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외출 하는 꼴은 못봤지, 매일 어린이집 하교시간 맞춰 부시시~~해가지고는 나타나, 아이 데리고 쌩하고는 집으로 쏙 들어가고는 끝.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늘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겁니다.
아마 저만 뺴고 엄마들끼리 모여 제가 꽤나 도마에 오른 모양입니다. ㅎㅎㅎ
네.. 제가 원래 혼자 노는걸 좋아해서 동네 아줌마들하고 그다지 놀러다니지 않아요.
사실 너무 혼자 잘 노는것도 아이한테는 별로 안좋다고.. 엄마들하고 친하게 지내야 정보도 모으고 아이 교우 관계도 좋아진다는데,
저는요, 사실 집에만 있어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정도로 매일 너무너무 바쁜걸요!! 정말 말 그대로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몰라요, 몰라...ㅠ.ㅠ
아침에 일어나 남편 출근 시키고 큰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나면 9시 조금 넘는데, 커피 한잔 마시고 한 십여분 쉬고나면 땡이랍니다.
오전에 아이들 오후에 먹을 간식 만들어 놓고, 작은 아이 점심 챙기고,
또 빨래는 어찌 매일매일 해도 그리 많은지... 세탁기 돌리고 말린 빨래 개키고 나면, 엉덩이 땅에 붙인 기억이 없는데 이미 큰아이 데리러 갈 시간인걸요.
오후는 오후대로 애들 좀 봐주고 어지른거 쫓아다니면서 좀 치우고 나면 금방 저녁때 되고...
진짜 하루가 너무 짧아요, 짧아..
(아, 물론 간간히 컴터질도 하죠.ㅎㅎㅎ 주로 하루종일 켜놓고 일하는 사이사이 왔다갔다 조금 보고 나갔다 오고.. 뭐 그러는 편이랍니다. )
하긴.. 제가 또 일을 사서 하는 타입인지라...ㅠ.ㅠ;;;
오늘은요, 이번주말에 고추장 담근다고...
엄마가 가루내서 고추장에 넣으라고 집에서 담근 메주 한덩어리랑 찹쌀 한봉다리를 주셨거든요.
방앗간 가져가서 해오면 금방 해결될 일을.. 공임 만 얼마 아낀답시고.. 집에 있는 쬐매난 소형 믹서에다 끼고 갈았잖겠습니까..
메주 한덩어리, 찹쌀 2키로 가루 내는데 꼬박 두시간 반...ㅠ.ㅠ;;
..그러니까, 오늘의 주제는 "미스테리의 그녀=바로 나"는 도대체 평소에 뭘하고 사느냐, 뭐 그거죠.
저요, 아래의 것들 만들면서 살았죠, 뭐.....=3=3=3
지난번에 발렌타인 초콜릿 만들고 남은 초콜릿을 처리할겸 몇가지 만들었었어요.
양을 가늠을 못해서 녹여놨다가 대충 굳혀놓은 것들이 많았거든요.

이 못생긴 약?? 처럼 생긴 아이의 정체는??

네이버에서 유명한 슬픈하품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따라만든 초콜릿 캬라멜이랍니다. 덕분에 남은 생크림도 유통기한 직전에 처리할수 있었지요.
생각보다 좀 물렁하긴 한데 아주 맛있어요.
평소에 포장재료 사는 돈이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대충 집에 있는 종이호일로 싸서-완전 가내수공업이었어요. 밤에 애들 잘때 드라마 보면서 세월아~ 네월아~- 다 먹은 홍차 캔에 담아 두었지요.
두 캔 가득 담아 한캔은 친정 아버지 드렸어요. 캔디와 초콜릿을 워낙 좋아하시는 분이라 너무 맛있으시대요.
참, 지난번 초콜릿 만들어 드린것도 어찌나 맛있게 드셨는지... 다시 또 만들어 달라고 특별 주문 하시더라구요.
낼이랑 모레랑 만들어서 주말에 배달 가려구요.. (아이구~ 이틀간 또 죽어라 바쁘겠네...)

