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발은 돼지고기의 조직을 이루고 있는 섬유질이 가늘고 연해서 소화기능이 약한사람들에게
위를 부드럽게 해주고 몸을 보호해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틀니를 하신 우리 어머니 너무 맛있게 잘 드시니
별거 아닌데 자주 못해드렸나 싶은 마음에 괜시리 죄송스러웠어요.

족발을 드시면서
"아버지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냐? 다른거 삶아주는 것보다 족발 푹~~삶아 주면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족발을 진짜~좋아했다~." 하시기에.
허거걱~!
"어머 그래요? 에고~그럼 제게 말씀좀 해주시지 그랬어요~ 비싸지도 않은데
족발 사다 삶아 드릴걸 그랬어요~."
죄스런 마음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미 돌아가시고 안계신 분인데 족발 한 번 못 삶아 드린게 또 죄송하더라구요.
어른들은 비싸고 좋은 것만 드시고 싶어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나물 좋아하시는 분은 나물을 조물조물 무치거나 볶아드리면 배불리 먹었다고 생각하고
족발이나 순대국 추어탕 등 또 나름대로 드시고 싶은 먹거리가 있으면
준비해 드리는게 밥상 잘 차리는거라 생각됩니다.
어른 주변을 두루 보살피는것이 결국 함께 사는 방법이라 생각 됩니다.
아버님 제사가 한 여름이라 족발을 삶을 수 있을런지는 모르나
산소 갈때 몇 개 삶아 갈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그래봤자 우리 자식들이 먹을 것이지만 말입니다.
서툰솜씨로 만든 돼지족발 삶음
우리 어머니 너무 잘 드셔서 기분 좋았던 식사시간 이야기 한 번 들어보세요.

장날 시장에서 사온 돼지 족발입니다.
가계에 따라 시장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족발 4개에 8,000원을 주고 샀습니다.
"아저씨 어찌해야 맛있게 족발 만들수 있나요?."
라고 물었더니
"아~~그건....." 하고 한참을 뜸 들이시더니.
"그냥 맛있게 삶으시면 됩니다!."
헉~~ 아저씨 너무 웃겼어요.

일단 소주 한 병과 편생강 냉동방아잎을 준비했습니다.

물이 끓으면 소주 한 병을 다 붓고
생강과 방아잎을 넣어주고 족발을 넣어 1시간 가량 센불에서 삶아준 상태입니다.
거뭇하게 묻어 있는 것은 방아잎입니다.
먹어도 되는 방아잎이므로 다 떼어내지 않아어요.
어떤 고기던 꼬옥 물이 끓을때 넣어야 냄새 제거도 잘 되고 고기도 질겨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1.건고추 양파 생강 편마늘 통후추 먹다남은 사과 등을 준비하고
2.어느정도 족발이 잠길만큼 물을 냄비에 붓고
3.간장,매실청,물엿을 조금 넣어준 뒤
4.준비한 향신료들을 넣어주고
5.국물이 뜨거워 질 무렵 초벌로 삶아놓은 족발을 넣어줍니다.

국물이 뜨거우니 조심스럽게 넣어주세요.

그리고는 1시간 가량 또 삶아주었더니 국물이 많이 줄었습니다.

너무 삶아도 물러서 맛이 덜할 수도 있지만
쟁반에 담아 식혔다 먹으면 다시 쫀듯해지는게 신기합니다.

새우젓 무침에 썰 사이도 없이 그냥 다리 하나씩 들고 뜯어 먹는 재미!
큰 접시에 뼈다귀 나오는 재미
잘 삶아지니 모든 살이 다 뜯어져 부드러워 오랜만에 족발 드시는
우리 어머니 당신 입맛에 맞아 드실만 한가 봅니다.
소주도 한 잔 하셨구요.
다음에는 더 맛있고 쫀드르하게 잘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8천원으로 한 상 가득 푸짐했던 식사시간 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