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서 임신한 것을 안 그 다음날 남편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딸아이를 낳는 날까지 남편은 유학생활이 바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와보질 못했어요. 딸이 태어나 11개월이 되어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할 때
애틀란타 공항에서 딸아인 아빠를 처음 만났답니다.
남편이 딸아이를 안아보게된 그 순간의 감격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15년전의 일인데도 그 날의 기억이 눈앞에 생생해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때 살았던 미네소타는 겨울이 6개월이나 되고
1월 평균온도는 영하 12도로 매우 춥습니다. 아주 추울 때는
영하 30도까지도 내려가는 곳이었어요. 1월 7일이 생일인 딸아인
해마다 생일파티를 실내수영장에서 하곤 했어요. 긴긴 겨울동안 친구들이
딸의 생일을 기다리곤 했지요. 내가 딸아이의 학교를 방문하면
학년이 바뀌어 다른 클라스가 된 아이가 달려와서
자기를 꼭 생일파티에 불러달라곤 했었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의 딸의 생일 기념사진입니다.
생일케익 뒤로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딸아이가 보이네요.
반 전체를 초대했는데 거의 다 왔어요.
지난 주말 온 가족이 함께 Party City라는 store에 가서
생일파티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어요.
Sweet 16 party 용품들이 한 코너에 따로 준비되어 있더군요.
금요일인 오늘 오후, 남편과 아들은 딸아이를 방과후에 pickup해서....
우리 옆동네에 얼마전에 open한 한양마트의
가나안제과점에 가서 생일케잌을 구입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딸의 sweet 16 party를 위해서
그 때 한국에 나가있던 남편과 의논을 했었지요.
미국엔 16살, 특히 딸의 16살 생일잔치가 아주 중요한 파티거든요.
초등학교 4학년까지 미네소타에 살다가 뉴욕 롱아일랜드로 이사온 후
생일파티를 한 번도 하지 못했어요. 첫 해엔 친구들을 깊이 사귀지 못해서,
그 다음에는 여기 애들이 미네소타 친구들같이 friendly하지 않아서
매년 가족끼리 외식만 하자고 하더군요.
미네소타의 친구들과는
지금껏 이메일과 편지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고 있는 반면,
뉴욕에선 마음을 나누는 best friends를 가지질 못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는 제 마음은 참 안스러웠답니다.
딸아이는 이번 party의 theme을 pink로 정했어요.
그래서 딸아인 pink dress를 꼭 사서 입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졌었지요.
드레스를 사러 백화점에 가서 몇 시간동안 수십벌을 입어 보았지만
틴에이저라서 화려한 드레스를 소화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딸아인 드레스 입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답니다.
오늘의 공주님답게 왕관도 구입했어요. ㅎㅎㅎ
어릴 때보다 생일파티 준비가 꽤 까다롭네요.
제일 까다로운 틴에이저들이라 과일엘러지가 있는 친구가 있고
새우를 못먹는 아이가 있고 몇 가지 음식을 해주려고 했더니
딸아인 피자와 chip이면 된다고 하더군요.
딸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안스러웠던 마음은 사라지고
흐뭇하기만 합니다. 처음 계획은 맨하탄에 나가서 뮤지컬을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딸의 친구들은
편안하게 집에서 모여 게임을 하고 수다를 떨고 싶다는군요.
5년의 공백 후에 갖는 생일파티. 12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몇몇 친구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남아있는 친구들은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즐거워하니까 제가 더 기쁘군요.
이게 바로 엄마의 마음입니다.
딸아이가 고른 생일케잌입니다. 과일엘러지가 있는 친구를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케잌을 포기하고 고구마케잌을 골랐습니다.
크로상 도우, 크림치즈, 알몬드로 쉽게 만든 간단한 디저트.
party에 잘 어울리는 flower toast입니다.
디저트로 제격인데 아들도 좋아해서 넉넉하게 구웠습니다.
노릇노릇 잘 구워졌네요. raspberry를 올려서 분위기를 up시켰지요.
이름하여 산딸기 플라워토스트입니다. 자세한 레써피는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168115 에 나와 있습니다.
롱아일랜드에서 grandma pizza를 제일 잘 만든다고 광고하는
유명한 동네 피자집에서 피자를 두 판 delivery시켰습니다.
하나는 페파로니 피자, 또 하나는 치즈 피자.
생일케잌에 16살 초와 긴 초를 여러 개 꽂았습니다.
긴 초는 불꽃 초인데 불을 켜니 반짝반짝 불꽃을 튀깁니다.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며 무척 좋아하네요.
오늘 파티에는 일곱명의 친구를 초대했는데 한 명은 사정이 생겨 못오고
여섯명의 친구가 모였습니다.
딸아이가 촛불을 끕니다. 불꽃초가 잘 안꺼져서
여러 번 불어야 했답니다. 불꽃초는 꺼진 것 같다가도
다시 타오르더군요. 친구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남편이 기도하고 딸과 친구들이 식사를 시작합니다.
딸은 영화도 몇 편 빌려다 놓고 다른 게임들도 준비했는데
오늘은 밤이 맞도록 이 카드게임 하나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그동안 너무 공부만 하느라고 아이들은 이렇게 즐겁게 지내는 시간이
고팠나 봅니다. 과일과 스낵도 별로 먹지 않고 아이들은
하하호호 수다 떨기에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초저녁에 시작한 파티는 자정이 넘어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파티 시작할 때 켜놓은 초가 짧아졌습니다.
친구들이 돌아가자 딸아이는 선물을 풀어보며 즐거워합니다.
http://blog.dreamwiz.com/esther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