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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응모>내겐 너무나 특별한 음식-가자미식해

| 조회수 : 5,024 | 추천수 : 38
작성일 : 2006-10-05 14:16:15
내겐 너무나 특별한 음식-가자미식해

우리는 때로 음식을 먹는게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먹는다
그 이야기가 맛이다
<맛따라 갈까보다>-황 교익

함경남도 함흥에서 조금 떨어진 정평이 고향이신
친할머니께서는 고향을 두고 남쪽으로 내려오신 실향민이셨다.
큰 과수원을 가지고 계셨던 부모님과 아래로 남동생만 세명 두신
외딸이자 장녀이셨던 할머니께서는 여자라고 초등학교만
다니게 하시고 남동생들은 일본 유학을 시키셨던 부모님을
원망하시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셨었다.

함경도 특유의 억센 성격과 강인한 기질을 갖고 계셨던
할머니께서는  날씨가 아주 추워지기전이면
집으로 오셔서 어머니를 앞세우시고
시장으로 가셔서 가자미를 두어 궤짝씩
사가지고 오셨었다
나무 궤짝을 열면 조그마한 손바닥만한
가자미들이 뺴꼭히 들어 차있고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고
내장을  뺀 다음 물에 씻어서 소금에 절이는
긴 과정을 꼼짝없이 할머니의 무서운 감시의 눈초리를
묵묵히 감내해가며 치루어 내야했던 어머니의 고초
어린나이에도 어머니가 애처로와 보여
그 곁에 꼼짝않고 보호하려는 마음으로 지키고 있었기도 했지만
실타래에서 실이 술술 풀려나오듯이
억센 함경도 사투리로 한없이 흘러나오던
두고 오신 고향, 함경도에 관한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어 자리를 뜰 수없었는지도 모른다

무를 깨끗이 씻어서 조금 굵게 채썰어 소금에 절여놓고
파, 마늘, 생강은 썰고 곱게 다져놓고
엿기름을 빻아 고운 체에 내려 가루를 만들어 놓고
좁쌀은 깨끗이 씻어 된 밥을 짓고
절인 가자미는 헹구어 물기를 완전히 빼고 꾸덕꾸덕하게 말려놓고
절인 무도 헹구어 물기를 꽉 짜놓는다
특이했던건 재료들을 모두 물기없이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것이엇다.
넓은 그릇에 무를 넣고 고추가루를 넣어 버무리고, 붉은 물이 들면
조밥, 파, 마늘, 생강 소금 가자미를 넣어 고루 섞으면서 엿기름 가루를 넣어
다시 버무린 후 항아리에 버무린 재료를 담아 꼭꼭 눌러놓고
잘 삭아 익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던....

항아리에서 잘 삭은 가자미식해를 꺼내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밥과 함께 먹던
잘 삭아 쪽쪽 찢어지던 가자미살
좁쌀밥과 굵게 채썰어 넣었던 무도
알맞게 익어 뭐라 표현할 수없는
오묘한 맛을 풍겼고....

5대째 서울에서만 살아오신
어머니는 한번 본 적도 맛 본적도 없는
가자미식해를 함경도 태생 시어머니께
만드는법을 전수 받아
이제는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없는
감칠맛 나는 가자미식해를 담글 수있지만
한국보다 춥지않은,  겨울이라고 할 수없는
California 기후와 손바닥만한 크기의
가자미를 구할 수없는것이
유감스럽다고 말씀하신다.

통일이 되면
꼭 다시 가보시고 싶어하셨던
고향에 다시 못가보신 채
할머니께서는  먼 이국땅에 묻히셨고
맵던 시집살이, 해마다 담그셔야했던
가자미식해로 온 동네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으시게된 어머니로 부터
가자미식해의 비법은 삼대째
전해져 내려오는 중이다.

내 유년의 밥상에
늘 올려져있던
맛깔스럽던 가자미식해
이제 내게는 추억의 맛이 되어버린 가자미식해는
어린날을 돌아보며 느껴지는
달콤, 쌉싸름한 맛과
할머니와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한번도 가 본적없는
내 고향이기도 한 함경도를
그리워하는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슬프고도 아련함이
뒤섞인 그 맛이 아닐까??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ssh
    '06.10.5 7:11 PM

    저희 할머니랑 아빠도 함경도 출신인데 실향민이시죠....저두 어렸을떄부터 가자미식혜 많이 먹었는데 할머님이 만들어주신 맛을 잊지못해요...지금은 연세가 많으셔서 만들지않고 가끔사다 드신다네요...
    저도 한국가면 꼭 가자미식혜 만드는법 배워와야겠어요....

  • 2. 루이*^^*
    '06.10.12 3:49 PM

    저도 부모님 두분다 이북이셔서 이북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요즘은 만들진 않으시고 강원도에서 시켜드시는데 정말 식해의
    감칠맛은 다른젓갈의 감칠맛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데요..
    저는 어머니가 좋아하셨다던 도루묵식해.. 지대로 하는 도루묵식해..

    좀 있으면, 통일되면 먹을수 있겠죠?
    지금도 찾는사람만 많으면 먹을수 있을텐데.....
    가자미도 쪽쪽 찢어드시나봐요? 전 명태를 그렇게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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