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장 보지 않고 버티기..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날도 춥고, 신랑은 마감때문에 자정 다 되야 들어오는 상황이라,
퇴근길에 뭘 사오지도 못하고,,
이런저런 차에,, 드디어 오늘은 쌀이 똑 떨어졌네요.. ㅎㅎ
아침밥 해놓고 나니 쌀이 똑.
신랑은 집에 쌀떨어져서,, 마누라랑 토깽이 같은 새끼들 굶을까봐..
걱정인지, 요놈의 회사가, 자기 새끼들 먹을 쌀 사다 나를 시간도 안주는것이 억울한건지..기분이 매우 저조해서
전화로 .. 무슨 경제적 자유가 삶의 자유를 보장하고 어쩌고 저쩌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문자로 존 버 .. 라고 보냈지요.. (어떤어려운상황에 닥치더라도 존나게 버티자... 라는 이외수님의 트윗에나오는...욕이라 죄송.)
둘째랑 둘이 가서 사오면 되니 크게 걱정안했는데,
그런데, 오늘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해주신 1번 어린양으로 인해.
오늘도 식량을 구하러 나가지 못하고, 집에 갇힌 상황.
요즘 절약글을 읽고 냉장고 비우기를 시도 하고 있었던지라..
먹을게 거의 떨어져가고 있었거든요. (근데 신기한건,, 먹을게 없다 싶어도, 계속 나온다는거.)
김 한봉다리를 발견.
냉장고 다 비워낸다고 일주일동안 시장도 안갔는데,
그래도, 아직 뜯지도 않은,
봉다리 상추랑, 시금치 한단이 있더군요..
우선 상추랑. 한개 남은 계란과 김가루을 이용해 밥을 비벼 먹기로 하셨습니다.
우리의 쉐프님께서..
휴...~~~.. 정말 난장판이죠?
뭐. 평소 모습입니다... 제 사진 보고,, 혹시나,, 나는 왜이러나 절망 하고 계신 실미도 회원님들
아.. 나만 그런거 아니구나.. 느끼시기 바랍니다..(서.. 설마.. 나만 이리 지저분하게 사는건.. 아...니겠죠.....아 자신없어질라 한다..)
리얼~~ 이것이..가끔 올리는 키톡의 제 모토입니다... 아.. 리얼하다 못해 때론 처절하기도 한..
참고로, 저기 양말 제가 올려 놓은거 아닙니다..ㅋ 오해 마시길... 저 그렇게 까지 지저분한 뇨자 아니에요~~
신었던 양말도 아닙니다. 2번양이 서랍에서 꺼내놓으신겁니다.. 저렇게 뭐든 꺼내서 저기 위에다 올려놓네요. ㅎㅎ
애둘하고 하루종일 집에 있는날은.
정말 밥해먹이는게,, 두려울정도로.. 힘이 듭니다.
우리 찡찡이 2번 어린양 때문이죠.
아직 엄마 발에 매달려,, 밥이 되길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애 보랴,, 1번 어린양 말대답 해주랴... 아. 정말. 이건...
그래서, 1번양을. 식사준비에 참여 시키고 있습니다.
부엌이 난장판 되는 한이 있어도,
말대꾸 안해줘서, 1번양이 삐지고 툴툴대고 심심하다고 난리 안부려서 좋아요..~~ㅎㅎ
이렇게 신나 합니다.
자기가 만든거라고 먹는것도 아주 잘먹어요.
아.. 찰밥으로 밥을 했더니.. 진짜. 이건 그냥 ,,,, 밥이 아니라, ,, 그냥 떡입니다 떡.
요렇게 떡을 조물락 하고 있었더니.
첫째가. 엄마 눈사람 만드는거야? 그러네요...
그래서, 만들었지요..
옆에 콩자반이 있었는데, 엄마 이걸로 눈하고, 입 만들려고? 하는거에요.
응. 어떻게 알았쪄?
그랬지요...
