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 가끔 갔을 때 타주던 매실차와 김장에 넣던 매실액이 너무 탐나던 차에
매실 광풍이 불길래 저도 매실 10kg을 주문했습니다. (강금희님에게서 샀지요^^)
올해는 강풍이 많이 불어서 꽃이 많이 떨어져서 매실이 알이 굵다네요~
좋은 매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꽤 굵고 튼실한 매실입니다.

제일 먼저 할 것은 <흠집난 매실 선별>입니다.
흠집난 매실은 매실액이 안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흠집난 녀석들은 매실장아찌로 따로 분류하는 겁니다.

아주아주 엄격하게 분류했습니다. 그랬더니 10kg의 2kg정도가 분류되더군요.^^
이렇게까지 까다롭지 않아도 되는데 성격상~ 그렇게 했습니다.

선별결과--큰 통의 것은 매실액기스용~ 작은 바가지 것은 장아찌용~

흠있는 것!! 매실장아찌로 부활시켜주리라~

완벽한 것들~ 흠하하!! 이쁜 것들!!!
엄마가 완벽한 매실액기스로 재탄생 시켜줄께~ ^^

그 다음은 매실꼭지를 떼어내야 합니다.

꼭지는 이쑤시개로 살짝만 건드려도 쉽게 떨어져요.
이 꼭지는 지저분한 것 뿐 아니라 쓴 맛을 낸다고 합니다.
그러니 꼭 꼭지는 제거하고 담그세요.

매실을 깨끗하게 잘 씻고 물기가 하나도 남지 않게 잘 말립니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안되지요.
매실에 물기가 다 마르고 나면 이번에는 분무통에 소주를 넣어서 골고루 뿌려줍니다.
이렇게 하면 곰팡이 생기는 것도 막아주고 발효도 잘 된다고 합니다.
소주를 뿌리고나서 역시 잘 말려줍니다.
매실이 10kg이라 황설탕을 10kg 샀습니다.
흑설탕은 향이 강해서 매실 고유의 향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우니 황설탕이 좋다고 합니다.
매실과 설탕은 동량이므로 황설탕 10kg이 필요합니다.
★ 매실담그기 시작일- 2006년 6월 22일.
<<<매실장아찌 만들기>>>
매실을 말리는 동안,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요거 사진을 안 찍었네요.
아이고 얼마나 어렵던지~~ㅠ.ㅠ
이건 씨를 다 제거해야합니다.
매실을 작게 잘라내고 씨를 뺍니다.
그리고 그 매실에 황설탕 2kg을 부어서 유리항아리에 넣어뒀습니다.
양이 2kg밖에 안되니까 어렵지도 않아요.
8월 5일 건졌습니다.

이렇게 액이 많이 생겼어요~
이상하게 매실장아찌 속의 매실은 꼬들꼬들한 반면, 매실액기스 속 매실은 물컹물컹하죠.^^
여기 나온 액은 따로 패트병에 담아뒀다가 먼저 먹었습니다.
매실액기스 만드는데 혼합해도 됩니다.



꽤 많이 나왔지만 너무 귀해서 미처 손을 못 대겠더라구요.
이렇게 병에 넣어두고 한동안 구경만 했습니다. ㅎㅎㅎ..^^;;
액기스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차를 마시는데 넣었는데 너무너무 맛나더라구요~ ^^
매실씨를 빼고 난 양이 줄어들었는데도 설탕양이 충분하게 들어갔으므로 발효가 잘 되어서
시큼한 맛 없이 달고 맛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집에 손님이 오신다길래 좀 나눠주고 싶어서 고추장에 버무렸습니다.
고추장에 참기름 조금, 통깨를 솔솔~
마늘이 좋은 분은 편마늘을 좀 넣으시던가..
한조각만 씹어도 입안에 매실향이 화악 번져요.
요거 열 몇조각이 마트에서 8000원이라네요.


그리고 매실고추장도 만들었어요.
매실을 잘게 다져서 고추장을 넣어 섞습니다.

