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톡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세월호 사건으로 온 세상이 비통에 잠겨있었고
물론 저 또한 그 안에 있었네요.
키톡에 글을 올리는게 옳은 일인지 두려움이 앞서지만
그래도 82회원님들이 너무 그리워
매일 찾아와 눈팅만 하다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카톡분위기에 힘입어
조심스럽게 집밥 몇 끼 올려봅니다.
아직 연휴 후유증이 남아있는 한 주네요.
왠지 머리가 무거워요.
아니 그럼 원래는 작고 가볍다는 말이냐
물어보시면 조용히 짜져있을게요.
항상 그렇듯 일단 빵 좀 먹고 시작해야되니까
파리 크라상 땅콩크림빵
땅콩크림이 그득 들어가서 마이쪙!!!!!!!!!!!!!!!!!
맛은 있는데
저녁밥 뭐하지.
식단짜기에 매너리즘이 올 땐
지갑들고 마트가서 일단 기웃거려봐요.
오늘 생낙지 물이 좋길래
한놈 두식이 석삼 너구리
총 네 마리 데려와서 밀가루에 바락바락 씻궈줘요.
소금으로 문지르는 방법도 있는데
소금의 염분이 낙지나 주꾸미 육질을 질기게 한다니
좀 귀찮아도 밀가루에 문대주세요.
아 진짜 해산물 손질 냄새나고 개귀찮.
잘 손질된 냉동낙지나 냉동주꾸미 쓰고 싶은데
한 번 사는 인생
기왕이면 맛난 것만 먹다 가려구요.
낙지가 커서 삼분지 일은 뚝 잘라 냉동실로 직행.
우린 모두 알고 있어요.
저 낙지는 2년 뒤 현미 가래떡 아래 깔린 화석으로 발견될것을.
대파랑 양배추 큼직하게 썰어서 준비.
깜빡 사진은 못 찍었으나
양념해둔 제육이 있었어요.
낙지는 센 불에 잠깐만 익혀주면 되니까
돼지고기 먼저 넣고 볶았다가
거의 다 됐다 싶으면
허뤼업.
지체없이 낙지 투하해서
센 불에 재빨리 볶아줘야
낙지의 육질이 탱글탱글하니
바특하게 잘 볶아지는데
제 볶음에 물 생긴 거 보이시죠.
불조절에 실패하면 저렇게 됩니다.
껄껄.
밥 비벼먹지 뭐.
이 날 땀 좀 흘려볼라고
청양고추 듬뿍 썰어넣었더니
알싸하다!!!
한 켠에서는
멸치육수 준비하고
정말 간단한 달걀국.
간은 후추, 소금으로 하고
멸치 비린내가 거슬리면 마늘 약간 넣어주세요.
파는 필수요소예요.
달걀국 끓이는데
순두부가 있길래 조금 떼어 넣었어요.
이도저도 아닐까 걱정했거든요.
순두부 계란탕...
그럴싸한데?
아님말고.
낙지볶음엔 옛날 소세지가
짝궁이예요 아니예요.
역사와 전통의 진주 홈 소세지 소환해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요 원조 진주햄 소세지는
어릴적 추억을 최대한 쥐어짜서 먹어보아도
맛대가리가 없어요.
연육32프로 함량에
나머지는 밀가루와 색소잖아요.
제가 먹어본 옛날 소세지 중에서는
백설 알찬소시지가 어육함량도 50프로가 넘고
씹는맛도 괜찮아서 애용합니다.
소세지 들고있는 사람 저 아님.
이마트에서 퍼옴.
진주햄 먹으면서
백설햄 추천하고
전 예의라곤 밥말아먹었나봐요.
반틈은 요래 슬라이스 해서
일주일 안에 먹을거면 냉장보관.
나중에 먹으려다 까먹을거면 냉동보관.
아따 부농부농하다.
오늘따라 간소한 밥상.
두부 안 좋아하는 일행이
후룩후룩 맛있게 바닥을 비운 순두부달걀국.
두부 잘먹네 했더니
"계란 흰자 아니었어?"
....하하
어...그래...맞아 계란.
이 날은 홈플러스 장 본 날.
시식코너 아줌마 딴 데 볼 때
얼른 한 조각 집어먹다 (두 조각이었나)
눈 딱 마주치는 바람에
태연한 척 집어온 딸기 메론 빵.
이거슨 딸기빵도 아니고 메론빵도 아니다.
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마이쪙!!!!!!!!!!!!!!!!
저녁 국은 홍합탕으로 거저먹으려다
얘네들 수염 정리하느라 애만 먹었어요.
내 인중 수염도 정리 안 하는데.
수염 정리하고
바락바락 깨끗하게 세척한 홍합에
마늘 편으로 썰어넣고 한소끔 끓여요.
