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3월은 안그래도 바쁜데 가족들 생일 챙기느라 더 바빠요.
덕분에 케익을 자주 먹게 되는 좋은 점도 있지만요 ㅎㅎㅎ
예전에는 가족들 생일 케익을 직접 굽기도 했지만 요즘은 게을러져서 사다 먹어요.
그것도 가성비 생각해서 고급 제과점 말고 마트에서 파는 걸로다가...
그래도 남편의 60번째 생일이니 마트에서 골랐지만 신기하게 생기고 값도 아주 싸구려는 아닌 것으로 사왔습니다.
속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시죠?
겉과 속이 모두 초코렛으로 점철된 것이었어요.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충분한 단맛이라 좋았죠.
그 전에는 둘리양 생일이어서 친구들을 초대해서 한국 음식을 해먹였어요.
얘들아 잠깐만!
사진 좀 먼저 찍...
을 틈도 없이 허겁지겁 퍼담아가서 먹었어요.
좀처럼 자기가 원하는 바를 말하지 않는 둘리양이 콕 집어서 만들어 달라고 했던 만두.
뉘예 뉘예~ 대령이요~~ ㅎㅎㅎ
평소에 해달라는 게 없는 아이가 모처럼 요청한 것은 즉각적으로 해다 바칩니다.
그래야 다음에도 망설이지 않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게 될 것 같아서요.
의도치않게 고추장이 많이 들어가 "불"닭이 된 치킨.
많이 매웠는지 조금씩만 먹고 많이 남아서 코난군이 기뻐하며 다 먹어치웠어요.
한국인의 매운맛 김치도 맛보거라!
미국인 중딩들이 꼬리를 내렸어요 ㅎㅎㅎ
이렇게 매운 걸 아무렇지않게 잘 먹는 한국인이라 자랑스러웠습니다 ㅋㅋㅋ
모든 과일을 한입 크기로 썰어 담고 레몬즙을 충분히 뿌려두면 몇 시간씩 두고 먹어도 과일이 촉촉하고, 골고루 다양한 과일을 다 먹일 수 있고, 색색깔 보기에도 좋아요.
자, 그러면 이제는 케익을 먹을 차례!
역시나 마트에서 파는 케익을 간편하게 차렸어요 :-)
케익 만들 시간과 노력을 구디백 만드는데 다 썼거든요.
미국 아이들 생일 파티를 할 때는 생일 선물 받은 답례로 구디백 (= 좋은 거 담은 봉다리) 을 나눠주는 풍습이 있어요.
마트 생일용품 코너에 가면 구디백에 담을 수 있는 대용량 저렴이 물품을 팔아요.
손님이 어릴수록 허접한 장난감 및 캔디를 갯수만 많게 담는 경우가 많아요.
청소년들은 구디백을 아예 생략하거나, 제법 비용이 드는 핸드크림이나 립밤 같은 걸 담기도 해요.
국세청과 교육청 기준으로는 부자이지만, 통장 잔고 상으로는 가난한 엄마인 저는 돈을 적게 들이면서 중딩 아이의 존엄성을 지켜줄 구디백을 생각해냈습니다.
한 개에 1달러 하는 파우치를 사다가 한글로 손님의 이름을 써주고 안에는 한국 과자 몇 가지를 넣어주니 여덟 명 손님 모두가 흡족해 하는 구디백을 준비하는데 몇 만 원 밖에 안들었어요.
참고로, 제가 경험한 바로 자기 이름을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써주면 미국인들은 열이면 열 모두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심지어 헌트릭스와 BTS가 말하는 언어로 쓴 자기 이름이라면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
산자락아래 명왕성은 3월에도 추운 날이 많아서 뜨끈한 국물 요리를 자주 해먹습니다.
끓이면서 먹는 전골, 김장김치에 두터운 돼지고기를 넣고 오래 끓인 찌개...
4월인 지금도 겨울 이불과 겨울 외투를 세탁해서 넣지 않고 있어요.
5월 중순까지는 그러려고 합니다.
코난군은 명왕성에서 세 시간쯤 떨어진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어서 어떤 동네인지 살펴보려고 어느 주말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이 동네는 명왕성에 비하면 큰 도시라서 (그래봤자 작은 시골 동네...ㅎㅎㅎ) 한국 음식점도 서너 개 있고 코스트코 마트도 있고 좋더군요.
코난군은 언제나 갈비구이
가족 중에 제일 어린 나이지만 입맛은 최고령 같은 둘리양은 돌솥비빔밥
말로만 들어보고 먹기는 처음이었던 간장마늘 치킨은 제 것...
남편은 보쌈을 주문했어요.
보쌈에는 상추와 겉절이 반찬도 함께 나왔어요.
다른 음식에 함께 나온 반찬은 콩나물, 김치, 잡채였는데 명왕성 살이 20년이 넘은 제 입맛에는 '나도 만들 수 있는 맛' 수준이었어요. 나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다는 뜻이죠.
두 달 후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코난군은 마음은 이미 대학생인 듯 하지만, 하는 짓은 아직도 철없는 어린애 같아서 대학에 가서 혼자 잘 지낼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테니스만 열심히 쳐서 양말을 벗어도 흰 양말을 신은 것 같아 보입니다.
작년 여름 독일어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계속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대학에 가서도 좋은 친구들을 잘 사귀게 될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엄마 아빠 동생 없는 대학 기숙사에서 야무지게 스스로를 잘 챙기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집에서 훈련을 시키고 있어요.
빨래 개기, 음식 챙겨 먹기, 이런 일을 직접 하게 하고 있죠.
칼질 서투른 것 좀 보세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여기서부터는 여러분께 드리는 부탁입니다 :-)
남편 환갑, 코난군 고딩 졸업, 둘리양 중딩 졸업, 등등을 기념하려고 이번 여름에 한 달 정도 예정으로 저희 가족이 한국 여행을 가려고 해요.
제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게 16년 전이어서, 이번 방문은 완전히 외국인 같을 거에요.
어디 가서 뭘 하면 좋을지 아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 ㅠ.ㅠ
댓글로 한국 여행오는 외국인 친구 가족에게 좋은 거 하나씩만 추천해 주세요.
미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