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는 시간만 길다 뿐이지 집에서 오븐에 구운 통닭은 치킨집에서 배달 시키는 것에 비해 담백하고 맛있지요.
그리고 만드는 것도 아주 간단하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자주 안하게 되요. 참으로 오래간만에 해먹었네요.

통닭 굽는 법이야 누구나 다 아는 걸텐데요..
아주 오래전에 제이미 올리버가 지금은 없어진 푸드 채널에 나올적에, 통 레몬을 닭 속에 채워서 굽는걸 본 적이 있어요.
그 생각이 나서 레몬 저며놓은 것 몇쪽을 이용해 봤어요.
닭 표면에 청주랑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두고, 후추도 조금 뿌리고,
레몬즙 조금 짜서 뿌리고 짜낸 조각을 그대로 뱃속에 채워 넣었지요.
그리고 닭 표면에 기름 잘 빠지고 간도 잘 베라고 칼로 군데군데 찔러준다음, 그중 몇군데에는 베란다에서 따온 로즈마리잎을 꽂아주었어요.
스텐 후라이팬에 굵게 썬 양파를 너댓쪽 깔고 닭을 올려주고, 버터 몇쪽을 또 닭 위에 올려서 230도에서 총 1시간 정도 구웠나 봐요.
감자는 채썰어 소금 뿌려 뒤적인 다음 30분쯤 있다가 넣어주었구요.
음...맛있었어요.
이 레몬향이 포인트네요. 느끼함도 잡내도 모조리 잡아주고 아주 맛있게 되었어요.

뭐..이리 품격있게 먹었나 싶지만, 이건 처음 먹기 시작할때뿐이고..조금 있다가는 두손가락 쪽쪽 빨면서 원초적으로 먹었다는...ㅡ.ㅡ;
닭에는 역시 맥주가 최고~~ 죠. 캬~~
근데 닭 한마리 역시 모자라더라구요.
이젠 울 세식구 먹으려면 꼭 중간크기로 두마리씩 사야할까봐요.
새끼 먹이고 남편 챙기느라 전 감자와 맥주로 배 채웠다는 슬픈 사연이...ㅠ.ㅠ;;;

저녁 다 먹고나서는 엊그제 담근 레몬차로 입가심했어요.
코스트코 레몬 참 좋더군요. 크기도 굵고 아주 신선했어요.
한봉다리 양이 엄청 많아서 언제나 들었다 놨다 하다가 그냥 오곤 했는데, 레몬차를 담글 작정을 하고 사왔었거든요.
작은 병 세개 쪼르르 담아 놓으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큼해요. ^^
아직 맛은 덜 우러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밤 늦은 시간에 카페인 음료보다는 좋고, 아이랑 함께 먹을수 있어 더욱 좋은거 같아요..

그날 오후에는 샌드위치 해먹으려고 모처럼 풀먼 식빵도 만들었지요.
식빵 별거 아니긴 하지만 이번엔 진짜 100점 만점 짜리로 나와서 보여 드립니다.
저 각 잡힌거 좀 보세요.
틀의 빈틈이 하나도 없이 이렇게 꽉차게 잘 나오긴 진짜 오래간만이거든요.
왜인지 꼭 가장자리에 2%가 부족하게 나오곤 해서...

어찌나 속이 부들부들 한지 두어시간 충분히 식혀서 썰었는데도 삐뚤빼뚤 장난 아니네요.

이걸로 월요일에는 샌드위치를 만들었지요.
얼마전 자스민님 감자 샐러드 글이 생각 나서 급하게 감자 샐러드를 딱 한대접만큼 만들었어요. 이런건 만들어서 바로 먹어야지 두면 맛 없거든요.
저는 감자 샐러드 듬뿍 넣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그리고 큰아이 오후 간식으로는 딸기잼 샌드위치랑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 각각 한쪽씩.- 미리 만들어서 랩을 씌워 놓았지요.
식구들이 맛있는건 귀신같이 알아요. 모두들 개눈 감추듯...!!

나머지는 그냥 최근에 만든 빵들입니다.
얘네들은 소보루와 크림빵이군요.
저는 꼭 단과자 빵은 딱 8개 내지 10개 정도 나올분량만 반죽해서, 꼭 반씩 다른 종류로 만듭니다.
식구들 입이 짧아서리...ㅎㅎㅎ
요샌 아침마다 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꼭 물어봐요.
오늘은 간식으로 뭘 먹고 싶어?
그러면, 때로는 바나나, 딸기, 토마토 같은 과일을 대기도 하고,- 우리 아이가 유난히 과일을 참 좋아하거든요,
아니면, 그냥 잼바른 빵, 떡 뭐 그런걸 대기도 하죠.
그런데 요새는 뭐에 필을 받으셨는지, 매일 매일 하나같이 빵입니다.
그것도, 꼭 오늘은 소보루빵, 그 담날은 크림빵, 그 담날은 단팥빵..
이런식으로 단과자 빵만 매일매일 읇어댑니다.
아시다 시피 집에서 만든 빵은 딱 하루 소비할만큼씩 만들어야지, 많이 만들어서 담날 먹으라고 주면 귀신같이 알고는 꼭 안먹지요.
그래서 매일 단과자빵을 만들기를 한 열흘 했더니 이젠 지겹네요.ㅠ.ㅠ;;

크림빵.. 오동통~~하니 참 맛있어 보이지요??

얘네들은 단팥빵과 소보루군요.
이거 만든날.. 낮에 단팥빵 한개 잡숫고는 말길래 그런갑다 했더니, 오밤중에 일어나서는 지 먹을 소보루 빵 아빠가 다 먹어 버렸다고 대성통곡을 했다는...ㅜ.ㅜ;
낼 또 만들어 줄께..하고는 얼마나 오래 달랬던지...ㅎㅎㅎ
요거 만들면서 새로운 팁 하나 추가합니다.
그동안 한 팬에 빵을 딱 6개 밖에 못 올려서 밀가루 250그람 반죽해서 구워도 언제나 팬을 두단을 써야 했어요.
두번 굽기는 무척 귀찮아서 오븐에 아래 윗단 두단 넣어 구웠는데, 그러면 색이 고르게 안나오거든요.
잔머리 굴려서 소보로는 호일컵 위에 담아 팬닝을 하니 한팬에 무려 10개의 빵이 다 올라가더라는 놀라운 사실!!
이렇게 해서 구우니 간편하고 너무 좋더라구요. ㅋㅋㅋ
그나 저나 다들 점심 드셨나요??
글 쓰다 보니 배고프네요. 가서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와야 겠어요. 사진 보니 죄다 느끼~~할세!!!
모두들 행복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