조개류는 처음부터 찬 물에 넣고 끓이면
비린내가 안 납니다.
중간중간 거품은 걷어내주고
천일염으로 간보고
매콤한 거 좋아하시면
저처럼 청양고추 좀 썰어넣으세요.
시원한 홍합탕 완성.
그리고 한 쪽에선 고등어조림 양념 미리 섞어놓아요.
전 매운양념 미리 넉넉하게 만들어뒀다가
나중에 재료에 따라 고춧가루나 고추장만 추가해서 써요.
만능양념 검색하시면 다양한 레시피도 있고
만능양념 책도 많이 나와있으니 참고해서 써보세요.
전 82쿡 히트 레시피에 만능양념장이랑
요리책 몇 개 보면서 만들어 썼었는데
레시피도 복잡하고
입맛에 딱 맛는 것도 없어서
제가 대충 섞어서 써요.
그리고 고등어 준비해요.
레몬보고
글쓴이 허세 쩐다는 사람 분명 있을듯.
참 나.
데헷.
고등어에 넣을 시래기는
어젯밤에 미리 준비해뒀지요.
마트에서 데친 시래기를 따로 팔지만
좀 찝찝해서 농협에서 직접 사다가 만들었어요.
일행이 고등어 조림에 넣어
푹 무른 시래기를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데친 시래기는
조림에도 좋지만
멸치육수넣고 지져도 맛있고
된장국도 끓이고 감자탕에 넣어도 맛있잖아요.
괴발쇠발 시래기 삶는법 나갑니다.
시래기 한 단을
물에 꼬박 하루 불리고
색이 안 좋은 이파리는 솎아내고
줄기 하나하나 일일이 겉 껍질을 벗겨내는데
아 뒷골이야.
싱크대에 서서 껍질만 삼십분 벗기고
끓는 물에 한시간 푹 삶아줬어요.
두꺼운 줄기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잘 물러지면 우라질 완성.
이쯤되서 사먹을걸 후회해봤자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렇게 데친 시래기와
각종 부재료 대기시키고
다시마 육수 끓으면
가장 단단한 무 먼저 넣어요.
오늘은 시래기가 있으니까
시래기도 무랑 같이 넣고
양념장 투척해서 한소끔 끓여주다
무가 거의 다 익을 때 즈음
고등어 넣어주세요.
이 때
청주 반 컵 정도 같이 넣어서
팔팔 끓여주시면 비린내가 많이 날아간다네요.
알콜이 순간적으로 휘발하면서 냄새를 잡아줘요.
고기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생선조림하실 때
처음에는 무조건 뚜껑을 열고 끓여주세요.
좀 익었다 싶으면 그 때 뚜껑닫고 약불에 조리시면 되겠습니다.
82쿡 고수님들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요.
요리를 책으로만 배웠어요.
파도 넣고
청양고추도 한 개 썰어넣고
중간중간
양념장 끼얹어
약불에 뭉근히 조리다가
저는 제 손 맛을 못 믿기 때문에
시래기 쭉 찢어 고등어 살에 살포시 얹어
간을 보는데 이노매 시래기가 쥰내 질기네요?
제가 아까 알려드린 시래기 삶는 법 잘 보셨죠.
빨리 다 잊어버려.
간만에 내상을 입었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서둘러 뜯어먹은 꿀호떡.
마이쪙....마이쪙....흑흑...
일단 오이랑 돌나물 겉절이 무쳐요...
모든 겉절이 양념은
고추가루 : 간장 : 식초 : 설탕 = 1 : 1 : 1.5 : 0.7
대강 이 비율로 무치면 먹을만 해요.
물론 제 입맛예요.
입맛따라 식초나 설탕은 조금 가감하고
참기름이나 들기름 넣어줘도 돼요.
오늘의 메인이 저모양 저꼴이니
주말에 일행이랑 먹다 남은 냉동 떡갈비가 떠올라요.
잘 넣어두랬더니
지퍼락 닫다 말고 거꾸로 넣어놨더라구요.
엎드려서 냉동실 바닥에 흩어진 떡갈비 줍느라
허리가 휘는 줄 알았어요.
헤헷.
들어오기만 해 아주.
역경을 딛고 오늘도 무사히 한 상.
고등어시래기조림과 떡갈비.
CJ비비고에서 이것저것 많이 나오는데
요즘 냉동식품 퀄리티가 좋아진건지
떡갈비 나름대로 먹을만 합디다.
잔챙이들
일행 홍합탕 앞에서 브이하는데 짤림.
아 홍합탕 좋아하나보다 했는데
"이거 꼭 먹어야돼? 껍질 귀찮은데"
숨은 왜 쉬냐 귀찮게!!!!!!!!!!!!!!!