다크 초콜릿 남은걸로는 캬라멜 만들었고, 밀크 초콜릿 남은것은 얼마 안되길래 아이들 초코 파이 만들어 주었습니다.(가지가지 남겨놔서리...^^;;;)
마침 먹다 남은 바닐라 파운드케익이 있어서 얇게 슬라이스를 합니다. 뭐.. 집에 있는 것이 스폰지 케익이면 스폰지로 하시고.. 아니면 카스테라도 좋고.. 아니면 비스켓도 괜찮을듯 합니다.
접시에 한 켜를 올리고 마시멜로를 잘라서 펴 올려요.(기왕이면 하얀것이 깨끗할듯.. 저는 얼룩덜룩, 색깔있는 애들 섞어서 했더니 단면이 별로 보기 좋지 않더라는..ㅜ.ㅜ) 그 상태로 전자렌지에 3-40초 정도 돌려요.
꺼내서 마시멜로가 살짝쿵 녹았을때 다른 한켜를 뚜껑으로 올려 샌드합니다.
이것을 녹인 초콜릿(템퍼링한것, 혹은 코팅 초콜릿 녹인것으로)에 풍덩해서 코팅해서 꺼내 잘 굳혀 주면 되지요.
실험적이기도 하고 재료가 딱 그만큼 남았길래 조렇게 세개만 만들었거든요. 한개는 어떻게 되었나 너무 궁금한 나머지 제가 잘라 먹고 두개는 애들 한개씩 주었는데, 다 먹고 너무, 너~~무 맛있다고 또 없냐고 난리난리...
다음에 해준다고 어르고 달래느라 아주 애먹었다는 후문입니다.

얼마전 이쁜 조카아이 생일이길래 케익 만들어 주었어요. 이때도 기왕이면 초콜릿 가득 들어간 초코 생크림 케익으로...

15센티짜리로 똑같은거 두개를 만들어 한개는 저네 집에 들고 가라고 들려 보내고, 한개는 우리집으로 불러 다 같이 나눠 먹고 그 자리에서 끝냈지요.

요 꺼먼 빵은??

멕시칸 초콜릿 빵이라는건데, 안에 초코칩이 들어간 맛난 빵이지요. 근데 생각보다 아주 달지는 않아요.
(요런 초코빵 요즘 많이 흔해서 굳이 레서피는 적지 않을께요.
찾아보면 비스므레한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어찌나 속살이 부드러운지... 조 위의 케익 만들고 남은 초코 생크림 발라 먹으니 너무 맛있어요.
근데 사실 이렇게 먹는것보다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피넛버터 바나나 샌드위치 해먹는 방법.
사진은 없습니다만, 남은 빵으로 식구들 아침으로 주니 다들 잘 먹고 좋았어요.
하루 지난 빵은 토스트 해놓고,
한쪽에 피넛버터 듬뿍 바르고, 바나나 슬라이스해서 얹고,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뿌려서 샌드위치 했어요.
워낙 초콜릿과 피넛버터도 잘 어울리고 바나나랑도 환상의 궁합이라, 이 세가지가 모두 모이니 진짜 대박이더라구요.
이 빵을 만드시게 되거들랑 꼭 한번 해보시길...

