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흰 지난 주말에...
친정 엄마가 허리를 다치신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총대 매고 도와 드렸지요.
올케는 직장때문에, 언니는 아이가 아파서 못오고..
저 혼자 35포기 절이고 씻고 다듬고...ㅠ.ㅠ
엄마 김치 스물 몇포기 속 넣어드리고-속은 엄마랑 둘이 같이 넣었지요. 이건 다행히 앉아서 하는 일이라...
나머지 절인 배추 열 몇 포기를 들고와서, 우리집 김장은 우리집에서 마무리 했습니다.(양념이 달라서 같이 못하겠더라구요. 우선 우리는 고춧가루를 덜 매운걸 써야 하고...)
김장이란게 그렇잖아요. 배추를 절이고 속을 넣는 것 뿐 아니라 그 전주에 마늘까고 생강을 다듬고..등등 양념을 준비하는 일부터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나름 힘들었지만 겨울양식을 마련하고 나니 뿌듯합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집은 그다지 김치를 많이 먹지 않아서...
엄마 김장은 엄마 설 명절 세야 하는 김치 뿐 아니고 오빠네랑 언니네 나누어줄 몫까지 포함인데,
그 집들은 다들 사정상 외식이 많아 김치 소비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뉘집들처럼 50포기, 100포기 하는데도 많은데, 달랑 35포기라서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하면서... 했습니다. ㅎㅎㅎ
김장 기념으로, 누구나 담글수 있는 <왕초보 동치미 만들기> 올려 볼랍니다.
너무너무 잘하시는, 수십번 담궈보신 고수님들 알아서 패스 하시구요, ^^
왕초보 이신분들, 오늘 낼 사이에 막 요리물음표에 동치미 어떻게 담가요? 하고 물어볼까 생각했었던 분들만 보시길...

먼저 동치미 무는 그다지 크지 않은것으로 절대로 껍질에 칼대지 마시고 그저 깨끗이 씻으시길...(칼 대면 무가 무르기 쉬워요....게다가 무의 단맛이 빠져나가서 맛이 덜해요.)
저는 그냥 통사이즈에 맞게, 동치미 무 9개에, 마늘 깐거 한줌, 생강은 그보다 적게.. 한 반줌?? 준비했어요.
삭힌고추도 그냥 한주먹, 청각도 딱 그만큼, 쪽파 한 열대? 그정도 준비했어요.
정확한 계량?? 없습니다. ㅠ.ㅠ
이런건 그냥 계량 없이 해도 익으면 그럭저럭 맛이 나므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삭힌 고추는 저는 두어달 전에 미리 매운고추를 소금물(물:소금=5:1로 탄)에다 삭혀두었지만, 요새는 김장철이라 야채가게에서도 많이 팔고요, 또 없으면 그냥 풋고추를 청 홍색으로 준비해서 넣어도 그만입니다.
청각 역시 요새는 김치거리 파는데 잘 보면 옆에다 같이 팝니다만, 없으면 안넣어도 됩니다.
청각은 잠시 찬물에 미역 불리듯 불렸다가 건져서 휘둘러 씻으면 아래로 잔모래같은게 씻겨집니다.
마늘 생강은 편써시고..
쪽파는 대로 길게 그냥.. 혹시 쪽파 넣기 싫으시면 대파를 절대로 줄기까지 넣지 마시고 뿌리부분만 잘라서 흙만 떨구게 살살 헹궈서 사용하면 좋아요.
그럼.. 준비한 통에 무 넣고, 굵은 소금을 휘휘 흩뿌립니다.
위에다 고추, 마늘, 생강, 청각, 파를 휘휘 뿌려 주시고, 다시 무 한층 쌓고 또 반복..
그러면 딱 요 상태지요.

뚜껑을 덮습니다. 재료가 많아서 뚜껑이 안덮여지네요? 걱정없습니다. 베란다에 놔두고 서너시간 있다가 와보면 닫힙니다. 그사이에 무가 절어서 물이 빠지면 부피가 줄거든요.
뚜껑이 덮어지면 완전히 닫고 베란다에 4-5일간 방치합니다.
저는 4일 두었지요.
취향에 따라 사과나 배 같은걸 넣는 분도 계신데, 저는 딱 요렇게 기본만 넣어요.
과일이 들어가면 달아져요. 가을무가 어찌나 맛난지, 과일 안넣어도 충분히 달거든요.