요 고추장은 약고추장처럼 밥을 비벼먹는 고추장으로 씁니다.
그러면 씹을 때마다 매실이 아삭아삭 씹혀요.^^
<<<매실액기스 만들기>>>
매실액기스는 아무 때나 만드는 게 아니라, 딱 매실 나오는 철에만 가능하므로 한번 실패하면
일년간 먹을 매실액기스가 없어지지요.
저는 첫 해 해봤는데 너무너무 잘 되었습니다~ ^0^
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사진을 한장도 못 찍었지만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깁니다.
매실 8kg에 대비, 황설탕 8kg을 준비했습니다.
매실과 설탕을 1:1로 채워야한다고 하지만, 채우는 과정이 좀 다릅니다.
1. 항아리를 반드시 소독합니다.
깨끗이 씻어서 바짝 말려둡니다.
소독여부가 불안하면 가스렌지에 항아리 주둥이가 불에 닿도록 엎어놓고 살짝 굽습니다.
그리고 소주로 안을 닦은 후 말립니다.
여러가지 용기를 사용하지만 항아리가 가장 발효에 좋습니다.
매실을 밀폐용기에 담는 분도 계신데 자칫 폭발합니다.
항아리는 완전 밀폐되지 않는 용기이고 숨쉬는 용기이기 때문에 맛난 매실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 쌀항아리로 사용하던 항아리를 이용했습니다.
2. 매실을 담고 난 후에 항아리를 흔들면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놓을 자리에 두고 하세요. 가벼운 것이라면 괜찮지만 무거운 것은 자리를 잡고 하세요.
3. 준비한 황설탕을 반반 나눕니다. 저는 8kg을 준비해서 4:4로 분류했습니다.
설탕은 큰 푸대를 사지 마시고 1kg단위로 된 설탕을 구입하세요.
먼저 사용할 설탕은 4kg입니다.
그 중에 1kg은 남기고 3kg만 가지고 매실을 담급니다. ^^
매실 8kg에 황설탕 4kg을 담는데~ 어떻게 담느냐?
매실을 4등분으로 나눠서 1등분 항아리 안에 넣고 황설탕 1kg 붓는 식으로 켜켜로 담습니다.
많은 분이 매실을 다 넣고 그 위에 설탕을 붓는데... 그렇게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매실을 다 넣고나면, 매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공기에 닿지 않도록
남겨둔 황설탕 1kg을 두껍게 덮어줍니다~
즉, 매실액기스 담글 설탕 8kg 중 4kg을 첫날 다 덮어준 겁니다. 남은 4kg는 몇주에 걸쳐 사용될 겁니다.
매실이 위로 떠오르면 곰팡이나 생기거나 상할 수가 있습니다. 꼭꼭 덮어주세요.
4. 항아리에 면보자기나 비닐을 덮어주세요.
자칫 파리가 꼬일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저희 집엔 파리가 없지만 먼저 면보를 덮고 그 위에 비닐을 덮어 고무줄로 감아줬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두었습니다.
저희집 뒷베란다는 시원하고 바람이 잘 통해서 딱 좋았습니다.
5. 이제 설탕이 4kg이 남았죠?
만일 매실 10kg을 담은 분이라면 설탕도 10kg일테고, 그러면 5kg의 설탕을 남겨두셔야 합니다.
매실을 그냥 놔둔채로 일주일 정도 기다립니다.
그리고 열어보시면, 아마 매실이 위로 둥둥 떠있을 거에요. 설탕은 다 녹고...
그때 남겨둔 설탕 1봉지를 뜯어서 다시 설탕덮개를 만들어 줍니다.
매실이 위로 보이지 않도록요.
6. 그리고 다시 3일 지난 후에 열어보면 다시 매실이 동동~
그때 다시 설탕 1봉지 부어주고...
이런 식으로 남긴 설탕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설탕 덮개를 만들고나서 1주일 지난 후에 확인해보면 설탕이 다 녹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설탕이 항아리 바닥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걸 저어서 녹여줘야합니다.
그런데 절대로 물이 묻은 손이나 도구를 넣으면 안됩니다.
손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리고 항아리 바닥에 손 넣어 바닥에 있는 설탕을 잘 저어서 녹여주세요.
그리고 다시 1주일 후에 해보고... 몇번 하다보면 설탕이 다 녹아있을 겁니다.
이 상태로 계속 발효를 시킵니다.
7. 그런데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설탕을 매실과 동량으로 다 넣었는데도 매실액을 맛보니 시큼하다?
거품이 위에서 좀 보인다??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얼른 마트로 달려가서 설탕을 더 사오세요.
설탕이 부족해서 발효가 덜 된 겁니다.
설탕을 다시 위에서 한 것처럼 부어주세요.
대부분이 '설탕을 정량 다 사용했으니 더 부어줄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내버려두시는데...
발효가 덜 되는 겁니다. 그러니 설탕을 더 부어주셔야 발효가 완료되는 거에요.
이때 설탕이 부족한데도 놔두면 시큼한 매실액기스가 나오는 겁니다. (우리 아파트 위아랫집이 다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에 설탕을 다 부어놓고 그냥 마냥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8월에 개봉하면 시큼한 매실액이 기다리고 있는거죠...--;
저는 그래서 설탕을 1kg더 사와서 더 부었습니다.
그리고 1주일 후에 보니까...거품도 사라지고 시큼한 맛도 사라졌더군요! ^^v
(<<--아주 중요한 Tip입니다! ★)
★ 8월 17일 매실을 드디어 건졌습니다~

이 상태로 1년째 아파트 뒷베란다에서 숙성되고 있는 매실액기스~
냉장고에 꼭 넣어야한다고요? 노노~
오히려 오랜시간 숙성되면서 더 깊은 맛을 냅니다.
물론 발효가 잘 되었어야만 되겠지요?

매실액기스를 만들고 건진 매실입니다.
요걸 씨앗을 제거해서 작게 잘라준 다음에, 설탕과 간장을 1:1로 섞어서 끓여서 식힌 다음에
매실에 부어주고 숙성시켜보세요.
짭짤하면서 달콤한 매실장아찌가 된답니다.

꽤 큰 항아리인데 굉장히 많이 생겼습니다. ^^
대개 병에 담아 냉장보관을 하라고 하는데, 저는 냉장고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그냥 항아리에 뒀습니다.
뒷베란다가 시원하고 통풍이 좋아 괜찮습니다.
작년 8월에 건져서 현재 2007년 5월...
매실액기스는 어떨까요??
너무너무 깊은 맛과 멋진 향을 냅니다~ ^^
항아리속에서 더더욱 숙성되고 완성된 것이죠.
다른 분들에게 맛을 보여줬더니 '시큼한 매실을 많이 맛봤는데 이건 너무 훌륭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담근 것을 모르는 이웃 두 분이 매실액기스를 줬는데 다 시큼하더군요.
올해도 할까 했는데 매실액기스가 많이 남아있어 못 담글 거 같습니다.
대신 기록으로 남겨서 내년에 다시 담글 계획입니다. ^^
처음 해본 매실액기스 담그기가 성공해서 기쁜 마음에,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라고 올립니다.
저도 처음 담글 때 너무 긴장을 했거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