그래서 만들어진 눈사람.. 으악.. 너무 무섭게 생겨서 전 ,, 도저히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자기가 만든거라 그런지, 아주 끝까지 잘먹습니다..
너무 맛이 없어서, 고추장까지 조금 넣었더니, 자기 매운것도 잘먹는다며,
정성들여 만들어준 음식보다 더 잘먹는...
애데리고 식사 준비 같이 할때는 정말 힘들어도,
먹을때는 맛없어도 잘 먹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남아 있는 시금치 한단을 다 먹을때까지 나가지 않으려 했으나,,
그래도 어린양들에게 양질의 식사을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업어치고 매치고,, 식량을 구하러 다녀 왔네요.
그나마 아주 조금 날씨가 풀린듯 했어요..
쌀은 도저히 사올 엄두가 나지 않아 우선 3kg 짜리 집앞에서 사왔구요.
이제부터 장봐온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둘려고 합니다.
뭐,, 이것도 하다가 말겠지만,
그래도, 나의 소비패턴을 알고 싶어서요..
영수증은 들여다 보고 있으면 머리 아프고요~
왼쪽으로 갈수록 보관식량,, 오른쪽으로 갈수록 신선식품.. 이런식으로 나름대로 룰을 정했어요.
이렇게 장본거 물티슈 빼고 43,650원.
쌀이 유기농이라 4kg 인데 16,000원... ㅡㅜ. 미숫가루 1kg 만원.
보관식품 빼면, 17천원인데,, ㅎㅎ,,,,,
두부 2,450원 ,브로콜리 2,150원..... ..요놈 두개만 합쳐서 좀만 더 보태면 백반집 밥값나오겠네요....
사진에는 빠졌지만, 큰애 데리고 가면 매번 집어오는 저 쥬스 두개랑, 과자 두개가 있거든요.. 그게 거의 4천원가까이 해요.
생협에 과자들은 너무 비싸서, 왠만하면 안사먹이고, 집에서 다른간식으로 대체하는데,
1번양 너무 의기양양하게 항상 챙겨서 계산대에 올려놓는 애들이라,,, 대신 다른건 절대 못집게 하지요.
오늘 나름 획득한거는 당근 1.5kg 2,400원, 그나마 싸게 느껴지네요. 당근쥬스 해먹이기 좋게 생겨서, 들고왔어요.
보관식품이라고 산것도, 금새 떨어질 아이들인데,,
암튼 요렇게 장봐서, 요것들로 뭘 해먹고, 어떻게 사는지 나름 관리를 해보려 합니다.
냉동실에 아직 생선 얼려둔것들도 많이 남았구요..
먹을게 없는거 같아서, 일단 뭐든 사가지고 와도,, 결국엔 버려지고,
먹는건 비슷하고, 냉장고는 점점 어두컴컴해지고,, 도대체,, 먹을건 없는데,
입을거 없는 옷장처럼........꽉 차기만 한,
이상하게 사람이 산건 또 사고 산거 또사서 쟁여놓고,,
사야 되는건 안사오고,,,
냉장고가 한산해져서, 기분이 오히려 좋아지네요..
내 냉장고에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가벼워져요..
있을것만 딱 있으니,
내가 먹어야 할 것들이 보이네요..
매번 친정에서 반찬 공수해와도,,
먹을때 잊어버리고,,,
아까워서 쉽게 버리지도 못해서,,.. 결국에 썩어서, 통째로,,, 쓰레기통으로...
그럴때마다,, 죄짓는 기분.. ㅠㅜ.
장을 보기 전에, 뭐가 없는지 뭐가 있는지.
우선 냉장고가 깔끔히 비워지기 전에 장을 보지 않으니,
빈곤한 식탁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발견입니다.
아 요렇게도 먹고 살수 있구나.. 오히려 알뜰하게 잘 챙겨 먹고 사는 느낌이에요.