요즘 실험 정신에 심취해서 책 보면서 이런저런 빵을 만들었었는데, 그 중의 하나인 스위트 포테이토 브레드랍니다.
고구마가 들어갔으나 고구마 맛은 전혀 안나는...
원칙대로 해본답시고 레서피 그대로, 스타터 만들고... 발효도 세번이나 하고... 뭐 그러면서 했더니, 한낮에 만들기 시작한 빵이 밤 12시에 오븐에서 나오더라구요.
완전 기진맥진이었는데, 빵을 한번 잘라보고는 완전 기절할뻔했습니다.
오웃!! 이럴수가!!하고 탄성을 지를만큼 제가 지금껏 만든 모든 빵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꼽을 만큼 훌륭했어요.
오밤중이라 단면샷을 못찍었지만, 역시 대가의 레서피라는것은 이렇듯 틀림이 없다는 것을 공부했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다음에는 좀 더 개량해서 좀 단순화시킨 방법으로 한번 만들어 봐야 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하루종일 걸린다는것은 너무도 비 생산적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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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 만들어 보실랍니까???
rose levy beranbaum이 쓴 (브래드 바이블>에 나오는 레서피구요.. 요즘 이 책 가지고 있는 분 많죠? 근데 저는 이책 활용이 너무 어렵더이다..ㅠ.ㅠ 읽다 보면 공부는 되는데... 레서피는 실용성이 너무 떨어져요.
중력 117그람, 실온의 물 132그람, 꿀 13그람, 인스턴트 이스트 0.8그람
--> 모두 섞어서 일단 랩씌워 옆에 치워 두고요, 한 십여분 두고 그동안 다른 재료들 계량 하면 됩니다.
위의 보울을 랩 벗기고 그 위에다가 중력 180그람, 탈지 분유 20그람, 인스턴트이스트 2.4그람을 섞어서 확 부어요. 다시 랩을 씌워 실온에서 최소 1-4시간 정도 냅둡니다.(냉장고에서는 8시간-24시간 정도)
시간이 다 되서 가장자리에 거품이 뿌글거리고 난리가 났으면, 위에다 익혀서 으깬 고구마(정확하게는 껍질채 오븐에 구워서 껍질 벗겨 으깬 고구마-저는 그냥 전자렌지로 대강...) 반컵(126그람)과 버터 18.5그람을 넣고 대강 반죽합니다. 한 1-2분 정도.. (스텐드 믹서 저단, 손반죽이면 나무 주걱으로 하면 됩니다.)
이것을 가장자리를 긁어서 랩을 씌워 20분 휴지 주고,
소금을 6.6그람 넣고 제대로 치대 줍니다. 글루텐 형성될때까지..
1차 발효는 실온에서 한시간 반 가량 한번 하고요, 공기를 뺀다음 다시 한시간 반내지 두시간을 또 합니다.
제대로 잘 부풀었으면 꺼내서 휴지 없이 성형 바로 하구요-보통은 식빵팬에 하면 편리- 2차발효 또 한시간 반을 하고,
22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스팀주고 5분 굽고, 180도로 온도를 내린후 20-25분을 더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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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적고 보니.. 이걸 시도하는 분이 과연 한분이라도 있으시려나... 궁금하네요..ㅎㅎㅎㅎ

요빵도 위의것과 같은 책에서 보고한... 엄청 복잡하고 시간 많이 걸리는 빵.
이름이 pugliese라고 하고요, 포카치아, 치아바타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걸 뭐라고 읽을까요? 알수가 없다는...ㅠ.ㅠ 푸글리제? 푸글리세? 푸글리즈? 푸글리스? 퍼갈리즈??????????? )
저건 정확하게 딱 이틀 걸려 만들었는데...
이탈리아식으로는 스폰지를 비가(biga)라고 하더군요.
하여간 너무 복잡해서 레서피를 다 옮기지도 못하겠습니다. (위의 고구마빵 보다도 훨씬 복잡하다는...)
그런데 처음에는 나온 결과물이 너무너무 허무한거예요. 저게 지름이 한 15센티 정도?? 높이는 8센티 정도 되는 둥근 빵인데, 이틀 고생해서 나온게 덜렁 저거 하나라서 식힘망에 저리 올려두고는 에게? 이거 뭐냐? 이토록 고생하고 고작 이것 뿐이냐, 이렇게 허무할수가 등등... 오만생각을 다 했더랍니다.
그러나...

단면을 잘라보고는 조금전의 실망은 완전히 날라가 버렸지요. 반죽 배합을 두배로 해서 요게 두배로 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후회를 하고 또 했지요.
단면이 치아바타 처럼 구멍이 숭숭~~ 한것이... 그 빵결하며... 기가 막혔습니다.
(제가 보는 요리책이 사진이 한장도 없는 것이라 오리지날과 어느정도 일치했는지는 그냥 나름으로 해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만, 안되는 영어실력으로 해석해본 바로, 단면이 치아바타 처럼 나오면 잘 된거라고 하더군요.)

