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구요...

장어엿장구이입니다.
아이들은 매운양념구이를 좋아하는데 남편은 그렇게 먹으면 뭐라 잔소리가 심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아침도 아이들 먼저 먹여서 보낼 땐... 고추장 양념을...
이차 상차림엔... 엿장소스인 거죠....

돌나물은 겉절이 양념처럼 무쳤구요.

어머니 오랫만에 맛보시라고 아껴두었던 김부각도 내 놓구요...

시원한 모시조개 미역국입니다.
전.... 미역국 끓일 때...양념국간장 반.. 멸치액젓 반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맛있어요.
저희 큰 딸아이... 이걸 먹으면서...
엄마 난......참기름 볶다가 고기 넣고 끓이는 기름기 도는 미역국이 좋은데~~~
하길래.. 니 생일이냐? 했죠...
그럼 엄마 생일이야?
아니... 난 엿장수~~~
엿장수 맘대루다... 하구 말했어요.....전 잘했죠??? ㅎㅎㅎㅎㅎ

늦게 일어나 철지난 생일상 받으신 어머니...
어머니 생일 지났지만..못 챙겨드려서... 그냥 오늘 생일상차렸어요...원래 지난 건 안한다고 하지만요..그랬더니..
울 어머니... 그러면 어떠니~~~니 마음이 너무 고맙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어머니 그 말씀이 더 고마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