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당장 내일 8명의 손님이 집에 옴
모두 우리집에 모이세용.
숟가락만 6개 더 놓음 됨.
했는데...
비상이다!
왜 집더하기, 둘마트는 더이상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래서 집에 와 골똘이 메뉴를 생각해봅니다.
내일 손님들은 음식 고수님들.
게다가 손도 크심.
뭐해야될까.
일행 왈.
"초밥 어때?'
"그래 앗싸리 초밥 대잔치를..."
"아니 초밥이 메인이면 별로지. 사이드로 조금만 만들어 내놔"
어른도 계시고 다들 한식을 좋아하셔서
평소에 먹던 메뉴를 질보다 양으로 준비하기로 해요.
일단
먹고 시작.
땅콩 크림빵 쨔응.
주꾸미 데치기 전에
굵은 소금이랑 밀가리에 바락바락 씻궈서 준비.
갯수 채우는 메뉴였는데 다듬느라 죽는줄 알았네요.
(근데 주꾸미 머리에 내장 안 빼고 그대로 데쳐도 되나요?)
생물이 아니어서 별로였음.
물 자작하게 부어 한소끔 끓여서 기름기 빼내고 볶을 준비하는 어묵.
어묵 좋아하는 패밀리가 있으니까 어묵도 요래 한 그릇 달달 볶아줘야죠.
사실 오뎅볶음이 입에 더 촥촥 붙지라.
감자 깍둑썰기해서 물에 데치....하....김서림.
요래 사라다 준비.
감자값은 언제 내리나요.
암튼 만만한 메뉴 감자사라다.
매요네즈 들어가면 사라다.
드레싱 들어가면 샐러드.
오이님들 물기 빼는 중.
도토리묵은 살짝 데쳐서 찬물에 담궈 식혀서 쓸어넣고
쑥갓도 슥슥 쓸어서 일케 도토리묵 무침 준비해 놓음
도토리묵 뜨거운 물에 데치면 향이 더 살아난다는데 난 막입이라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전 말 잘 들으니까 일단 하라는대로 해요.
그리고 갈치조림 준비.
손님 중 가장 어른이신분이 생선조림을 참 좋아하신다고 함.
일행이 병어조림을 하자고, 자기가 어제 집더하기 마트에서 병어 나온 거 봤다고 함.
집더하기 마트에 달려가
'아줌마 병어 네마리 주세용'
병어 네마리 없.음.
이게 병어인지 쥐포인지 먹을 것 탱아리도 없는 게 그것도 한 마리 뿐이 없음.
그래서 오늘 물이 좋아보이는 갈치님을 세마리 모셔옴.
미리 우려낸 멸치 다시마 육수에 무를 깔고
갈치님들 올려서 일단 일케 준비.
여기까지 했더니 대략 정신이 멍해짐.
다시 정신 차리고 마파두부 준비.
돼지고기 다짐육에 청주, 후주, 소금, 생강가루, 마늘가루 등등 밑간.
잘 뒤적뒤적하고
기름 살짝만 둘러서 안 뭉쳐지게 주걱 끝으로 다다닥 풀어서 볶아줌.
요래 고슬고슬 대충 익으면
깍둑썰기한 두부를 투하.
맨날 두부 한 모로 하다가 두 모로 하니까 양념이고 뭐고 뭔맛인지 모르겄다.
대충 초벌로 볶아뒀다가 나중에 상에 내기 전에 데우면서 좀 더 자작자작 졸여줌.
배고프니까 안스 베이커리의 양파베이글 한 입.
원래 양파베이글 안 좋아하는데(니가?) 이 집 베이글은 맛있어요.
보들쫠깃한 양파베이글안에 아작한 양파절임이 들어간 크림치즈가 듬뿍~
빵도 먹었으니 다시 힘내서 국 준비.
모시조개님들.