이번에 보름이여서 친정에서 오곡밥이랑 나물을 공수해왔는데,
평소 같으면, 또 조금 먹고,,, 냉장고 다른 반찬칸들에 가려져서 못먹고
쓰레기가 되었을텐데,,
아주 이번에는 알뜰하게 싹 다 먹었네요..
임신하고, 또 어린애기들이 있어서, 식자재에 만큼은 돈을 아끼지 말자고 생각했고,
또 실제로, 먹는거에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갔어요.
특히 마트가면 뭐하나 사러 갔다가도,, 꼭 나올때는 십만원 가까이 장을 보고 나오게 되더군요.
근데 집에 오면, 당장 뭐 먹을거 없고, 주말에 한번 가는게 아니라, 토,일 두번을 가도 똑같고요.
이젠,
냉동이나 레토르트는 거의 안사먹기 때문에, 마트에 가도 정말 살게 별로 없어요.
야채류는 어쩔땐 생협이 더 쌀때도 있고, 아이들이 아직 유아여서, 조금만 더 클때까지만,
근데,, 끝까지 다 먹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구요.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마트를 멀리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똥님 절약글을 보면서,
마트에 대한 미련을 확실히 떨쳐버릴수있었어요.
또, 설 전날, 지갑을 잊어버리는것으로 확실히 액땜을 했는데,
그 덕분에 카드를 모두 막아놔서, 이젠 정말 현금으로만 살아야 한다는. ㅎㅎ
사실. 두부한모가 얼마라는것도 인지한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그런것까지 신경쓰지 못한것도 있지만,
카드로 계산을 하다보니.. 그랬지요.
우유도, 당연히 대형마트가 싼지 알았는데, 현금으로 계산하다 보니, 집앞슈퍼가 50원이 더 싼걸 알고, 완전,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는.. ㅎ
애아빠가 계속 철야 야근이라.
몇달전만 해도, 신랑들어오기만 눈 빠지게 기다리는 나날이였는데,
이젠 어느덧,, 애들하고 저하고만 저녁시간을 보내는것도 익숙해져 가네요..
8시 좀 넘으면,, 불 다끄고 안방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요..
제가 안방에 누워있으면 아그들도,,, 안방으로,,
1번양은 책을 여러권 집어와서, 읽어달라고 하고요..
그거 읽는 동안 2번양은 열시미 방해하고,,
방해 공작을 피해서, ,겨우겨우 읽어주고... 쩝..
색깔나라 여행 이란 책을 읽어줬더니 갑자기 빨간색을 칠해야 한다고 해서,,
색연필을 가져왔어요. 책 뒤에 색칠하는곳이 있어서, 전 거기다가만 할줄 알고...
저의 착오였죠..
이렇게 누워서 보는데,,,
난 너네들 엄마가 아니야. .. 난 그냥 관찰자야..
이집도 우리집이 아니고, 저 벽지도,, 내 벽지가 아니야...
관찰자 입장에서 이렇게 누워서 보는데,, 이 풍경도 아름다워 보이더이다.. 그래서 카메라에 담아보았죠.
요즘은 정말 여유가 없어서,, 사진찍기 참 좋아하는데, 애들 사진 한장 찍어주질 못했어요..
원래 벽에 낙서하면 안되는걸로 알고 있던 1번양은
왠일로 허용되는 이 상황이 너무 신나서 혼자서 방방 뛰고 난리...
흠....... 신나는건 알겠는데,,
밤중에.. 뛰는건 매우 곤란해...
로션으로 관심을 급 전향..
애들 난리 부릴땐 로션을 들이밉니다...
그냥 로션한통 희생한다 생각하고 살아요..
우리애들 빠르게 잠잠하게 만드는데는 로션이 쵝오네요..
서로 로션발라주고, 간혹 찍어먹고,,,ㅠㅜ...
1번양은 이미 지나간건데,
2번양은 로션 탐구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1번양까지 덩달아,, 로션다시보기가 시작된겁니다..
