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날에 형님들과 드립다 퍼마시며 웃고 즐기는 바람에
-조카며느리들의 실실거리는 웃음이 살짝 거슬리며
뒤통수에 마님의 싸늘한 눈길이 느껴지도록 ...... ㅠㅠ-
정작 우리설날은 조상님 진지상이 눈앞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애써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장작패고 마당쓸며 1박2일을 버텼는데
차례상 치우고 점심먹기 무섭게 친정으로 내튀시며
비단보따리 싸가지고 오신다던 친정가신 마님은
다음날도 스케쥴이 늦어져 밤 늦게나 도착하신다고.......
그래도 설날은 형님댁에서 얻어먹은 것이 있어 버텼지만
담날은 군축미도 바닥나 허기가 뒤통수를 쩌릿하게 만들기에
그려~ 너 없다고 내가 굶어 죽을까 하며
모처럼 술안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칼 삭삭 갈아 후라이팬에 목삼겹 썰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김장김치 듬뿍 썰어 덮고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던 표고버섯 숭숭 썰어 올리고
후라이팬 뚜껑을 찾아 덮어야 하는데
대체 그게 어디에 있는지 ......
찾기도 귀찮고 하여 도마를 대신 덮어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뭔가 2%인지 20%인지 부족한 상황인듯~
스팸도 한통 썰어 올려놓고 휘휘 저어 주었는데
이런 시버럴~ 그럼 그렇지 ......ㅠㅠ
이게 대체 무슨 맛인지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습니다.
갑자기 박인희의 돌밥?인가 하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내가 지은 밥에는 돌이 많아서 모두들 먹지않고 일어서듯이......'
급히 뒷베란다에서 배추속을 썰어다가 싸먹어도 개맛~
1박2일간 뎁히고 뎁히다못해
냄비를 태우다시피 한 청국장도 동원해 보지만
도저히 먹을 만한 맛이 아닙니다.
이젠 대충 감이 옵니다.
왜~ 그토록 남자들이 요리를 배우려 하는지
왜~ 낚시하면서 회를 뜨려고 하면 옆에서 그리들 말렸는지......
에라이~ 이런 망할노무 손모가지 같으니라구......
결국 돼지고기볶음은 포기하고
맥주에 오징어로 저녁을 대신하기로......
그런데 이런 망할......
이노무 시골동네 슈퍼에는 오징어마저도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런 오징어는 어떻게 만들어야
이런 잡맛이 나오는 것인지......
할수없이 냉장고를 뒤엎다시피 뒤져 찾아낸 땅콩~
그런데....... 그대이름마저도 마데인 치나~ ㅠㅠ
다음날~
그래도 괴기가 들어간 것이니
개들도 얼씨구나 하고 정신없이 먹겠지 했더만
개들마저 고개 외로 꼬면서 먹는둥 마는둥...... ㅠㅠ
그래에~ 아휴우~ 이 개누무 시키들아~
앞으로 내가 너네들 괴기를 주나 봐라~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