좀 부족한듯해서 된장찌개용으로 준비한 바지락 500g까지 냅다 들이부음
물 반, 조개 반
두부랑 미나리도 미리 준비하고
금새 뽀얘지는 국물.
떠오르는 거품은 계속 제거해주고.
맑은 국물에는 좋은 소금을 써야지.
얼마전 '농부로부터'라는 국내산및 유기농 식재료 파는 마트에서 가져왔는데 꽤 맛있는 것 같은 소금이예요.
소금으로 대충 간하고 맛 보는데 뭔가 부족해요.
생각해보니 마늘을 까먹었음.
마늘 넣었다고 맛있는건 아닌데 먹을만은 하다.
굵은 미나리 줄기만 먼저 넣고 나중에 청양고추 투하해서 한소끔 더 끓여야죠.
마지막 헬 게이트 떡갈비.
원래 보스몹은 마지막에 나오는 거예요.
미리 양념에 재워놓은 쇠괴기 한 근 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이거 왠지 모자랄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돼지괴기 반 근 투하.
그래...돼지괴기가 들어가야 기름기도 돌고 탱글하게 구워지지.
자기 합리화 쩔.
이건 아니야.
너무 얕아.
이놈도 저놈도 아니야!!!
바로 이 분이야!!!!!!
이것이 뭐시냐하면.
요래요래 떡갈비 거푸집
일정한 모냥으로 떡갈비님 제ㅋ조ㅋ
................
근데...............
편하려고 했늗네 힘들다?
하악하악...
한참 했는데 이제 겨우 2층?
한시간은 찍어낸 것 같은데 이제 겨우 3층
싫어!!!!!!!!!!!!!!!!!!!!!!!!!!!!!!!!안해!!!!!!!!!!!!!!!!!!!!!!!!!!!!!!!!!!!!!!!!!!!!
이제와서 부침개로 만들 수가 없는 노릇이니 어찌됐거나 다 하긴 했다는.
이래서 사람은 모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도토리묵 양념이랑 뭐시기 양념이랑 암튼 양념도 미리 만들어서 고춧가루 잘 불게 해놓고.
당 떨어진다.
누가 빼빼로를 한 개 씩 감질나게 먹음?
입에 돌아다니는 거나 있음?
요래 두어개씩 집어먹어줘야 덕용 한 상자를 끝내죠.
젠장 보스몹을 해치운 줄 알았더니 아직 조무래기들이 남아있음.
겨자양념장 미리 제조.
양파는 얇게 쓸어서 찬 물에 담궈놓아 매운기를 빼줍니다.
귀찮아도 이래 해줘야 양파가 거슬리지 않음.
양파는 키친타올에 물기 잘 빼고
미리 씻어서 물기 쫙 빠진 부추도 숭덩숭덩 쓸어서 요래 놔두면 오리고기 사이드 준비 끝.
이 분은 숙자 언니가 직접 공수해다준 훈제오리느님 반마리.
쓸다보니 반마리 부족할 것 같아서 반의 반마리 더 꺼내고
후드리 촵촵 썰어서 준비.
다른 간단한 반찬이랑 해서 여기까지 준비하니 아슬하게 저녁시간까지 맞출 수 있었음.
갈치조림 바특하게 끓이고
암튼 겨우 한 상.
사라다는 깜빡하고 나중에 얹음.
갈치조림.
너무 졸여진 마파두부
일일이 손 댈 시간이 없어서 그릴에 구웠더니 좀 퍽퍽했던 떡갈비 젠장.
의외로 인기잇던 훈제오리.
더할 걸 젠장.
도토리묵 무침.
좀 덜할걸 젠장.
젠장할 맛없는 쭈꾸미.
맨날 2인분만 하다
8인분을 할라니까 간이고 익힘이고 엉망진창인데
요리고수님들이 맛있게 드셔주셔서 무척 감사했음.
그럼 전 이만 후덜덜한 팔다리를 이끌고 사우나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