참 이상한게, 이렇듯 오래오래 시간을 들여 공을 들여 만든 빵은 빵결의 촉촉함이 훨씬 오래 지속됩니다.
만든 다음날도 처음 만든 그때처럼 촉촉하면서도 질깃질깃한 빵을 만들수 있었습니다.
... 저는 어차피 밥으로 먹을거라 샌드위치를 했지만서도...
베이글 처럼 크림치즈만 발라서 그냥 즐기는것도 너무 좋은 빵이더라구요.
그리고, 그 담으로는요.. 저에게 우리 집 아이들 밥상 좀 올려 달라시는 분들이 꽤 있네요.
제가 아무리, 저희는 진짜 특별한거 없어요, 대충 대충 먹고 살아요~~라고 해도 안믿으세요!!(왜지???)
그래서 그 증거로.. 딱 일주일만 저녁상 찍어봤습니다. 지난주에요.
(애들밥상이예요. 애들은 일찍 자야 하니까 일찍 먹이고, 남편이 퇴근하면 남편과 저는 따로 먹습니다. 뭐 메뉴는 거의 같고요.. 가끔 매운거 한가지 정도 추가될때도 있지만...)
요걸 보시면, 완전 용기 백배하실거예요. 이정도도 안해먹는 집이 어디 있나요?? 으흐흐~~ 이건 완전 부끄부끄~~이옵니다.

월요일.
쇠고기 김치밥, 콩나물국, 김구이(마트표), 어묵볶음, 김치, 동치미 ... 땡.

화요일.
연어+브로콜리 크림소스 스파게티.(블로콜리는 애들이 잘 안먹는 대표적인 야채이므로 거의 다지듯 잘게 썰어서 넣음.)

수요일.
청국장, 고사리나물, 삼치구이, 그리고 김치와 동치미... 땡.

목요일.
메생이국, 갈치조림, 김치... 땡(우리집은 메생이국을 끓이면 꼭 국에 말아서 국밥으로만 먹기 때문에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다는...)

금요일. 저녁 아니고 점심입니다. 봄방학으로 큰아이가 집에 있길래 점심으로 감자전 부쳐 주었지요.
믿기 어렵겠지만 저게 1인분입니다. 제 1인분이 아니고 아이들 각자 저렇게 한접시씩.. 헉!! 진짜 끝내주게 좋아합니다, 감자전...
밥 대신이라 이것저것 좀 더 넣었어요.
저만의 감자전 : 믹서에 계란 한개 넣고 양파 반개 쯤 먼저 넣고 갈아요.(계란이 안들어가거나 감자 부터 넣으면 절대로 안갈립니다. 반드시 계란에 양파부터..) 완전히 갈리면 다시 양파 반개 더 넣고 갈고(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잘 안돌아므로.) 또 다 갈리면 조각낸 감자를 조금씩 넣고 갈아줍니다.
하여간 물은 하나도 안넣고 갑니다. 대강 계란 1개에 양파 큰것 한개, 감자는 4개 정도 했나 봅니다.(혹자는 감자와 양파는 반드시 강판에 갈라고 하지만, 전 안해먹고 말지 강판에 세월아 네월아~~ 갈지는 못하겠습니다. ㅡ.,ㅡ)
다 갈리면 꺼내서 보울에 담고, 감자 녹말가루랑 찹쌀가루를 조금 섞어요.
소금간 하고요,
저는 요기에 매운 고추 다져 넣는걸 좋아합니다만, 애들은 못먹으니까 오이고추 하나 다져 넣고,
당근 다진것, 느타리 다진것, 그리고 볶은 베이컨 다져서 넣었어요.--> 이 줄에 쓴건 보통은 안넣는 거지만 이날은 넣었어요.

금요일 오후의 간식은 홈메이드 어묵이었습니다. 오징어+ 새우 갈아서 야채 조금 다져 넣고 반죽해서 튀겨낸...
여기까지가 끝이랍니다.
저녁부터는 없네요. 시댁에 다녀왔기때문에...
뭐... 진짜로 평소에는 특별한거 안먹고 살죠? 생각해보면 일년 열두달 별로 변하지 않는다는... 애들 먹는 반찬도 언제나 거기서 거기... 남편 입맛도 죽어라 변치 않고...ㅠ.ㅠ;;... 요리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지겹기도 하네요. 저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것을 좋아라하는 편인데 말이지요.
음... 올리고 나서 왠지 후회된다, 진짜... 에궁...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