4일만에 국물을 붓습니다.
국물을 나중에 붓는 이유는, 무가 통무라서 국물을 처음부터 부어 버리면 국물은 쉬고 무는 덜익어서 맛이 그만 못해요.
찬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간간하게 타서 붓습니다. 미지근한 물로 국물을 잡아야 익으면 더 시원하다라고 예전에 장선용선생님 책에 써져 있던것을 기억합니다. ^^
이떄 주의할것은 무가 절면서 통 바닥에 국물이 많이 생겨 있을거예요. 무턱대고 국물을 붓지 말고 먼저 그 물을 간을 보라는 겁니다.
그 국물이 얼마나 짠지에 따라 위에 붓는 국물 간을 조절해야 하거든요.
무가 사진처럼 둥둥 뜰거예요. 그러면 무거운 접시같은걸로 들뜨지 않게 해서 눌러서 뚜껑을 덮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실온에서 하루 더 놔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보관했지요.

동치미 국물 붓는 김에 백김치 국물도 같이 만들어 부었어요.
저희는 백김치는 요정도 자작하게 국물을 부어서 담급니다. 이것도 바로 물 붓지 않고 담근지 12시간정도 지나고 부어요.
올해도 시골서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했는데, 비료도 약도 안쳤다더니 배추가 많이 질깁니다.
먹어봤더니 벌써 익었는데 맛은 그냥 그러네요.ㅠ.ㅠ

여기서 잠깐, 재미삼아 보여드리는 우리집 김치 시리즈.
지금 먹는 김치들입니다. 마침 먹던 김치가 똑 떨어진 탓에 김장김치를 얼른 숙성시켜 먹기 시작했거든요.
동치미는 빠졌지요? 동치미만큼은 아직 조금더 맛이 들면 꺼내려고요..
오른쪽 위부터 배추김치, 백김치, 깍두기, 고들빼기 김치, 깻잎김치, 파김치 되겠습니다.
저중에 위의 세줄이 김장이고, 아래에 있는 세가지는 최근에 담근 것들이지요.
올 김장중에는 깍두기가 가장 먼저 맛이 들었는데 진짜 맛나게 되었네요. 새우젓 팍팍 넣고 굴 넣고 담가서 그런가..
고들뺴기랑 깻잎김치는 각각 소금물에 일주일 삭혀서 액젓에 버무려 담갔지요. 파김치랑 더불에 요 세가지가 요즘 밥도둑입니다.

김장때 무리를 했는지.. 살짝 목이 칼칼하고 감기몸살 기운이 있길래 얼른 프렌치 어니언 스프를 한솥 해가지고 먹었습니다.
늘 하던대로,
우묵하고 밑이 두꺼운 냄비에다가 양파 큰걸로 서너개를 채썰어 버터 한큰술에 식용유 한큰술 두른 다음 볶습니다.
1-2분 볶다가 뚜껑을 덮고 불을 제일 약하게 줄인다음 다른 일을 하면서 5-7분에 한번씩만 뒤적여 줍니다.
그렇게 총 1시간 정도 볶는데, 나중에 양파 색이 브라운이 되면 다 된겁니다.
그러면 화이트 와인 한컵을 팍 붓고, 알콜이 날라가면 육수 두컵(물+치킨스톡 한개) 붓고 한소끔 끓입니다.
소금과 후추간을 하고 불을 끄면 되지요.
먹을때는 스프볼에 스프를 담고 바게트 또는 아무 프렌치 브래드를 한쪽 얹고 치즈를 듬뿍 얹고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0-15분 정도 굽습니다.

뜨거울때 호호 불어가면서 한그릇 비우고 나면 목이 한결 시원한 느낌이지요.

그리고 비오는 축축한 날에는 간식으로 호떡도 구워 먹고..

홈메이드 복숭아 잼을 가득 넣은 젤리 롤케익도 만들어 먹습니다.

끄트머리 안이쁜쪽은 잘라서 제가 커피랑 먹어치우고,

새끼들은 가운데 이쁜쪽으로 잘라 줍니다. 우유랑 먹으면 가장 맛있지요.
다른분들은 애들 간식 줄때 어디다 담아주시는지??
저 요즘 모던하우스에서 팔던 뽀로로 그려진 간식접시 참으로 탐나는데, 저는 아무래도 앞으로도 줄곧 이리 플라스틱접시에다 멋대가리 없게 줄거 같아요.ㅠ.ㅠ

그리고 오늘 현장학습 가는 큰넘 간식으로는 황치즈가루 넣고 구운 쿠키 한봉다리 들려 보냈지요.
요거 참 맛나네요.
베이킹스쿨에 있는 치즈쿠키 레서피를 변형했습니다. ^^
남은 쿠키는 울 작은넘이 풀빵굴에 쥐 드나들듯 해치우고 다닌다는...ㅎㅎㅎ
..날씨가 많이 춥지요?
녹차 생크림 롤케익 너무 먹고픈데 지금부터 만들까 말까 심히 갈등때리고 있답니다.
어쩔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