매번 있는 일인데 오늘따라 빡치네요.
아 저속하여라 빡이라니.
제가 원래 이정도 교양없는 사람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야마돌아 죄송합니다.
어느날 일행이 오전 반차내고 쉬는데
나가서 점심먹으려다
제가만든 비빔면이 먹고싶다지 뭐예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예정에 없는 밥이예요.
머리를 굴려보니
소면있고, 사과있고, 오이있고
엌께이!!!
서둘러!!!! 시간이 없어!!!!!!!
빨리빨리!!!!
태극당 생크림빵!!!
소 to the 환!!!!!!!!!!!!!
하악하악
구닥다리 옛날 크림이 듬뿍!!!!!!!!!!!!!!!!!!!!!
마이쪙!!!!마이쪙!!!!!
빨리머겅!!!!!!!!!!!!!
힘이여 솟아라!!!!!!!!!!!!!!!!!!!!
빨리빨리!!!!!!
맹물에 무 네동강 썰어넣고
시간없다.
어묵스프랑 어묵 대충 넣고 빨리빨리 끓여요.
저 멀리 들리는 소리
"비빔면 해달라니까?"
정신없어서 아무소리도 안 들린다.
만들어둔 떡갈비 한덩이
냉동실에서 꺼내갖고
빨리빨리
후라이팬에 패대기쳐서
손목에 모터 달고
애써 반죽한 떡갈비
주걱으로 다다닥 부숴가며 고슬고슬 볶아요.
날 때부터 다짐육인양.
지글지글 고기냄새가 풍기자
저 멀리 게임하다 말고 소리치는 일행
'난 비빔면만 먹을거야! 말했다!!!!'
주는대로 먹어.
비빔면 밀가루 나부랭이로
한 끼 식사를 때우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예요.
한국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쌀알을 먹어야죠.
숙자언니가 이걸보면
바게트로 제 뺨따구 후리고 싶겠어요.
애써서 밥 해주면 ㅊ먹기를 해 뭘해
맨날 빵이나 뜯어먹던 절 떠올리면서요.
언니 나새끼 키우느라 고생 많았네.
암튼 볶은 고기에
밥 + 조미김 + 챔기름 두뱅울
빨리빨리
잘 섞어서
대충 뭉쳐서
김가루에 대충대충 빨리 굴려주면
요고이 못난이 김밥.
못났다.
이쯤되니 불에 올려둔 물이 끓고있어요.
소면 촤라락 대충 풀어서 넣고
오늘 히트레시피에 올라온
망향비빔국수할거예요.
이제껏 여러번 해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는거예요.
다만 제 입맛에는 좀 달아서
레시피 살짝 수정해서 올려보아요.
간장 추가하고 설탕 덜어냈어요.
그리고 신김치의 새콤함이 포인트가 되어줘서
꼭 넣어줘야 맛있어요.
비빔국수
(2인분)
고추장 --------- 3T
설 탕 --------- 1T
간 장 -------- 0.5T
사 과 -- 1개(갈아줌)
참기름 -------- 맘대로
그밖에 고명으로
오이, 신김치, 계란 등.
신김치 씻어둔 게 있어서
잘개 썰어 챔기름 + 후추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고명으로 대기합니다.
그냥 신김치로 해도 무방함.
소면 삶아서
찬 물에 잘 헹구어 열기 빼주고
곧바로 양념장에 비빌게 아니면
참기름 한 큰 술 넣고 조물조물 해주세요.
면이 기름에 코딩되어 달라붙지 않고 덜 불더라구요.
레시피 분량대로 만들어둔 양념장에
소면 넣고
요래조래 비벼주세요.
비빔면에 계란없으면 너무 서운해요.
오이랑 신김치까지 올리면 완성.
와 이 비빔면 진짜
뭐지 이 맛있음은.
이렇게 정신없이 분식 한 상.
이 모든걸 이 시간안에 해내다니
헉헉 나 좀 짱인듯 헉헉.
우리 일행.
주먹밥 입에 가득 우물거리며
"그러게 비빔면만 했으면 빨리 끝났잖아"
와 저게 진짜.
일행이 면에 까다로운데
이 비빔국수 맛있다고 종종 찾아요.
사과가 한 개나 들어가는데
양념장의 단 맛을 사과가 보충해줘서
많이 매콤한 편인데도 뒷 맛이 깔끔해요.
82회원님들 꼭 해드셔보세요.
맛있어요.
달지않은 맛없는 사과를 쓰실거면
레시피에서 설탕량을 약간 늘려주셔도 될것같아요.
오랜만에 글 올리니 왜이렇게 떨리죠.
그럼 전 이만.
82쿡 회원님들 알라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