오늘 저녁은 시금치에 감자 두부 넣고 된장국 끓여서 줬는데,
둘다 낮잠을 안자고 버텨서,, 제대로 안먹고, 작은애는 계속 칭얼거리고
큰애까지 덩달아,, 먹여달라고 떼쓰고 ㅠㅜ..
결국 화를 내고 말았지요.
그럴때마다,, 급격하게 올라오는 좌절감..
이 어린것들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다니,,,, 그리고, 순간적으로나마
이렇게 미워질수가 없는겁니다. 애들한테 화가 나고 밉고,,
참 인간 별거 아니란 생각이 매번 듭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대단한건줄 알았습니다.
아이를 가지면 어떤 알수 없는 거대한 힘이
나를 엄마로 이끌어줄거라 생각했었던 같아요.
그런데 막상 부딪혀본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애들이 잘못하면 밉고, 화나고, 소리도 지르게 되고.. 애가 울어도, 졸리면 그냥 자고 싶고,,,
어떻게 내가 엄마이면서, 애들한테 이럴수가 있지?? 내가 이상한건가??
나는 모성이 없는 인간인가??? 나는 나쁜엄마인가..
그런데, 엄마도 인간이더만요..
애를 낳다고 해서 갑자기 뭐가 특별해지는게 아니더만요..
상황은 180도 변했고, 당연히 그에 맞게 슈퍼맨이 될줄 알았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 그냥 되는 법은 없네요.
엄마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를 닦고,,, 해야 한다는것을..
엄마도 교육이 필요하고 훈련이 필요하다는것을..
그리고, 그 모든것은 실전으로 이루어진다는것을....
애를 낳아보지 않고, 애 낳는 고통을 어케 알겠어요..
애를 키워보지 않고, 애 키우는게 힘들다는걸 어찌 알겠어요..
이놈들이 나를 훈련 시키고 교육해서, 인간으로 재 탄생 시킬려고
태어난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드면서,, 아프면서,,, 비로서 인간이 성장하나 봅니다..
잘 성장해야 할텐데,, 큰일입니다.
요즘 사춘기만큼이나,, 참..
다시 태어나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직도,, 친정맘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갈구하네요.
마치 우리 아이들이 저에게 무한대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듯이..
엄마이면, 당연히.. 뭐뭐 해야 하는거 아니야?
엄마라면,, 당연히,, 나한테 이정도는 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라고요...
그리고 내가 힘들때 당장이라도 달려와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하고,,
이미 무수한 사랑을 받았는데,
그 받는것에 익숙해져서,, 당연한걸로 받아들이고,,
애를 낳고도, 키우면서도,, 엄마가 나한테 잘 못한것만 생각이 났더랬죠..
아. 엄마는 나를 왜 바로눕혀서 키워가지고,, 내머리통이 납작해... 뭐 요딴것 부터 시작해서,, ㅎㅎㅋ
아. 엄마는 왜 나를 ... 왜 나한테...
그래서, 나는 내 자식을 똑부러지게 키울려고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엄마한테 못되게 군것도 많은데,,
첫애때는 애기 조금이라도 잘못될까봐 막 벌벌기면서
완전 신경 날세워서,, 엄마한테 막 뭐라하고,, 잘난체 하고..
역시. 사람은 일기를 써야 돼요..
일기(지금이글이 나에게 일기임..ㅎ) 를 쓰다보니. 깨달음이 생기네요..
엄마도 나한테 이렇게 해주기 위해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겠구나,
자기 하고 싶은거 다 참아가면서,,, 먹고 싶은거, 자고 싶은거,, 다 참아가면서,
무진장 힘들고 괴로운거 견뎌가면서,,
나 먹이고, 입히고, 한거구나..
신랑님 오실시간이 다되가네요..
어여 대충 마무리해야겠어요.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려요.. 에휴.. 이 시간에 왠.. 갑자기 왜 이렇게 됐는지..
창피해서,, 나중에 글 내릴지도 모르겠네요..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