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봄방학식(?)만 하고 귀가한다니
그 전에 후딱 놀아야지.
아고 구찮다.
그냥 대충 학교가는 흉내 고만내고 걍 쭈욱 놀지 그러냐?
가다 안가다 하니까 더 힘드네..ㅋㅋ
그렇죠?
저만 그런가요?
며칠 가지도 않은 학교.
다시 두 주나 쉰다니..봄은 오지도 않았는데 먼 봄방학이여?
칫.,
더불어서
저의 먹는 얘기는 끝도 없이 주욱 이어질 예정입니다.ㅋㅋ
요게..뭔 상인지 아십니까?
복도 지지리 없지 설 열흘 앞에 태어난 딸아이.
우리 엄마는 저 낳고 미역국은 얻어 드셨는가 모르겠네요.
줄줄이 딸이었으니..ㅎㅎ
우화님께 자랑해보려고 올렸어요.
토욜이었는데도 영감은 그날 새벽같이 출근하고
아들들에게 이젠..미역국 끓이기를 물려주네요.
올해 열세살이 된 저희 아들이 차려 준 생일 아침상입니다.
그래도 마늘은 상하는거 아는지 접시에 덜어놔 주네요.
참..고맙기도 하지.
그리고,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계란프라이..그 중 하트 비스무리한거 보이시죠?
그게 제 꺼예요.
노른자도 특별히 안 터트리고..
실리콘 하트 틀까지 동원해서 나름 구운거랍니다.
이쁜시키들...ㅋㅋ
제가 고기넣은 미역국 싫어하고
들깨가루 넣은 미역국 좋아하는데..불행하게도 들깨가루 넣는것을 잊어버려
아무것도 없는 그냥 들기름에 들들 볶은 미역국이네요.
"야..들깨가루 빠졌잖아."
그랬더니
"걍 드셔"
이럽디다.
자식은 부모가 하는것을 고대로 따라한다더니
제가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맨날 입만 열면..걍 먹어! 했더니.
전..그래도 생일이라고 들깨가루 찾아 다시 넣어줄줄 알았는데
걍 먹으랍니다.
눈물을 머금고 걍 처 드셨습니다.
그래도 아들이 생전 첨 끓여주는 미역국이라 어찌나 단지..
한그릇 더 달라니까 아빠꺼라고 안된다네요.
"이 눔의 시키들아..오늘은 내 생일이다"
여튼..그렇ㄱㅔ 생일상을 받아먹으니 통쾌한 기분^^
하루종일 방방거렸네요.ㅎㅎ
후식으로 딸기도 얻어먹고요.
얻어먹는것은..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이젠 열두시가 땡! 친 신데렐라처럼
앞치마 두르고 열심히 무수리 역할에 충실합니다.
봄동을 사서 겉절이 해 먹고
겉의 두껍고 푸른잎은 전 해먹었어요.
배추귀경을 못한 올 겨울이라..봄동으로라도 아쉬운 맘을 달래보고.
땅속에 묻어둔 무우를 꺼냈더니
신문지에 하나하나 싼 보람이 있는거지.
이번 강 추위에도 하나 얼지않고 맛나더라구요.
무국 끓입니다.
무우는 썰다가 반은 생으로 우걱우걱 씹어먹게 되네요.
아주 달아요.
남는걸루 무나물 합니다.
반드시 남는걸루..ㅋ
하나 머 먹기시작하면 아주
끝장을 보는 성미라.. 무우전도 해 먹습니다.
영감 친구 놀러왔는데
암것도 줄게 없고..막걸리에 무우전 해줬디만
생전 첨 보는 음식 앞에 놓고 기겁을 하드라구요.
여기 충청도에선 무전과 배추전을 안드신다는...
아니지. 못 먹어본게죠.
한 입 드셔보시곤 잘 드시더라구요. 신기하다고 함서.ㅎㅎ
이젠 무우도 좀 지겹고
울 둥이가 젤로 좋아하는 오이지무침.
오이지 열다섯개를 썰어 무쳐도
사나흘 지나면 남지 않아요.
그렇게 한 상 차려 먹고 또 하루가 가고
어느날은 봄동 꺼내놓고
고추장 달게 만들어서 쌈 싸 먹습니다.
아주 간편하니 한끼가 해결^^
명절엔 하라는 전은 쪼매 부쳐놓고
굴 구워 먹었습니다.
굴이 아주 통통하니 입안게 하나 넣으면 우윳빛즙이 퍼지데요.
맛있어요.
명절에 음식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설엔 전도 한 사람당 딱 세 개씩만 먹도록 만들었어요.
그래도 남드라구요.
갈비도 반만. 잡채도 반만.
여튼..뭐든 생략하고 조금씩 하니까 몸이 편하여 맘도 편한 명절이더군요.
해마다 이렇게만 하면 정말 좋겠어요.
그런데..문제는 한 닷새.
시댁으로 친정으로 명절을 보내고 집에 왔더니
빈손인 동시에.. 저희집 냉장고가 텅 비었더라는거죠.
김치찌개 끓여 저녁먹고
주전부리 없어서 찰밥을 해 쿵쿵 절구에 빻아 콩고물 묻혀
간단 인절미 만들기.ㅎㅎ
이건 비밀인데요.
나이 한 살 더 먹고
정신 어따 놓고 다니는지 찰밥하면서 소금간을 안했드라구요.
것두 한참을 먹다보니 먼가 밋밋한 느낌.
간이 안된거였어요...
정신차려^^
그래도 그냥 걍 먹었어요.
나트륨이 몸에 안좋으니...무조건 싱겁게.
일부러 그랬다는 듯이..
뻔뻔하게 . 당당하게....먹어! 했더니 모두들 먹더라구요.ㅋㅋ
명절에 선물로 들어온 기장멸치가 맛나보이데요.
고추장 양념 보글보글 끓여서 설렁설렁 젓가락질 휘휘 하면
금새 볶아져요.
중멸치는 고추장양념이 최고예요.
아..고추부각이 마지막이네요.
아껴먹은건데.
내년엔 더 많이 해야지 다짐을 했어요.
고추부각 튀겨놓고 오며가며 마구 집어먹다보면 금방 동나요.
내년에 다시 만나자. 응?
콩나물무침도 했네요.
콩나물 좀 보세요.
앞집 할매가 주신 콩나물인데..제가 키운 콩나물은 비실비실 하구만
살이 통통하니..비료를 주셨나.
아주 탱탱합니다.
콩나물 팍팍 무치고
그 콩나물 삶은물로 국도 끓이니 일석이조^^
간단합니다.
한 끼를 때우는 개념에서 언제쯤 벗어나나요?
때우지말고 거하게 차려 제대로 먹는 그날까지..아자아자 홧팅^^ 을
소심하게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